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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평전
조영래 지음 / 돌베개 / 198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하려던 일, 내가 죽고 나서라도 꼭 이루어주게. 아무리 어려워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되네. 쉽다면 누군들 안 하겠나? 어려울 때 어려운 일 하는 것이 진짜 사람일세. 내 말 분명히 듣고 잊지 말게.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중략)
전태일의 어머니는 추워서 떨고 있는 아들에게 치마를 벗어 덮어 주고는 의사에게로 갔다. 의사의 말로는 1만 5원 짜리 주사 두 대만 맞으면 우선 화기는 가시게 할 수 있따고 하였다. 어머니는 웃날 집을 팔아서라도 갚을 터이니 그 주사를 맞게 해달라고 의사에게 매달리자 의사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그러면 근로 감독관에게 가서 보증을 받아오라고 했다.
(중략)
어머니는 근로 감독관에게로 가서 보증을 서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무엇 때문에 보증을 서요?" 하고 퉁명스레 내뱉고는 도망치듯 그자리를 피해버렸다.........
-전태일 평전 내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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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가 다시 바뀌어서 나왔다. 예전에는 저렇게 멋있는 디자인 아니였는데....
최근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생각하면서...문득 전태일 평전이 떠올랐다.
신자유주의 그리고 자본주의 등등의 알 수 없는 단어들의 나열보다도....
더 커다랗게 다가온 책이 아닐까 싶다.
인간으로서 인간이기에....당당하게 외쳤던 그 소리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노동자를 혹사하지 말라!"
전태일이 먼저 떠나 갔다. 나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하면서...
그렇게 3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많이 바뀌었다고 많이 좋아 졌다고...
그렇게 말들을 하면서 살아 가고 있다.
무엇이 좋아지고 무엇이 바뀌었을까?
우리는 새로운 계급을 만들고 그 계급안에서 안위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아마도 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그위에서 새로운
계급으로 떠올르고 있다. 나를 돌아보면서 반성을 한다.
내 한몸 평안을 위해 싸워야 하는가? 아니면 모든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기위해....떨쳐 일어 나야 하는걸까?
아직 우리 자본주의 세상은 뒤집히지 않았다. 다만 그 모양이 교묘하게 바뀌어서...
인지을 하지 않고...그안에 평안만을 추구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70년대 청계 피복 노동자들이 목숨을 건 삶의 투쟁을 했다면....
2000년대 비정규직 노동자분들이....바로 그들의 모습은 아닐까 생각 해본다.
책 앞에 이런 글이 있었다. (내가 적은 듯한 글씨이다.)
"과거를 되돌아 봄은 퇴보가 아닌 발전을 위한 작지만 거센 원동력이다."
시대에 뒤떨어졌다 하더라도 잊어버려서 두눈을 두귀를 그리고 입을
감고 막아 버리는 것보다는 보고 듣고 말하는 고집이 있어야 할것 같다.
2001년 5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