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휴먼이 몰려온다 - AI 시대, 다시 인간의 길을 여는 키워드 8
신상규 외 지음 / 아카넷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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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개봉한 스파이크 존즈(Spike Jonze) 감독의 영화 『그녀』(Her)는 컴퓨터 운영체제(OS)인 사만다(Samantha)와 남자 주인공 시어도어 톰블리(Theodore Twombly)의 관계를 통해 포스트휴먼 시대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기술적 타자의 등장이 인간관계를 어떤 양상으로 변화시킬 것인가를 상상해 만든 영화 이다. 영화 『그녀』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을 보조하고 교감하며, 나아가 인간과 사랑을 나누는 동반자적 존재로 설정된다. 이제 우리는 인간과 인간아닌것에 대한 생각을 정리 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흔히 우리는 반려 동물 또는 반려 식물이라고 부르는 대상이 있다. 우리는 이들에게 생각이 있는지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그래도 이들이 무언가에 반응을 한다고 생각을 한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관점이 있다. 과거 우리는 인간이외의 동물에게는 영혼이 없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칸트는 모든 생명 그 자체에 관해 생명의 가치를 인정하지만, 인간과 동물의 지위에서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동물은 생각하는 영혼이 없기에 물건처럼 사고 팔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동물도 우리가 키우는 것이지만 함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반려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니 언제라도 그들의 생을 마감 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은 그런 관점을 생각하지 않는다. 칸트를 거쳐 근대 이후, 사람이 아닌 동물에게도 동등한 지위를 주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되었다. 대표적으로 리건(T. Regan)은 동물 생명의 가치를 인정하는 과정에서 동물의 권리를 주장했다. 이렇게 사고가 확장되면서 반려동물과 인간은 교감을 나누며 생활하게 되었다. 이렇게 인간과 인간아닌것에 대한 생각의 확장은 점점 더 넓어지며 지금 포스트 휴먼 시대를 넘어가면서 인간과 사이버공간의 인공지능과의 관계를 생각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 한 것이다. 

 인공지능을 생각해 보자 최근 우리 시대는 인간과 흡사한 기술을 가진 인공지능을 많이 본다. 그런데 그런데 인공지능은 과연 자신의 행위가 어떤 결과로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을까? 어떤 일을 수행할 때 인간은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낼 수행 능력과 그 수행 과정을 자각하고 경험하는 일이 동시에 일어난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이 지능적 행위와 지능적 경험은 연결될 필요가 없다. 그저 프로그램화 되어 있는 것의 조합일 뿐이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결과는 이진수 숫자의 조합에 불과한 것이다. 이들이 인간처럼 대화하는 것은 이전에 익혀 두었던 코딩의 결과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 프로그램과 대화를 하며 인간처럼 상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은 무엇일까? 현재 우리는 많은 영화에서 마치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대화를 하며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본다. 바로 영화 아이언멘의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이다. 영화에서 자비스는 주인공과 농담을 주고 받으며 일을 한다. 마치 사람처럼 말이다. 이를 바라보고 있는 관객은 두가지 생각이 분리가 된다. 자비스는 프로그램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진수로 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조합해서 대답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과정을 눈으로 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저 그 결과물로 인간과 대화를 하고 이는 자비스에게 어느 순간 인간과 같은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현제 우리는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사이버 캐릭터를 보는 시대이다. 대표적으로 패현 인플루언서 ‘릴 미케라’와 신한라이프 광고 모델 ‘로지’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들이 화려한 영상 속에서 움직일 때 인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들은 사이버 공간속에만 존재한다. 이들을 우리는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부분에서 우리의 감정과 판단을 분리해야 할것으로 보인다. 아직 우리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인공지능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어느 정도 현실화 되어 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가 반려동물과 사이버 공간의 인공 지능을 같은 급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서 냉정하게 바라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물과 인간은 모두 신경계 전달로 생각을 하고 활동을 한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학습이 가능하고 다음 행동을 스스로의 자유의지로 할 수 있다. 만약 인공 지능이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 학습하면서 스스로 성장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 다면 우리는 더 이상 인간과 인간 아닌 것에 대한 구분 특히 인공 지능에 대한 구분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포스트 휴먼의 시대에서 우리가 받아 들어야 하는 것은 생각하고 학습하고 그 과정을 하나의 알고리즘으로 만든다면 인공 지능은 그 존재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결국 새로운 시대는 인간과 인간 아닌것에 대한 구분이 더더욱 희미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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