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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옆에서 ㅣ 민음사 세계시인선 50
서정주 지음, 이남호 엮음 / 민음사 / 1997년 11월
평점 :
품절
고등학교를 다닐 때 국어 시간에 무척 많이 수업을 받았던 그의 시를 갑자기 읽고 싶어 손에 들었다.
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그의 친일 행적이 너무도 뚜렸이 남아 시를 읽는 데 있어서 자꾸만 머뭇 거리게 된다. 잠시 멈추었다 읽고 다시 보고....
그렇게 그의 글을 읽으며 그저 우리들의 삶이 너무 슬펐다. ㅠㅠ 그 엄혹한 시대를 지나오며 우리에게 남은 지식인들이 다 이모양일까? 우리나라 체제를 만든 사람들은 다 이모양이었을까 그런 생각이 자꾸만 든다.
일본의 지배가 몇백 년은 더 갈 것 같아 체념하며 친일 시를 썼다며 상황론으로 자신의 친일을 변명한다. 1992년 <시와 시학> 봄호에서 평론가 김재홍씨와 대담을 통해 "쓰라는 대로 쓸 수 밖에 없었고 모든 정보가 차단된 상태에서 해방이 그토록 빨리 오리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입니다"
그의 말에 아무런 감흥도 동조도 되지 않는다. 이것이 더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