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학교다 - 열여덟 살 보라의 로드스쿨링
이보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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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있지, 내 얘기 좀 들어봐. 사실 난 학교 1년 쉬고 여행을 다녀오고 싶어. 여기 대한민국 말고 다른 세상이 너무 궁금해." / "그래서, 뭐가 문제냐고?"/ "아니, 그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은 다 안된다고 그랬는 걸." / "네가 가고 싶은 거 아냐? 그럼 뭐가 문제야, 네가 가고 싶다는데." 

 난 그저 잘 살기 위해서 여행을 떠난 거야. 이 세상은 소수의 행동을 통해 바뀌어왔다는 것, 그리고 나도 그 행동에 가담했다는 것, 난 그걸 말해줄래. 그거면 될 것 같아.  

...................................................<본문> 중에서

 

보라를 알게 된 건 이제는 그만둔 '미지수'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보라와 달, 경보. 세 친구들은 입시교육의 틈바구니에서 보다 중요한 공부가 무엇인 지를 찾아 스스로 여행을 떠난 로드스쿨러, 즉 길에서 배움을 찾는 이들이다.

이들은 나보다 10년에서 많게는 15년이나 세상을 덜 살아왔지만, 곳곳을 여행하며 수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교과서가 아닌 다양한 책읽기를 통해 세상 공부의 내공에서 결코 내게 뒤지지 않는 친구들이었다.   

이들 중에선 예술가 부모님을 만나 로드스쿨러로 부담없는 선택을 한 친구도 있었지만, 평범한 가정에서 치열하게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다 로드스쿨러가 된 친구도 있었다.

친구들을 만나면서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진짜 공부란 뭘까? 난 어떤 사람일까? 진짜 내가 쓰고 싶은 글쓰기는 무엇일까? 지금의 이 길이 과연 내가 걷고자 하는 길일까?  

이 친구들이 안다면 웃을 지도 모르지만 난 방송작가로 살아온 9년 6개월의 시간을 뒤로 하고 로드스쿨러가 되어보기로 했다. 진짜 내가 살고 있는 인생을 찾기 위한 늦지 않은 선택이라고 믿는다.

난 사람마다 고유의 나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이와 관계없이 서로에게 친구와 스승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게 따지면 이들이 이번엔 내게 스승이 되어준 셈이다.

미뤄둔 세상 공부, 여행, 책 읽기,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 -                                                 적어도 작가로 사는 시간보다 더 많은 것을 얻고 배우기 위해 더 열심히 걸어볼 것이다.  

로드 스쿨러, 그 이름은 똑똑한 자기주도적 학습 방법을 찾은 탈학교 청소년들이 만들어낸 이름이지만 결국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계속해서 추구해야 하는 배움의 방식이 아닐까? 진짜, 자기 삶을 찾고 싶은 누군가에게 거침없이 추천을 날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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