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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봉투에서 빠져나오는 방법 ㅣ 제프리 브라운 고양이 시리즈
제프리 브라운 지음, 사나 옮김 / 애니북스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키득키득. 책장 한장 한장을 넘길 때마다 정말로 키득키득 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고양이를 키워본 사람들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 그림을 아주 특별하게 잘 그렸다거나 특색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절로 고개를 주억거리게 할 정도로 에피소드를 잘 잡아냈고 고양이의 움직임이나 특징을 잘 그려낸 것 같다.
'울지마요'라는 한 에피소드. 아마도 고양이를 키우면서 이런 경험 누구나 있을 거다. 손가락 사이로 흐르는 눈물을 고양이가 그 까끌한 혓바닥으로 닦아준 그런 경험 말이다. 기특하고 대견한 한편, 감동받아서 더 펑펑 울고 말았던 순간이 떠올라 웃고 만다. 이렇게 자신의 고양이와 쌓은 소소한 추억을 확인할 수 있는 따뜻한 만화라는 생각이다. 만약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사람이 본다면, 한번쯤 고양이의 매력 때문에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질...
참고로 여기는 작가의 또다른 작품을 볼 수 있는 홈페지. http://www.topshelfcomix.com/
고양이 애호가로서 고양이를 소재로 한 다양한 예술작품들의 등장을 실로 환영하는 바이다. 그 중 단연 눈에 띄었던 작품은 '초속 5CM'의 감독인 신카이 마코토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라는 단편 애니메이션이었다. 다소 감정과잉형의 '초속 5CM'와는 달리, 고양이 엄마와 고양이의 두 가지 시선에서 바라본 이야기를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잘 담아낸 수작이다. 나도 우리 네코를 소재로 뭔가를 좀 글적거려봐야겠다. 나름 방송작가 엄마를 둔 아들 녀석에게 조그만 선물이라도 되기를 바라면서... 그나저나 귀차니즘, 혹은 현실에 저당잡힌 인생이 좀 끝나야 우리 네코도 그런 호사를 누려볼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