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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지능에 선 아이들 -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미야구치 코지 지음, 김진아 옮김 / 북스힐 / 2025년 4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경계선 지능이라는 말보다는 느린 학습자란 용어로 요즘 사용되고 있습니다. 경계선 지능은 아이큐 검사로 70이상에서 85이하의 수준에 있는 학습자를 가르키는데, 70이하는 경도 지적 장애에 해당하며, 특수반에서 수업을 해야 합니다. 특히 수학적인 측면에서는 진법의 개념을 거의 이해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70이하는 표준정규분포에서 약 2.3% 이하에 속하는 아이들입니다. 그에 비해 경계선 지능은 대략 10%의 학습자가 속하게 됩니다. 즉, 10명 중에 한 명은 경계선 지능, 느린 학습자란 말입니다.
느린 학습자는 그래도 십진법의 개념도 알고, 여러 교과 중에 잘하는 교과도 있지만, 못하는 교과도 있는 상당히 복잡 미묘한 학습자들입니다. 일반 교사들이 학급에는 이러한 경계선 지능의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대도시에 20명이 넘는 교실에서는 2,3 명이 느린 학습자입니다. 또한 시골에서는 학급에 학생 수가 적더라도 문화적인 자극이라던지, 혹은 가정에서의 돌봄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경계선 지능에 위치한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시골의 맞벌이 부부나 혹은 다문화 자녀의 경우는 한국어 학습이 제때에 이루어지지 않거나, 초등학교 입학 전에 시켜야 할 문해력 학습이 안 된 경우는 지능이 더디게 발달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시골이 도시에 비해 비율으로 느린 학습자가 많은 듯 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느린 학습자에 대한 이해를 위해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일본인 소아정신과 의사에 의해 쓰여진 책이기에 일본을 배경으로 했지만, 한국과 상당히 닮은 일본 사회이기에 한국의 현실이나 제도랑 비슷합니다. 또한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들의 특징이나 그러한 아이들을 돕기 위한 제안들은 상당히 실용적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수의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들을 가르쳐왔지만, 단순히 교과 부진을 없애기 위해 기초 교과 지식을 쏟아 붙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느꼈는데, 이 책을 읽고 전문가의 조언을 들으니 왜 그런지 알게 되었으며, 실제로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들은 교과 지식보다는 인지기능 강화를 위한 훈련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서울대에서 웨슬러 검사 연수를 들었는데, 그 때 교수님께서 미국에서는 지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릴적부터 훈련을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아마 이게 유동성 지능에 대한 훈련 같은데(결정성 지능은 어휘력이나 언어 능력입니다. 이것은 나이가 들고 학습을 통해 계속 향상이 됩니다.) 이 지능은 유전이 되며 고정이 되었다고 여겨졌는데, 학습을 통해 향상된다고 믿는 학자들도 있기에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듯 합니다.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나 혹은 일반 교사들, 혹은 자녀들이 낮은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학부모님들이 꼭 한번 읽어 볼만한 책입니다. 경계선 지능에 대해 자신의 경험뿐만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의견을 한 번 읽어 보고 고민해보는 것이 그러한 아이들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