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천무후 (양장)
샨 사 지음, 이상해 옮김 / 현대문학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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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에서 사서 읽음.

   소설은 측천의 독백으로 진행된다. 측천은 한미한 집안의 여식으로 태어나 중국 역사상 유일하게 여자의 몸으로 지존의 자리에 올랐으나, 처음부터 전제군주로 태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존감이 강한 소녀가 황제로 변해가는 과정을 산샤가 어떻게 그려냈을까를 기대하면서 읽었으나 소설은 이 부분을 오히려 간략하게 건너뛰는 느낌이 들었다. 측천은 고종을 위해 외척과 맞서 싸우기로 결심했으나, 몇십 년 지난 후에는 어느 새 자신이 최고권력자가 되어 있었다. 이 생략이 처음에는 불만이었지만 책을 다 읽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과연 이 생략이 진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치열하게 살다보니 어느샌가 변해있었다.라는 게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측천도, 유약했던 고종을 도와 몇십 년 정사를 보살피다보니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철혈의 여인이 되어 있었던 것이 아닐까. 눈 앞의 일을, 하루하루를 넘기다 문득 뒤돌아보면 어느새 변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처럼. 이렇게 납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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