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정말 사랑하고 있을까
생 텍쥐페리 지음, 유혜자 편역 / 웅진지식하우스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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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등학교시절- 아주 옛기억에나 있을법한 책들을 다시 읽어보는 재미에 빠진적이있었다. 꽃들에게 희망을, 소공녀,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작은아씨들, 그리고 어린왕자. 그뒤로 어린왕자라는 책을 가끔가다가 다시 읽어본다. 신장이 안좋은사람이 주기적으로 투석을 하듯이.

우리가 정말 사랑하고있을까. 나는 종종 책표지를 멍하니 바라보곤했었다. 그리고 마치 성서처럼, 아무장이나 펼치고 읽어보곤했다. 힘을얻고, 위안을 받고, 상처를 치유받는다. 이 책은 나의 두번째 바이블. 아무생각없이 다시 펼친 99페이지에는 이런 글이 씌여있다.

'중요한 것은 아직 눈에 보이지않는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전진하는 거다. 그런 목표는 이성이 아니라 정신으로 더 잘 감지할수있다.'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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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까치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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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에게는 개인 홈페이지가있다. 그냥 잡다한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것과, 주기적으로 글을 써보고싶은 욕구를 한번에 충족시켜줄수있는 것은 홈페이지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욕구를 가지게했던것이 바로 이책이다. 가볍고 가벼워서, 가끔 라면받침대로도 쓰이는 라면국물의 흔적이 엿보이는 이 책. 하지만, 하루키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해볼수있는 좋은 기회였다. 책읽기를 극도로 싫어하는 지인에게, 비교적 읽기쉬운 이 책을 선물했었는데 그새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이 사람이랑 나랑은 사상이 너무 안맞아. 게다가 이 남자는 자기 생각이 무조껀 맞다고 생각하는것같아. 재수없어. 꼭 책안읽는것들이 이래저래 변명도 많고 이유도많다.고 얘기하고싶었지만 참았다.

가벼운책이다. 읽고나서 나처럼 라면냄비 받침대로 써도된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별다섯개를 꽝꽝 박아줄만큼 좋은책이라고 밝히는이유는, 별것아닌 이 책으로 난 꽤 글을 많이 쓰게 되었기때문이다. 비록 영양가는 없는 글일지언정. 하루키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지만, 나는 좋다. 하지만 그가 지금보다 덜 유명했다면 더 좋았을뻔했다. 하루키상. 당신의 책이 내 라면받침대가 되었습니다. 다이죠부데스까.(괜찮습니까) mayman.ye.ro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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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의 연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정환 옮김 / 자유문학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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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피부를 선호하던 내가 어느순간부터 갑자기 그을린피부에 열광하게된것은 이 책의 주인공이 스미레를 찾아 방황하면서 그을리게되는..그 내용을 읽고나서부터였다. 맞다. 그때부터였다. 왠지 모르게 하얀피부의 사람들은 부지런하지않고 집구석에만 붙어있을것같고, 삶의 열정이 없는것같다고 느끼기시작한것은. 원래 하얀피부인 나는 그래서 일부러 인공태닝을 하기시작했다.

15회에 십만원. 8번까지 마치고 난 후 내 모습은 적당히 까무잡잡한. 적어도 내가 보기엔 충분히 열정이 가득한 그런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순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되었다. 그는 우유같이 하얗던 나의 옛 피부를 그리워하는 사람이었다. 남은 7번의 기회를 포기하고, 나는 열심히 화이트닝팩을 하고있다. 피부는 점점 하얗게 변하였지만, 내안의 그를 향한 열정은 그어느때보다 뜨거워지고있다.

사랑은 그런것이다. 자신의 가치관마저도 과감히, 아니 아무렇지않게 벗어버리고 상대방에게 자신을 맞출수있는것. 스미레는 뮤를 얼마나 사랑했는가. 뮤는 스미레를 얼마나 사랑했는가. 주인공 '나'는 스미레를 얼마나 사랑하는가. 나는 '이성애자'이므로 이성만을 사랑합니다. 나는 '동성애자'이므로 동성만을 사랑합니다. 이건 어떻게보면, 반절의 즐거움을 포기하는 인생이다. 나는 '인간'을 사랑합니다. 그가 여자이건 남자이건 상관없습니다. 하루키는 그것을 잘알고있는 사람같다.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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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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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간을 자고 일어나, 그냥 머리를 질끈묶고,학교에갔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돌아오니 오전12시도 안된시각이었다. 거실에서 콘푸라이크를 먹으면서 잠시 하늘구경을 했다. 비가 오려는지 몸이 편치가않아서, 한참동안 스트레칭을 했다. 고등학교때 친구들은 날보고 '목석'이라고들 불렀는데 역시 아직도 내 몸은 너무 뻣뻣하다. 잠시 낮잠을자고, 학원에 가기위해 다시 집을 나오면서 처음 얼마 읽다가 만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라는 책을 들고나갔다. 1시간이 넘는 거리를 가면서 나는 무서운속도로 읽기시작했다.

비오는 강남역. 수업을 마치고 오랫만에 친구를 만났다. 앞으로도,나와 자주 놀아달라는 부탁을 남기고,다시 집에 돌아오는 버스에 올라탔다. 책은 거의 다 읽어가고있는상황이었다. 책에 집중하느라 거의 책에 코를 박고 있는상황에서 누군가가 내옆에 퍽하고 매너없이 앉았다. 고개를 돌려보니, 술을 한잔한듯한, 내 또래로 보이는 학생이었다. 상명대 유니폼을 입고있는것으로보아 상명대 체대학생인듯했다. 버스가 덜컹거릴때마다, 그는 위태롭게 앞으로 옆으로 휘청거렸다. 몇번이고 내쪽으로 몸을 기우는바람에 나는 계속 불편하게 독서를 해야했다.

책을 다 읽었다. 그리고 5분뒤, 내리기 위해 몸을 그 학생쪽으로 돌렸을때 그는 험한 잠에서 깨어났고, 눈이 마주쳤다. 그의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무심히, 일어나 버스에서 내렸지만, 마음속으로 말해주었다. '괜찮아요... 술에취하면 그럴수도있죠. 집에 들어가자마자 얼른 씻고 푹자도록해요..그리고 다음부터는 너무 많이 마시지마요..' 내가 만약 그자리에서 그 책을 읽고있지않았다면, 아마 그 학생이 내쪽으로 몸을 기울일때마다 나는 신경질적으로 그를 밀어냈을것이다. 그리고 눈이 마주친순간, 할수있는한 최대로 경멸의 뜻을담아 무섭께 쏘아보았을것이다.

베로니카, 당신은죽지않아요.. 당신은 죽지않고, 영원히 에뒤아르와 살수있어요! 그 사실만으로 나는 그순간 매우 친절한 사람이되었다.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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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기념일
타와라 마치 지음, 신현정 옮김 / 새움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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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샐러드기념일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부른적이있다.

너가 맛있었다고했던, 살구빛 샐러드. 맛있어서 또 먹고싶어
너가 좋아했던 것들은 나에겐 자그마한
행복들 달력안 기념일들로 채워지네.채워지네.

비단 일본글로 쓰여진 책이 아니라, 외국언어를 한국어로 번역한다는 자체가 특히 시집이라면 더더욱 쉬운 작업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읽었던 몇 안되는 시집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는 시집이었다. 유치하지않게, 너무 무겁지않게 일상적인 단어들로 쉽게 마음을 이끌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그런의미에서 힘들게 번역을 해준 신현정씨에게도 노력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않는다.

이 책을 읽고난 후 나에게는 한가지 버릇이 생겼다. 지난 8월 28일은 첫사랑을 다시만난 재회기념일이었다. 그리고 9월 11일은 저녁으로 먹었던 삼겹살이 너무 맛있었던 삼겹살 기념일. 9월 12일은 ..글로하기 부끄러운 첫 ** 기념일. 그렇게 달력이 채워진다. 온통 기념일로. 1년내내 지루하지않다.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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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 2005-01-27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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