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세시간을 자고 일어나, 그냥 머리를 질끈묶고,학교에갔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돌아오니 오전12시도 안된시각이었다. 거실에서 콘푸라이크를 먹으면서 잠시 하늘구경을 했다. 비가 오려는지 몸이 편치가않아서, 한참동안 스트레칭을 했다. 고등학교때 친구들은 날보고 '목석'이라고들 불렀는데 역시 아직도 내 몸은 너무 뻣뻣하다. 잠시 낮잠을자고, 학원에 가기위해 다시 집을 나오면서 처음 얼마 읽다가 만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라는 책을 들고나갔다. 1시간이 넘는 거리를 가면서 나는 무서운속도로 읽기시작했다.

비오는 강남역. 수업을 마치고 오랫만에 친구를 만났다. 앞으로도,나와 자주 놀아달라는 부탁을 남기고,다시 집에 돌아오는 버스에 올라탔다. 책은 거의 다 읽어가고있는상황이었다. 책에 집중하느라 거의 책에 코를 박고 있는상황에서 누군가가 내옆에 퍽하고 매너없이 앉았다. 고개를 돌려보니, 술을 한잔한듯한, 내 또래로 보이는 학생이었다. 상명대 유니폼을 입고있는것으로보아 상명대 체대학생인듯했다. 버스가 덜컹거릴때마다, 그는 위태롭게 앞으로 옆으로 휘청거렸다. 몇번이고 내쪽으로 몸을 기우는바람에 나는 계속 불편하게 독서를 해야했다.

책을 다 읽었다. 그리고 5분뒤, 내리기 위해 몸을 그 학생쪽으로 돌렸을때 그는 험한 잠에서 깨어났고, 눈이 마주쳤다. 그의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무심히, 일어나 버스에서 내렸지만, 마음속으로 말해주었다. '괜찮아요... 술에취하면 그럴수도있죠. 집에 들어가자마자 얼른 씻고 푹자도록해요..그리고 다음부터는 너무 많이 마시지마요..' 내가 만약 그자리에서 그 책을 읽고있지않았다면, 아마 그 학생이 내쪽으로 몸을 기울일때마다 나는 신경질적으로 그를 밀어냈을것이다. 그리고 눈이 마주친순간, 할수있는한 최대로 경멸의 뜻을담아 무섭께 쏘아보았을것이다.

베로니카, 당신은죽지않아요.. 당신은 죽지않고, 영원히 에뒤아르와 살수있어요! 그 사실만으로 나는 그순간 매우 친절한 사람이되었다.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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