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잔혹한 어머니의 날 1~2 - 전2권 타우누스 시리즈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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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누스 시리즈와의 첫만남. 유럽 미스터리의 여왕 넬레 노이하우스의 명성이야 질리도록 들었다. 하지만 되려 그것 때문에 늦게 펼치게 된(인기 많을수록 손 안 가는 1인).ㅋ 내 기억에 이 시리즈는 대부분 한 권짜리였던 것 같은데 이번 작품은 350페이지 내외 분량으로 두 권이다.

읽을 만 했다. 흥미진진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졸리지도 않았다. 용의자 수를 좀 더 줄여서 500페이지 짜리 한 권으로 나왔어도 좋지 않았을까. 최소한 한 두 명 정도는 없어도 무방할 듯. 아무튼 간만에 인물관계도를 그려가며 잼나게 읽었다.

'호프하임 강력반' 멤버들에 대한 내용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처음 시리즈를 접하는 나로선 되려 가독성이 낮아지는 역효과를 얻었다. 물론 이 부분이야 시리즈물이니 충분히 이해한다.

읽는 동안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까불이가 떠올랐다. 범죄자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다. 온전히 그 사회가 키워내는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선 필연적으로 낙오자가 발생한다. 지극히 보수적인 사람들은 그것을 모두 개인의 탓으로 돌리지만, 낙오도 성공도 100% 개인에게로 원인을 돌릴 순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가진 자들은 사회에 환원을 해야 하고, 국가는 낙오한 이들에게 재기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헌데 한국에선 가진 자들은 더 가지려고만 하고 낙오한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을 꺼린다. 마치 자신들은 절대 낙오하지 않을 것처럼...

어느 중국 드라마(2000년대 초반에 방영한 사극인데 제목이 가물가물...) 속 대사가 기억난다. 엄청난 부를 축적한 탐관오리가 하는 말이다. '낙오하여 스스로 재기가 불가능한 백성은 더이상 인간이 아니다(그러니 국가의 지원은 무의미하다. 고로 내가 먹어도 된다.ㅎ).'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뜻은 거의 같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 주위에 은근히 많다. 그런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하나둘씩 국가의 요직을 차지 할수록, 동시에 인간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자라난 까불이들의 범죄도 점차 많아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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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 오늘의 일본문학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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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정리 중 발견한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 <퍼레이드>. 군복무 시절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나서 다시 펼쳤는데 너무 오래되서인지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살짝만 떠올려 보고자 읽기 시작했는데 금방 완독해버렸다. 가독성 갑일세.ㅎ

주요 등장인물 다섯. 나이도 하는 일도 다 다른 청춘들이 한 집에 모여살고 있다. 겉보기엔 사이 좋은 가족 같지만 내면의 깊은 이야기 따위 나누지 않는다. 누구든 당장 짐을 싸서 떠나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그런 사이.

여기서 살고 있는 나는 틀림없이 내가 만든 '이 집 전용의 나'이다 '이 집 전용의 나'는 심각한 것은 접수하지 않는다. 따라서 실제 나는 이 집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곳에 함께 사는 요스케, 고토, 나오키, 사토루가 나처럼 '이 집 전용의 자신'을 만들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들도 실제로는 이 집에 존재하지 않고, 결국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된다. - 133p

한 집에 같이 사는 청춘남녀들이라는 뻔한 설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를 끄는 것은 참신한 플롯이다. 각 챕터마다 인물의 시점이 바뀌는 방식은 처음이다. 물론 두 세명 정도가 연속으로 번갈아 가며 바뀌는 작품은 얼핏 기억나지만 이렇게 다섯명의 인물을 시간순으로 이어지는 각 각의 챕터에 한 명씩 포진시킨 것은 처음 본다.

이러한 형식 덕분에 독자는 읽는 내내 끊임없이 확인한다. 인간은 누구나 가면놀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자신의 일부 만을 남에게 노출한다. 그 모습은 사람이나 상황, 환경 등에 따라 달라지며, 심지어는 일부가 아닌 꾸며낸 가공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요스케나 코토도 그들이 아는 사토루 밖에 모르는 건 당연한 거야. (중략) 그러니까 모두가 알고 있는 사토루는 어디에도 없다는 뜻이야. 그런 사토루는 처음부터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어." - 183p

사실상 타인의 온전한 모습을 확인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상대방의 진심을 확신하는 것 또한 거의 불가능하다. 이것은 순전히 믿음의 영역이다. 그래서 믿음, 신뢰가 인간관계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거다. 갑자기 어느 옛 유행가 가사가 떠오른다.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난 말이야. 그런 말 싫어해." "어떤 말?" "그러니까 그 진실이란 말. 난 도저히 그 말에서 진실감이 느껴지지 않아." - 209p

친구와 직장 동료, 심지어 연인과 가족까지, 우리가 보는 모든 타자의 모습은 그들의 일부거나 과장 또는 거짓된 모습일 수 있다. 문제는 진실과 실체를 '확신'할 수 없다는 것. 시간이 지날수록 현대인은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온라인에선 익명성 뒤에, 오프라인에선 가면 뒤로 숨어 든다. 물론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그 둘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지금과 같은 과도한 의존이 과연 현명한 선택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익명이라는 악마...... 세상 사람들은 대체로 익명을 부여 받음으로써 인간의 본성을 드러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만약 내가 익명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면 나는 절대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과장에 과장을 덧붙인 위선적인 자신을 연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132p

작품 중반부까지는, '안그래도 이 삭막한 세상에서 작품 속 인물들처럼 쿨한 관계라도 유지하는 것이, 히키코모리st가 되어 고독사 하는 것 보단 좋지 아니한가'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작가는 마지막에 다소 충격적인 반전을 숨겨 놓음으로 작금의 세태에 대한 경고를 던진다.

누군가 나에게 의지할 때...... 진심으로 나에게 의지하려는 누군가가 있을 때 사람들은 그걸 눈치채지 못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아니 의식은 하겠지만, 그 사람이 얼마나 진지하고 절실하게 기대고 싶어하는지는 알 수 없는게 아닐까? - 16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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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을 5배 올려주는 고일석의 마케팅 글쓰기 - 블로그, SNS, 세일즈카피, 파워컨텐츠 온라인 마케팅을 위한 실전 글쓰기
고일석 지음 / 책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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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마케팅을 위한 글쓰기 책이다. 구성은 전체 3부로, 1부에는 마케팅 글쓰기와 일반적인 글쓰기의 차이점을, 2부에선 마케팅 글쓰기의 핵심인 세일즈 카피를 소개한다. 마지막 3부엔 SNS상에서의 마케팅 글쓰기를 다룬다.

1부는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의 내용이 여느 글쓰기 책에나 등장하는 내용이며, 3부의 경우 역시 없는 것 보단 낫지만 내용이 빈약하다. 하지만 2부는 다르다. 제목 카피는 물론 본문 작성에 유용한 실전 정보들로 가득하다. 물론 반복적인 글쓰기 훈련은 필수. 별점은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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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장센 - 영화 창작 논리의 해부 아모르문디 영화 총서 2
이종승 지음 / 아모르문디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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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에서 미장센은 무대 위에서 구현하는 모든 요소다. 영화에서는 화면을 통해 보이는 모든 요소쯤 되겠다. 여기엔 카메라의 움직임과 조명, 세트, 배우의 연기와 의상, 분장 등을 모두 포함한다. 저자는 각각의 요소가 가지는 의미(=제작자의 의도)를 소개한다.

미장센 관련 기초적인 내용을 122페이지에 담아냈다. 개인적으로 셔레이드(Charade)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칠드런 오브 맨>(2006)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언제 알게 되었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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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이 온다 - 간단함, 병맛, 솔직함으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임홍택 지음 / 웨일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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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들은 지금까지 수많은 '꼰대질' 속에서 살아왔다. 문제는 그동안은 꼰대들을 피할 수 있었지만, 성인이 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2017년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회원 7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직장인 열에 아홉은 '사내에 꼰대가 있다'고 대답했다. - 148p

80년생인 나도 꼰대를 욕하며 살았다. 꼰대는 별거 아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공정성, 합리성, 객관성, 그딴 거 없이 그냥 내가 맞으니까 닥치고 시키는 것만 하라는 게 꼰대다. 상대의 의견을 들어주는 척이라도 하면 양반이다. 웃지 마라. 지금 웃고 있는 당신도 나도, 그들의 눈엔 꼰대일지 모르니깐.

물론 기성세대는 불가피하게 꼰대가 될 수밖에 없다. 대부분 기존 질서에 자의 반 타의 반 순응을 한 존재기 때문이다. 90년생들의 눈에 기존 질서에 순응한 꼰대들은, 칼퇴처럼 당연한 권리에도 감사해하는, 어이없으면서도 어찌 보면 불쌍한 존재들이다. 하지만 기성세대는 그런 그들을 이기적이고, 융통성 없는, 더 나아가선(?) 사회 부적응자로 취급한다. 결국 가치의 차이다. 문제는 어느 가치가 시대에 더 부합하느냐는 것.

세상은 해가 갈수록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 나의 10대 시절과 지금은 천지개벽 수준이다. 세대 차이가 안 나는 게 비정상이다. 십 대에 삐삐란 걸 차고 PC 통신과 2G폰의 등장을 함께한 세대와 초딩 때부터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접한 세대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 이전 세대는 뭐 말할 것도 없고... 그런 90년생들이 2009년을 기점으로 성인이 되고 이젠 대부분이 20대가 되었다. 책 제목은 '90년생이 온다'지만 사실상 이미 와 있다. 와 있는데 애써 무시하는 거.

언제까지 그들을 무시할 수 있을까? 기성세대는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려 '노력'이란 걸 하지만(전혀 안 하는 꼰대도 많음) 그들은 이미 변화된 세상을 온몸으로 받아들인 세대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변화에도 기성세대 보다 더욱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꼬우면 늦게 태어나시던가.

중요한 것은, 바로 '내가 이제는 새로운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세대를 맞이하며 공존의 길을 찾는 일일 것이다. - 13p

이 책에 의하면 90년생들은 그 어느 세대 보다 부조리함과 비합리적인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런 그들에게 기존의 불합리하고 낡아빠진 질서를 강요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행위다. 본인이 그나마 나은 꼰대가 되고자 한다면, 이 책을 통해 그들을 이해하고 공존을 도모해 보시길. 배배꼬인 꼰대들로 뒤덮인 이 세상에선 그들에게 먼저 귀를 기울이는 꼰대가 승자다. 재미있고 유익함. 별점 다섯 개.

한가지 확실한 점은 차세대 직원들이 우리와 다른 환경에서 근무를 하게 될 것이고 그들이 바라보는 노동은 우리가 생각하는 노동과 확실히 다르리라는 점이다. - 19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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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dgling 2019-06-15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동안이시네요!

세상틈에 2019-06-15 19:15   좋아요 0 | URL
철없이 살아서 그런지 한번씩 동안이랑 말도 들어보네요.^^;;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lumpish 2019-10-19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꼰대질 이란 말은 앞선 세대들이 지키고 있던 사회적룰 이죠. 그것을 벗어 난다면 예의를 지키지 않은 사람처럼 보입니다. 우리도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고정 되겠죠. 꼰대 라는 말은 은어로 적절하게 보이지 않는 말로 보입니다. 앞선 세대가 없었으면 지금의 나 지금의 지식도 없었습니다. 앞선 세대가 실패 하지 않았다면 지금 성공 할수 없었습니다. 은어는 자제 부탁 드리고 예의는 지켜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