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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틱
조 페나 감독, 매즈 미켈슨 외 출연 / 인조인간 / 2019년 11월
평점 :
북극에 조난 당한 한 남자의 이야기 <아틱>. 최근에 본 <남극일기>도 출연진이 7명으로 적지만 이 작품은 사실상 두 명이 전부다. 그 중 한 명은 전체 러닝 타임 동안 단 2~3마디의 대사가 전부다. 주연인 매즈 미켈슨 또한 대사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 <남극일기> 보다 훨씬 더 흥미로웠고 감동이었다. 몇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운이 감돈다.
주연인 오버가드를 연기한 매즈 미켈슨은 정말 신비로운 마스크를 가졌다. 악역으로 나올 땐 카리스마가 지글지글 작렬하고, 이 작품처럼 반대의 캐릭터를 연기하면 연민과 감동의 쓰나미를 선사한다. 대사없이 표정과 몸짓만으로 그는, 극한의 고독과 또 다른 조난자와의 만남으로 인해 서서히 변화하는 감정을 온몸으로 표현해낸다.
웃긴 장면이나 스릴 넘치는 액션 따위 전혀 나오지 않는, 마치 다큐와 같은 진행에도 눈을 뗄 수 없다. 그림과도 같은 아이슬란드의 풍경과 관객을 어루만지고 쓰다듬는 듯한 배경음악들도 작품의 감동을 배가한다. 극소수의 출연 인물과 다양하지 않은 배경으로 자칫 촬영 씬들이 심심할 수 있지만 다양한 구도와 편집을 통해 이를 잘 보완했다. '최고의 생존영화'라는 '인디와이어'의 평에 적극 공감한다. 스포라 밝힐 순 없지만 군더더기 없는 마지막 신까지 진짜 완벽한 영화다.
영화의 설정은 '함께라는 것',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 주는 의미를 극대화 한다. 홀로 조난을 당했을 때와 또 다른 조난자를 마주한 뒤 주인공의 변화. 이것이 이 영화의 주 감상포인트다. 절제의 미가 <아틱>의 가장 큰 특징이다. 서사도 대사도 감정도 미니멀리즘의 극치다. 국내 감독은 절대 이런 영화 못 만든다. 아마 후반부는 신파로 범벅을 했을거다.
브라질의 유명 유튜버 출신 감독인 조 페나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감독의 차기작이 무진장 기대된다. 별점 다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