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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상식사전 - 티 소믈리에가 알려주는
리사 리처드슨 지음, 공민희 옮김, 이유진 감수 / 길벗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녹차와 홍차, 부모가 같다고?
한 나무에서 나온 잎이 여섯 종류의 차가 되어 저마다 독창적인 특징을 가진다는 사실은 참으로 신비롭다. - 35p
녹차, 흑차(보이차 포함), 청차(우롱차), 홍차, 백차, 황차가 다 같은 잎을 우린 것이라니... 이 사실을 알았을 때 난 충격에 빠졌다. 차에 문외한이었던 필자에게 이 말은 커피와 카카오가 같은 열매라는 정도의 의미였으니 말이다. 그만큼 홍차와 녹차가 서로 다르다는 인식이 컸다. 물론 충격은 호기심 또한 동반했다. 어떻게 같은 잎으로 홍차, 녹차, 보이차, 우롱차 등의 다양한 매력의 차를 만들 수 있는지 무척 흥미로웠다.
생각해보니 그동안 한 번도 제대로 된 차를 음미하지 못했었다. 기껏해야 티백으로 된 '현미녹차'나 홍차라 해봐야 캔으로 된 '실론티' 정도를 마셔봤을 뿐이었다.ㅎ 이건 그만큼이나 차에 관심이 없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젠 누구보다 차에 진심이다.
취향에 정도란 없다
세상에 차를 맛있게 우리는 단 한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면 좋겠지만 그런 것은 없다. (중략) 차를 마실 사람은 바로 당신이므로 처음에는 규칙을 따라 우려보고 차츰 입맛에 맞춰 다양하게 시도해 보자. - 109p
커피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에스프레소보다 드립 커피를 선호하는 이유가 원하는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 차와 커피만 그럴까. 결국 뭐든 내 취향에 맞으면 장땡이다. 이게 더 낫네 마네 옳으니 그르니 지식 자랑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본인 취향에 맞는 맛을 찾아가려 노력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인생도 차도 쓰기만 한 게 아니다
모든 것이 준비된 와인과 달리 차는 마시는 사람이 직접 우려서 최종적인 맛을 완성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미각만이 아니라 시각과 후각, 촉각을 가동해야 하고 기억과 추억으로 차의 맛이 남아야 한다. - 122p
원두커피를 처음 접할 때 생각했다. '도대체 이 쓰기만 한 국물에 사람들은 왜 이리도 열광할까?' 위의 인용문에도 말하듯 단순히 '맛'만 즐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는 알게 된 다양한 맛과 향뿐 아니라 분위기까지 그 시간을 온전히 즐기기 때문이다. 차 역시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다도라고 하는 지극히 형식적인(특히 일본) 문화까지 있을까.
커피보다 차가 더 웰빙인 이유
커피는 카페인이 유일한 메틸잔틴 성분이지만, 차에는 카페인과 함께 초콜릿에서도 발견되는 테오필린과 테오브로민이 들어 있다는 차이가 있다. 이 두 성분은 자극제로 여겨지긴 하나 근육이완제 역할도 해 카페인이 신체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보완해 준다. - 220p
커피를 여전히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과감히 포기하고 차를 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압도적으로 건강이다. 원래 위장이 약한 데다 나이가 들수록 몸에서 여기저기 찜찜한(?) 시그널이 자주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좀 더 건강을 생각하는 쪽으로 식습관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차를 마시면 잎 속에 함유된 수천 가지 생리 활성 물질이 심장에서부터 두뇌, 피부 위장관에 이르기까지 인체의 거의 모든 세포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 226p
마무으리
<차 상식사전>(리사 리처드슨, 길벗, 2016). 작가이자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티 소믈리에가 쓴 차입문서다. 가볍게 차에 입문하기에 딱 필요한 내용만 담았다. 차나무의 역사부터 생산 방식에 따른 차의 종류와 차이점, 우리는 방식과 나라별 문화에 효능까지, 사실상 거의 모든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물론 새로운 궁금증이 생기긴 했지만...
2014년에 쓰인 책이다 보니 그간 새롭게 알아낸 연구 성과가 반영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 아쉽다. 최근에 쓰인 책을 읽을 계획이 없으니 그냥 구글링하는 걸로. 별점은 다섯 개 만점에 다섯이다.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어떤 차를 마셔야 몸에 좋을까? 차는 다 몸에 좋기 때문에 좋아하는 차를 마시면 된다. 좋아하는 차라면 자연스럽게 더 많이 마실 것이기 때문이다. - 23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