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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 동물농장.1984년 ㅣ e시대의 절대문학 6
조지 오웰 원작, 박경서 지음 / 살림 / 2005년 7월
평점 :
조지 오웰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다. 원래 다큐 영화와 리얼리즘 문학을 선호하거니와 오웰만큼 삶이 흥미로운(?) 작가도 드물기 때문이다.
그는 '대영 제국의 부족한 것 없는 집안의 엘리트'라는 물질적 지위를 내려놓고 고난이 훤히 보이는 정치적 작가의 길을 걸었다. 그의 삶과 작품은 마치 거울처럼 서로를 투영하기에 오웰은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인물이다.
전작 읽기 1번 타자
어느 날 조지 오웰의 전작 읽기를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자기 전에 누워서 책장을 훑어보는 데 오웰의 거의 모든 작품이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이 시작이었다. 소설 외에 에세이와 몇 권의 관련서도 있었기에 이 책 <조지오웰>(박경서, 살림, 2005)을 1번으로 정했다. 뭐든 처음은 제일 무난한 책을 선택해야 하니깐.
이 책은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과 그의 대표적인 두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쓰였다. 이 책에서 나의 주된 관심사는 20세기 전반 영국의 모더니즘 문학의 토양 속에서 당대의 '정치 이데올로기'와 '인간의 삶'을 묘사한 '정치소설가'로서의 오웰과 그의 작품을 살펴보는 것이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2부와 3부는 단순히 오웰의 대표작인 <동물농장>과 <1984년>을 축약한 것(2부 : 저자 피셜 '리라이팅')과 조지 오웰 관련서 목록과 연보(3부)다. 그래서 난 1부만 읽었다(?). 1부는 총 3장으로 되어있다. 오웰의 삶과 작품을 다룬 1장과 그의 정치적 글쓰기에 관해 이야기하는 2장, 나머지 3장은 <동물농장>과 <1984년>에 대한 작품론이다.
에릭 블레어에서 조지 오웰로
1927년 휴가차 영국에 온 블레어는 제국주의 경찰을 그만두기 위해 그해 가을 사표를 낸다. "나는 제국주의뿐 아니라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는 모든 형태로부터 도피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그때 가졌던 괴로운 심정을 밝히고 있다. - 29p
그는 그렇게 작가의 길을 걷는다. '제국 경찰 에릭 아서 블레어'에서 '정치적 실천적 작가 조지 오웰'로 재탄생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가 더 특별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특정 종교, 특정 민족, 특정 사상의 추종자가 아니라 그것 위, 또는 그 모든 것의 베이스에 '인간'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을 억압하는 그 어떤 것도 그에겐 쓸모없는 것…. 이라기 보다 위험한 것이다.
불가피한 선택
그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 사이에서 어느 한쪽에 맹목적이 되거나 염세주의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정치적 글쓰기를 택했다. 아니 택해야 했다. 당시 그의 기준에 그것은 불가피했으니까.
오웰은 작가가 글을 쓰게 되는 동기는 '순전한 이기심', '미학적 열정', '역사적 충동', '정치적 목적' 등 네 가지가 있는데, 평화로운 시기에 살았더라면 정치적 목적보다는 앞의 세 가지를 더 중요시했을 것이라고 적고 있다. - 70p
작가란 무엇인가
이 책의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1부 2장 오웰의 정치적 글쓰기'였다. 오웰은 당대 영국 문단에선 별종에 가까웠다고 한다. 대부분의 작가가 정치에는 무관심한 체 모더니즘에 빠져있었다. 정치와 사회문제보다는 '개인', 주제보다는 '형식'에 더 심취한 것이다.
물론 한 명의 예술가가 어떤 가치에 집중하는지는 본인의 자유다. 그래도 지극히 혼란스러운 시기에 현실 사회에서 완전히 동떨어진 결과물에만 침잠하는 작가가 그렇게 고와(?) 보이지도 않는다.
그는 시대와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당대의 정치 상황과 그것에 희생당하는 인간의 모습을 제대로 전달해줄 누군가가 이 세상에 나타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작가는 바로 그런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 73p
마무으리
이 책은 살림 출판사의 'e시대의 절대문학 시리즈'다. 특정 작가나 작품의 입문서로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특히 평소 책과 친하지 않은 분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크기와 두께다.
원작을 읽기 전이나 후에 가볍게 읽으면 작가와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근데 '리라이팅'은 굳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 독자들이 원작은 아예 읽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담은 것도 같은... 설마 분량 채우려고 넣지는 않았을 거고... 아무튼 별점 다섯 개 만점에 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