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강종구기자] 소득도 소비도 평균 수준인 직장인 김평범씨는 올해들어 용돈이 줄었다. 씀씀이도 줄일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10~12월 10잔 마시던 술을 6잔정도로 줄였다. 웬만한 감기나 상처에는 병원이나 약국을 찾지 않았다. 그 덕에 병원비나 약값(실질금액, 이하 동일)도 14% 이상 줄었다.
자가용을 두고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했고 짧은 거리는 걸었다. 그 바람에 기름값이 올랐어도 교통비는 3% 가량 절약했다. 전에는 아이들이 학원 가기 싫다고 울어도 억지로 보냈지만 올들어 한 두개는 끊었다. 교육비가 15%나 줄어들었다.
전화도 비싼 휴대폰 사용을 줄이고 인터넷 접속도 억제했다. 아무래도 통신이 생활필수품인 시대이다 보니 2.3% 정도 줄이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래서 외식도 줄이고 수준도 낮췄다. 가족여행을 가더라도 숙박을 하기 보다는 당일 코스를 택했다. 외식비 등 음식비와 숙박비로 나가는 지출이 지난해 4분기보다 14% 감소했다.
김씨의 부인인 이주부씨는 올들어 식단을 조정했다. 백화점으로 가던 쇼핑을 할인점 등으로 바구면서 음식료비를 8~9% 이상 절약했다. 지난해 겨울 어쩔 수 없이 지출이 많았던 옷과 신발은 봄이 오면서 부담이 덜했다. 가족을 위해 옷이며 신발을 장만하지 않고 장롱을 뒤졌다. 여기서도 22%나 줄였다.
집안도 봄맞이 새단장을 하고 싶었지만 커텐은 작년 것을 꺼내 깨끗이 세탁했고 벽지도 참아주기로 했다. 겨울준비때보다 10% 가량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강남사는 박부자씨는 사는게 딴판이다. 새해 기념 해외 여행을 다녀 오는가 하면 날이 풀렸다고 놀이동산 가는 횟수도 늘어났다. 부부는 자주 연극이나 콘서트를 보러 간다고 자랑한다. 어느날 보니 한국은행에서 올해 1분기 문화생활이나 오락을 위한 국민전체 지출이 10% 이상 늘었단다. 해외에 나가 지출한 규모도 21%나 증가했다고 한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의 소비를 목적별로 분류한 결과 거의 모든 소비활동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소비가 전기대비로 늘어난 것은 임료 및 수도광열비와 같은 에너지사용과 오락 및 문화활동비 뿐이다. 음식료비, 주거비, 의류비 등 생활필수품에 대한 소비는 물론, 교통, 통신, 교육, 의료 및 보건 등 서비스 이용도 모두 감소했다.
다만 가계 최종 소비지출이 4.18% 줄어든 가운데 국내소비 지출이 5.01% 감소했고 반대로 거주자의 국외소비지출은 무려 21.84%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도 대부분의 소비활동이 저조했다. 통신비만 11.88% 급증했을 뿐이다. 교통비가 9.09% 줄었고 음식료품 소비도 2.46% 감소했다.
소비형태별로도 전천후 감소세가 지속됐다. 에어컨 자동차 등 내구재는 전분기에 비해 0.49%, 전년동기에 비해 9.34% 감소했고 의류나 서적 등 준내구재는 전분기 대비 17.33% 급감했다. 전년동기로도 5% 가까이 줄었다. 비내구재와 서비스는 각각 전분기에 비해 1.28%와 5.8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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