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박미선 기자] 요즘 많은 주부들이 시장 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피부로 느껴질 만큼 심각한 고물가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게다가 경제는 불황에서 빠져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표현이 딱이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서 틈새 시장을 이용해 돈을 벌어들이는 브랜드들이 있다. 또 한푼 두푼, 푼돈을 아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절약 생활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힘든 시기를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이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기획취재팀]
'아끼는 것만이 살길이다.'
장기 불황의 돌파구는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적게 쓰는 것이다. 최근 들어 다른 사람이 보면 궁색하게까지 보이는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돈을 아껴 쓰기 위한 갖은 해법을 동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폼보다는 실용성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이들의 자그마한 실천은 엄청난 절약의 효과를 낳는다.
한달 점심값 13만원 절약
▲ 도시락족 출근길 아침 회사원 정혜선 씨(여.25)의 유난히 두툼해 보이는 가방에는 도시락이 들어 있었다. 30분 일찍 일어나 손수 만든 도시락이다. 정 씨는 "평균 5000원이나 하는 점심값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 밥은 맛도 없고 위생도 의심스럽다. 그래서 번거롭더라도 직접 도시락을 싸서 들고 다닌지 6개월이 넘었다"고 말했다. 식당에서 줄을 길게 설 필요도 없고 입맛에도 맞는 도시락이 식당 밥보다 백배 낫다며 도시락 예찬론을 펼치던 정 씨는 점심값을 아낀 덕에 13만원 정도 용돈이 넉넉해졌다고 덧붙였다.
교통체증 없고 건강에도 도움
▲ 뚜벅이족 고유가 시대 기름 값을 감당하기 힘들어 자가용을 차고에 고이 모셔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는 사람도 늘고 있다. 상계동에 사는 장 모 씨(30)는 요즈음 광화문 회사로 출퇴근할 때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지하철을 타고 다니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많이 불편했지만 지금은 차 유지비 걱정, 교통 체증 스트레스가 없어 좋다"며 "운동량도 늘어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제부터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닐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본요금 2만원도 아까워요"
▲ 공중전화족 주부 이옥화 씨(49)는 얼마 전 휴대폰을 없앴다. 전화를 쓰지 않아도 2만원 가까이 나오는 기본요금이 아까웠기 때문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휴대폰이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휴대폰을 없애고 외출시 전화할 일이 생기면 공중전화를 이용했다. 공중전화를 찾기가 쉽지 않지만 요금도 저렴하고 휴대폰 관리의 필요도 없어져 좋았다. 이 씨는 "휴대폰을 없앤 후 한달에 지불하는 3만원의 전화요금과 배터리 충전을 위한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