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지휘자 토스카니니는 오케스트라 연주 때는 물론 연습 시간에도 매우 엄격하기로 유명했다. 연습 중에 단원들이 계속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화를 참지 못하고 아무 물건이나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던지곤 했다.

한번은 연습을 하다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버럭 화를 내면서 지휘대 옆에 풀어놓은 자기 시계를 마룻바닥으로 휙 던져 버렸다. 무심코 손에 닿는 물건을 집어 던졌으나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토스카니니가 매우 아끼는 고급 시계였다. 그러나 어찌나 세게 던졌던지 시계는 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하게 망가져 버렸다. 망연해진 토스카니니는 울그락불그락한 얼굴로 시계를 쳐다보다가 연습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돌아가 버렸다.

그 후로 며칠째 토스카니니의 기분은 계속해서 좋지 않았다. 연습시간에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는 일도 점차 줄어들었다. 예전 같으면 벌써 몇 번이나 화를 냈어야 할 실수에도 그냥 ‘다시 한번 해보지’라고 할 뿐이었다. 토스카니니의 이런 행동은 오히려 단원들에게 부담과 어색한 느낌만을 안겨주었다.

며칠 후, 평소와 다름없이 연습장에 나온 토스카니니는 지휘단 위에 예쁜 포장지에 쌓인 선물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해 했다. 단원들이 모두 눈을 반짝이며 토스카니니의 행동을 지켜보는 가운데 토스카니니는 조심스럽게 포장을 뜯고 상자를 열었다. 상자 속에는 두 개의 시계가 들어있었다. 하나는 매우 값비싼 금시계였고, 다른 하나는 싸구려 시계였는데 싸구려 시계에는 이런 꼬리표가 달려 있었다.
‘연습할 때만 사용하는 시계’

토스카니니는 깜짝 놀라 단원들을 바라보았지만 단원들은 모두 시치미를 뚝 떼며 고개를 돌렸다. 토스카니니는 연신 흠흠대며 헛기침을 해댔다.

 

-좋은생각 메일진 제 416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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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혀니^^ 2004-03-11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에 화가 나서 우산을 그냥 슬쩍(?) 던져버렸는데 고장이 났던 일이 생각이 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리석은 나의 행동에 웃음만 난다. 화가 난다고 그것을 주체 못하면 나만 손해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성질 좀 죽이고 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