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후반, 평생을 극심한 가난 속에서 보낸 영국의 소설가 조지 기싱은 어느 날 고서점에서 꼭 읽고 싶은 시집을 발견을 했습니다.

비교적 헐 값이었으나 그는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책을 사고 나면

꼼짝없이 며칠을 굶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눈을 지그시 감고 그 책을 사버리고 맙니다.

며칠을 굶을지언정 마음에 드는 책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훗날 그때의 심정을 다음과 같이 토로했습니다.

"돈이란 나에게는 마음을 번거롭게 할 만한 것이 못 된다.

나에게는 맛난 음식보다도 욕심이 나는 책이 있다.

물론 도서관에 가서 볼 수도 있지만

그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책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비록 다 해진 책일지라도 내 책을 읽는 것이 남의 책을 읽는 것보다 훨씬 좋다."

책을 좋아하는 마음은 곧 글을 아끼는 마음입니다.

시간과 돈을 아껴서 사정이 허락할 때마다 책을 사고,

또 그 책을 자기만의 책장에 꽂아 두고 틈틈이 읽는 사람,

그 사람은 분명 누구보다도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일 겁니다.

물론 지식의 양과 가지고 있는 책의 양이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사모은 책이 자신의 구석방에 한 권 한권 쌓여 간다면

또 얼마나 가슴 뿌듯한 일이겠습니까.

그것이 바로 우리 영혼의 방을 채워가는 일이기에 말입니다.

-이정하의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중 PP.159~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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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혀니^^ 2003-12-08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그런 꿈을 항상 꿔 왔다. 여유가 있으면 사고 싶은 모든 책을 사서 나의 방을 책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는... 하지만 생각뿐 실천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읽고 싶은 책들, 갖고 싶은 책들, 나누고 싶은 책들... 많은 책들을 나의 재산으로 만들 그날을 기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