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듬어 알 수 있되 보지 못하는 자를 우리는 장님이라고 하고, 보되 들을 수 없는 자를 우리는 귀머거리라고 하지요. 성한 사람도 장님이 되고 귀머거리가 되어야 할 때가 있는 법이지요."
"모습을 보이시지 않는 까닭이 있으면 그거라도 가르쳐 주세요. 시중드는 이들이게 부끄럽지 않게 까닭이라도 가르쳐 주세요."
"내가 좋아서 이러는 것이니 내 모습을 보려 하지 마세요. 나는 그대를 사랑하는데 내 사랑이 믿어지지 않는 건가요? 믿어지지 않으면 내 곁을 떠나세요. 의심이 자리잡은 마음에는 사랑이 깃들이지 못해요. 내가 그대에게 모습을 보이지 않는 까닭은, 그대가 나를 사랑하기를 바랄 뿐이지 삼가거나 섬기기를 바라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윤기의 그리스로마 신화(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중 PP.13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