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님의 '내 스무 살 때'란 시에 보면,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한다'는 따뜻한 말을 건넬 줄도 몰랐지"라는 멋스러운 구절이 나와요.
아, 나의 스무 살, 열정만 앞서고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모든 것이 서툴기만 해, 남들 다 쉽게 하는 사랑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어설픈 짝사랑에 펑펑 울기나 했던 그 때.
심장이, 바람이 꽉 차서, 조금만 손을 대도 금방 터져 버릴 듯한 풍선처럼 위태위태했던 하루하루.
만약, 다시 한 번 스무 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라는 상상은 별로 해보고 싶지 않네요.
불확실하고 상처투성이 어린아이였던 스무 살의 내 모습보다는 적당히 여유롭고 적당히 편안한 지금의 내 모습이 더 좋으니까요.
못되고 차가운 사람에게 마음을 빼앗기곤 하던 철없는 스무 살보다는, 착한 사람의 매력을 알아보는 눈을 가진 지금의 내가 맘에 들어요.
힘들었던 20대를 잘 헤쳐 나온 지금이야말로, 내 인생의 황금기가 시작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달콤짭짜름한 비스킷 중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에서 P.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