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즈데이
에단 호크 지음, 우지현 그림, 오득주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맞다.

Before Sun Rise의 그 Ethan Hwak다. 작가가.
그래서 흥미가 생겼고 읽고 싶었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중간 쯤까지는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게 책을 읽었지만,
맨날 어린 남자아이같이 책임감도 없고 미성숙한 지미 하트속이 점점 진심을 내보이는 중반부가 지날 수록 왠지 이야기에 끌려서 끝까지 읽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지미를 견딜 수 없어하면서도

미친 듯이 사랑하고 끌리는 크리스티까지도 미워할 수가 없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 미완성의 부족한 부분 때문에 인간은 상처받고

그러면서도 사랑하고 만다.

고슴도치 같다. 가까이 붙으면 서로의 가시에 찔리고 마는.

그러면서도 붙어 있지 않을 수 없는...


이것은 사랑하는
연인들의 이야기다.


" 달라. 내 영혼을 바쳐 널 사랑했어. 만약 다른 누군가가 나만큼 널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냥 사랑하게 내버려둬. 그냥 그렇게 하면 돼. - 크리스티"

"지미한테 벌써 말했지만 전 일생 동안 중심점을 찾아 헤맸어요. 지미와 제가 서로에게 중심점이 되어 주기를 바라요."


책을 덮는 순간까지 그들이 성숙했거나 크게 변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지미와 크리스티가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서로 너무나 사랑하는 연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사랑이 쉽니? 절대 아니다.


"사람들은 실제로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랑은 괴로우니까. 사랑은 다이아몬드 같다. 겉으로 보면 예쁘다. 하지만 그 안은 딱딱하고 모나고 날카롭다. 진심으로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과 단지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을 결코 혼동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통스럽고 실망스러운 일이다. 유일하게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소풍가듯 유쾌하고 가볍진 않으리라."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왜 미친 듯이 사랑 속으로 빠져드는 걸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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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평전
고은 지음 / 향연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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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주도에 가면 이중섭 미술관이 있다.

실제로 이중섭의 원작은 거의 없고 대부분 복사본이지만

2층에 따로 전시되어 있는 이중섭 친구들의 그림이 꽤나 볼만하고

무엇보다 미술관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제주바다와 좌우를 나란히 하고 있는 두개의 섬.

이중섭이 보고 느끼고 숨쉰 가장 행복한 시절의 제주 바다가 그대로 보인다.

 

다행이다.

먼저 이 책을 읽기 전에 리움에서 열린 '이중섭 드로잉전'을 먼저 봤다.

그림을 먼저 보고 도슨트 프로그램에서 설명을 들었으며,

제주도 이중섭 미술관에서 미술관 지기의 설명과 편지글을 먼저보고.

그리고 나서 고은의 이중섭 평전을 읽어서 정말 다행이다.

 

그래서 책으로만 만나서 고은의 생각대로 이중섭을 그리기 전에,

내 눈과 마음에 이중섭의 그림을 먼저 담아둘 수 있었고,

각자가 다르게 말하는 이중섭을 보았다.

그리고나서야 내 안에서 비슷한 점과 다른 점들을 솎아 낼 수 있었다.

 

고은의 이중섭 평전은 그런 이중섭의 발자취를 쫓은 되밟기 소설이다.

그런데 시인이라서인지 문장이 시적이다. 시적이라는 것은 소설체처럼 쉽게 읽히지 않는 다는 뜻도 된다. 그래서 문장에 익숙해지려면 시를 읽듯이 다시 곱씹어보고 의미를 되새겨야 겨우 들어온다.

그래도 재미있다. 고은이 발견한 이중섭.

 

그리고 다시 든 생각은 다른 책을 더 읽어보아야겠다는 거다.

이중섭이 쓴 글들. 그리고 그의 그림들을 더 보고.

각각의 그림들을 다시 조각조각 맞춰보고 싶다.

똑같은 모습으로 다시 나오지는 않더라도

그렇게 가다보면 인간 이중섭의 진실에 어느 정도는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의 소는 소가 아니라 소의 종교였다. 많은 화가들이 그의 아류로 소를 그렸으나 그것은 소와 소의 진정한 작가 사이를 헤매는 모방자에 지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중섭이 곧 소였기 때문이다. "(32p)

 

강임룡은 말하고 있었다. " 그분은 자세히 바라보면 사람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한번은 술을 마시고 내가 폭언을 했어요. 이 피난민 새끼!라고. 그러나 그는 투명한 소주가 반쯤 남아 있는 술잔을 아주 따뜻하게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한참 뒤에 그분은 조용하게 웃었습니다. 나는 그뒤로 그분이 두려워졌습니다. 내가 입은 옷이 너무 비싼 옷이어서 그분의 남루한 옷을 생각하고 갈기갈기 찢어버렸스니다.

 

1주기의 1956년 9월에, 그를 따라서 죽기 전의 젊은 조각가 차근호가

고인의 가족화를 새긴 1급의 묘비가 오석으로 만들어졌다.

비석에는 '화백 이중섭지묘'라고 새겨져 있다.

중섭은 죽었다.

그리고 중섭의 그림은 세상에 남아서 떠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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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설계 2 - 천 년의 약속
프레데릭 르누아르.비올레트 카브소 지음, 이재형 옮김 / 예담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2003년 태양이 유럽을 잡아먹을듯이 까다롭게 열기를 뿜어내서

파리에서 3000명 이상이 죽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도,

나는 여름 휴가지로 프랑스 북부를 택했다.

그리고 그 처음 출발지가 몽셍미셀이었다.

 

파리 출장은 많이 갔지만, 외곽으로는 퐁텐불로 외에는 거의 나가본 적이 없던 나에게

고속도로를 뚫고 시원하게 달려서 도착한 노르망디는 신선한 충격이었고,

저 멀리 바다를 배경으로 위용을 자랑하는 몽셍미셀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수도원이 있는 산을 오르며 따가운 태양을 원망하면서

이러다가 죽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땀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끊이지 않는 관광객의 줄을 따라 들어간 수도원.

그리고 돌들로 둘러싸여 갑자기 서늘해진 가운데,

수도원의 예배당 노트르담수떼르를 지나면서

이것이 진정 인간이 만든 수도원인가 싶기도했었다.

 

몽셍미셀은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지방의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바위섬이다.

이 바위섬에 매년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바위섬 위에 천년이 넘은 수도원이 한 몸인양 멋지게 ™“아 있고

이 건축물은 유네스코에서 정한 세계문화유산이자 세계 8대 불가사의에 꼽힌다.

지금은 바닷물을 막아 놓아서 차에 내려 쉽게 걸어갈 수 있지만,

천년 전에는 밀물과 썰물의 차 때문에 간간히 수도사들이 수도원 가는 길에 쓸려 내려가기도 했다.

 

이중설계는 2000년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불가사의한 건축물로 꼽히는

몽셍미셀의 건축을 둘러싼 천년 전의 역사와 비밀을

21세기를 살고 있는 여성 고고학자 조안나의 입을 통해 구현한

추리소설이자 역사 소설이다.

나름 잘 짜여져있고, 역사적인 내용을 고증하려고 애쓴 흔적과 정교한 구성이 돋보인다.

 

팩션이라...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상상인지 헷갈리지만,

400쪽이 넘는 책 두 권을 읽고 있노라면,

다시 몽셍미셀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그리고 다시 언젠가 몽셍미셀에 가서 노트르담 수테르에 간다면,

목없이 방황하던 수도사 로망의 영혼과

영원의 안식을 주려고 자신의 모두를 바친 조안나를 만날 수도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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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좋다
강서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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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읽고난 소감은 정말 1억을 벌기 위하여 이 여자가 벌인 투쟁이 소름끼치도록 눈물겹다는 거다.
직장생활을 한지 5년 쯤 되던 어느 날 적금통장에 700만원(빚 350만원 포함)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저자가 3년동안 무대포로 1억만들기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다.

장하다. 아무나 1억을 모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너무 안먹어서 영양실조로 인한 탈모증까지 앓아가면서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 그녀의 모습을 보노라면 무슨 병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이 책 내용이구체적으로 어떻게 돈을 운용하여 돈을 모았다는 이야기가 아닌, 다만 나는 무식하게(물론 이게 정도다) 적금통장을 만들어서 돈을 모았다!
라는 내용 외에는 다 그냥 신변잡기적인 딴 소리다.

방송작가이기 때문에 술술 읽히는 문체로 썼지만 바로 그 이유때문에라도 이 책은 절대 사서는 안된다. 나는 그녀의 가르침에 따라 쓸데 없는 책에 돈을 쓰고 싶지 않아서 서점에서 서서 40분만에 책을 독파했다.

그런데 알라딘 등의 평점을 보면 이 책의 서평이 별 4개이고(별 5개가 최고 점), 소감을 쓴 사람들이 다 별 5개를 마구 뿌려댄 것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 나도 솔직히 5년 후에(아니 2년 후가 되겠군...) 내 통장에 700만원 이상 있으리라는 자신은 못하지만...그리고 돈은 아껴써야겠지만, 이렇게 극단을 오고가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더 무서운 것은 이 작가는 1억을 모으고, 책 말미에서는 다시 2억만들기에 도전한다는 포부를 내비추고 책을 끝낸다는 사실이다. 내가보기에 그녀는 2억을 모으기 전에 영양실조로 죽을지도 ? 혹은 영양실조로 인한 탈모증의 재발로 대머리가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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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4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적용하기가 어렵고, 돈 주고 사보기에는 아까운
책입니다.
 
내 사랑이 너를 붙잡지 못해도
서영은 지음 / 해냄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나게엔 낯선 이름의 작가의 에세이를 선택하게 된 것은,
문득 신문 서평을 둘러보다가 제목에 끌려서 였다.
내 사랑이 너를 붙잡지 못해도...왠지 아련한 기억과 아픔이 묻어나오는 제목이다.

김동리의 연인이라..
그제서야 얼핏 서영은이라는 작가를 들어본 기억이 나는 것도 같고 해서
점심시간에 서점에 들렸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수필집이다.
그리고 30년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이 만나고 사랑하는 얘기.
구속하고 옥죄면서 정말 사랑하는 어쩔수없는 옛날 사랑 얘기.
또 김동리의 부인인 손소희 여사가 남편의 애인을 미워하다가 결국 보듬는 얘기.
부인이 죽고 난 다음에 김동리의 부인이 된 후에는 오히려
정말 둘을 동시에 사랑한 남자의 마음 속에 살아 있는 부인의 흔적과 함께
세 사람이 사는 것처럼 두 사람의 삶을 꾸려간 얘기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자기안의 감성이 너무 넘쳐나는 사람과 만나면
나로써 채워질 수 없는 그 사람의 빈자리가 느껴질테고
어쩌면 정말 남편의 다른 가지의 사랑은 숙명적인 것이되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것.
그렇다고 해서 부인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진짜 다른 방향의 사랑이 함께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보통 남자가 좋은 건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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