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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설계 2 - 천 년의 약속
프레데릭 르누아르.비올레트 카브소 지음, 이재형 옮김 / 예담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2003년 태양이 유럽을 잡아먹을듯이 까다롭게 열기를 뿜어내서
파리에서 3000명 이상이 죽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도,
나는 여름 휴가지로 프랑스 북부를 택했다.
그리고 그 처음 출발지가 몽셍미셀이었다.
파리 출장은 많이 갔지만, 외곽으로는 퐁텐불로 외에는 거의 나가본 적이 없던 나에게
고속도로를 뚫고 시원하게 달려서 도착한 노르망디는 신선한 충격이었고,
저 멀리 바다를 배경으로 위용을 자랑하는 몽셍미셀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수도원이 있는 산을 오르며 따가운 태양을 원망하면서
이러다가 죽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땀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끊이지 않는 관광객의 줄을 따라 들어간 수도원.
그리고 돌들로 둘러싸여 갑자기 서늘해진 가운데,
수도원의 예배당 노트르담수떼르를 지나면서
이것이 진정 인간이 만든 수도원인가 싶기도했었다.
몽셍미셀은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지방의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바위섬이다.
이 바위섬에 매년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바위섬 위에 천년이 넘은 수도원이 한 몸인양 멋지게 아 있고
이 건축물은 유네스코에서 정한 세계문화유산이자 세계 8대 불가사의에 꼽힌다.
지금은 바닷물을 막아 놓아서 차에 내려 쉽게 걸어갈 수 있지만,
천년 전에는 밀물과 썰물의 차 때문에 간간히 수도사들이 수도원 가는 길에 쓸려 내려가기도 했다.
이중설계는 2000년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불가사의한 건축물로 꼽히는
몽셍미셀의 건축을 둘러싼 천년 전의 역사와 비밀을
21세기를 살고 있는 여성 고고학자 조안나의 입을 통해 구현한
추리소설이자 역사 소설이다.
나름 잘 짜여져있고, 역사적인 내용을 고증하려고 애쓴 흔적과 정교한 구성이 돋보인다.
팩션이라...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상상인지 헷갈리지만,
400쪽이 넘는 책 두 권을 읽고 있노라면,
다시 몽셍미셀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그리고 다시 언젠가 몽셍미셀에 가서 노트르담 수테르에 간다면,
목없이 방황하던 수도사 로망의 영혼과
영원의 안식을 주려고 자신의 모두를 바친 조안나를 만날 수도 있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