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 그랜드 펜윅 시리즈 1
레너드 위벌리 지음, 박중서 옮김 / 뜨인돌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길이가 8키로미터, 폭이 5 킬로미터인 나라가 있다.

유럽 어딘가의 아름 다운 산골짜기에 있는 이 나라의 이름은

그랜드 펜윅.

 

이 공국의 유일한 수입은 와인인데,

이차 세계대전후에 인구가 4500명에서 6000명으로 늘어나는 바람에

와인에 물을 타야할것이냐 말아야할 것이냐로

희석당 과 반희석당으로 나누어서 토론을 하다가.

 

결국은 침공한 나라에 원조를 해주는 미국을 침공하기로 결심한다.

정말 너무나 황당하게도 24명의 병사들은 14세기 갑옷을 입고

14세기 활을 들고 미국으로 가는 정기연락선을 타고

뉴욕을 침공한다....

 

그리고 우연하게도 마침 적절한 시기에 공습훈련을 하고 있던 뉴욕시를

너무도 간단하게 침공하고, 세계를 날려버릴 수도 있는 폭탄까지 가지고

펜윅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존재조차 희미했던 이 약소국은

전세계 강대국들의 관심을 끌게된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을까?

 

1955년에 책으로 나와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이 책의

냉전에 대한 냉소와 신랄한 비판과

꿈같은 결론은 지금 읽어도 하나도 빛 바래지 않았다는 느낌을 준다.

 

말도 안되는 코미디지만 너무나도 진지한 펜윅국민들의

나라사랑과 미국, 영국, 소련(?책이 나온지 오래되어..)이 머리를 맞대고

전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핑크 빛 결말까지

예쁜 그림이 잔뜩 그려진 우화집을 읽는 기분이었다.

물론 유쾌하나 의미를 곱씹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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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경제학 -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
스티븐 레빗 외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FREAK

식스센스를 보면, 유령을 보는 주인공 꼬마가 자기가  FREAK이라고(?)하는 부분이 나온다. 약간 괴상한 것, 괴물 또는 변종이라는 의미.

 

ECONOMICS

경제학.

 

FREAK + ECONOMICS = FREAKONOMICS

괴짜경제학이라는 번역이 참 잘어울리는.

 

이 책은 교사와 스모선수의 공통점은?

KKK와 부동산 중개업자는 어떤 부분이 닮았을까?

마약판매상은 왜 어머니와 함께 사는 걸까?

 

이런 경제학과 전혀 관련없어 보이는 또한 각기 별관련이 없는 두 세가지 현상의

속을 파헤치고 그 속을 경제학적인 시각으로 분석하고 공통점을 끌어내고

사회 이면의 의미를 발견하고 파헤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스티븐 레빗이라는 괴짜이자 천재 경제학자의 머리 속과

매끄럽고 세련된 글로 풀어낸 스티븐 더브너라는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가 없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던 걸작.

 

일단 머리 아프게만 느껴지던(적어도 나에게는) 경제학을

손에 잡히는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으로 끌어내린 점.

 

그리고 저자도 밝혔지만 '스스로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는 점'.

 

이 두가지 성과만으로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일상적인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현상의 속을 뒤집어보고 사회를 분석해낸 통찰력.

저자는 정말 창조적인 천재같다.

 

최근에 CEO들이 읽어야 할 책 or 추천하는 책 목록에 오르락 내리락 거렸는데,

이유가 짐작이 간다. 일단, 재미있다. :)

 

4자평 : 흥미진진 & 재기발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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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여자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7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손장순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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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one de Beauvoir : La Femme Rompre

불어를 그대로 번역하면 원제는 <위기의 여자>가 아니라
<좌절한 여자> 또는 <지처버린 여자>라고 한다.

위기의 여자라고 하면 정말 위기에 처한 상황이 느껴지면서 과연 이 주인공이 어떻게 이 위기를 헤처나갈지가 궁금해진다. 의지를 가지고 있는 여성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처버린 여자 또는 좌절한 여자의 경우는 여인의 의지보다는 절망이, 결과가, 상심이 느껴질 뿐이다. 따라서 이 제목은 <위기의 여자>가 되면서 원제가 가지고 있었던 좌절과 상실의 분위기를 많이 앗아간거 같기도 하다.

행복하게 두 딸을 키워서 시집까지 보내고 행복하게 살던 모니크는 남편 모리스의 외도를 눈치채고 괴로워한다. 그런데 남편은 뉘우치기는 커녕 노엘리와의 바람을 인정하라고 말하고 두 여인을 다 사랑한다고 말한다. 온 세상의 행복이 다 자기것인 줄로만 알았던 모니크는 혼란스러워하고, 남편이 다시 돌아오겠거니 생각하지만, 남편은 점점 더 다른 여인 노엘리에게 빠져간다. 그녀에가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솔직히 이 책은 왠지 제목만 봐도 내용이 퍽이나 짐작이 가는 책이다.
그리고 내용도 역시나다. 그래서 처음에는 무척이나 지겨웠다.
다만 이 책이 발표되었을 1967년의 사회적 분위기가 어떠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책이 어떤 파장을 가지고 왔는지도

"내가 저지른 가장 중대한 잘못은 시간이 지나간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는 점이다. 시간은 지나가는데 나는 이상적인 남편의 이상적인 아내의 자리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인형의 집의 노라 생각이 나면서 이 여인은 왜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을까 싶기도 하고.
자기 탓만하는 모니크가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모니크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관계를 돌아보기 시작한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그 문은 열리지 않을 것이다. 움직이지 않는다. 절대로. 시간과 생명을 정지시킨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움직이라라는 것을. 그러면 문은 천천히 열릴 것이며, 나는 그 문 뒤에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것은 미래이다. 미래의 문이 열리려 하고 있다. 서서히, 가차없이 . 나는 지금 문지방에 서 있다. 내 앞ㅇ는 이 문과 그 뒤에서 엿보고 있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나는 두렵다. 그러나 누구에게도 구원을 청할 수는 없다. 나는 두렵다. "

모니크는 두려워 하지만 결국 마지막 장에서 현실을 인정하고 직시하려고 결심한다.
노라가 집을 나갔듯이 모니크는 자신의 갖혀 있던 행복과 사랑이라는 허울을 벗고 현실을 마주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여기서 모니크는 <좌절한 여자>에서 <위기의 여자>로 다시 태어난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는 한글 번안이 참 적절하다고 느껴졌다.
 
좌절해서 절망하고 죽어버리는 여자가 아니라, 자신 속에 있는 의지를 발견하는 여자.
위기를 깨닫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여자.
시몬느 보부아르는 여성성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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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즈데이
에단 호크 지음, 우지현 그림, 오득주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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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맞다.

Before Sun Rise의 그 Ethan Hwak다. 작가가.
그래서 흥미가 생겼고 읽고 싶었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중간 쯤까지는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게 책을 읽었지만,
맨날 어린 남자아이같이 책임감도 없고 미성숙한 지미 하트속이 점점 진심을 내보이는 중반부가 지날 수록 왠지 이야기에 끌려서 끝까지 읽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지미를 견딜 수 없어하면서도

미친 듯이 사랑하고 끌리는 크리스티까지도 미워할 수가 없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 미완성의 부족한 부분 때문에 인간은 상처받고

그러면서도 사랑하고 만다.

고슴도치 같다. 가까이 붙으면 서로의 가시에 찔리고 마는.

그러면서도 붙어 있지 않을 수 없는...


이것은 사랑하는
연인들의 이야기다.


" 달라. 내 영혼을 바쳐 널 사랑했어. 만약 다른 누군가가 나만큼 널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냥 사랑하게 내버려둬. 그냥 그렇게 하면 돼. - 크리스티"

"지미한테 벌써 말했지만 전 일생 동안 중심점을 찾아 헤맸어요. 지미와 제가 서로에게 중심점이 되어 주기를 바라요."


책을 덮는 순간까지 그들이 성숙했거나 크게 변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지미와 크리스티가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서로 너무나 사랑하는 연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사랑이 쉽니? 절대 아니다.


"사람들은 실제로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랑은 괴로우니까. 사랑은 다이아몬드 같다. 겉으로 보면 예쁘다. 하지만 그 안은 딱딱하고 모나고 날카롭다. 진심으로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과 단지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을 결코 혼동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통스럽고 실망스러운 일이다. 유일하게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소풍가듯 유쾌하고 가볍진 않으리라."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왜 미친 듯이 사랑 속으로 빠져드는 걸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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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평전
고은 지음 / 향연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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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가면 이중섭 미술관이 있다.

실제로 이중섭의 원작은 거의 없고 대부분 복사본이지만

2층에 따로 전시되어 있는 이중섭 친구들의 그림이 꽤나 볼만하고

무엇보다 미술관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제주바다와 좌우를 나란히 하고 있는 두개의 섬.

이중섭이 보고 느끼고 숨쉰 가장 행복한 시절의 제주 바다가 그대로 보인다.

 

다행이다.

먼저 이 책을 읽기 전에 리움에서 열린 '이중섭 드로잉전'을 먼저 봤다.

그림을 먼저 보고 도슨트 프로그램에서 설명을 들었으며,

제주도 이중섭 미술관에서 미술관 지기의 설명과 편지글을 먼저보고.

그리고 나서 고은의 이중섭 평전을 읽어서 정말 다행이다.

 

그래서 책으로만 만나서 고은의 생각대로 이중섭을 그리기 전에,

내 눈과 마음에 이중섭의 그림을 먼저 담아둘 수 있었고,

각자가 다르게 말하는 이중섭을 보았다.

그리고나서야 내 안에서 비슷한 점과 다른 점들을 솎아 낼 수 있었다.

 

고은의 이중섭 평전은 그런 이중섭의 발자취를 쫓은 되밟기 소설이다.

그런데 시인이라서인지 문장이 시적이다. 시적이라는 것은 소설체처럼 쉽게 읽히지 않는 다는 뜻도 된다. 그래서 문장에 익숙해지려면 시를 읽듯이 다시 곱씹어보고 의미를 되새겨야 겨우 들어온다.

그래도 재미있다. 고은이 발견한 이중섭.

 

그리고 다시 든 생각은 다른 책을 더 읽어보아야겠다는 거다.

이중섭이 쓴 글들. 그리고 그의 그림들을 더 보고.

각각의 그림들을 다시 조각조각 맞춰보고 싶다.

똑같은 모습으로 다시 나오지는 않더라도

그렇게 가다보면 인간 이중섭의 진실에 어느 정도는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의 소는 소가 아니라 소의 종교였다. 많은 화가들이 그의 아류로 소를 그렸으나 그것은 소와 소의 진정한 작가 사이를 헤매는 모방자에 지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중섭이 곧 소였기 때문이다. "(32p)

 

강임룡은 말하고 있었다. " 그분은 자세히 바라보면 사람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한번은 술을 마시고 내가 폭언을 했어요. 이 피난민 새끼!라고. 그러나 그는 투명한 소주가 반쯤 남아 있는 술잔을 아주 따뜻하게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한참 뒤에 그분은 조용하게 웃었습니다. 나는 그뒤로 그분이 두려워졌습니다. 내가 입은 옷이 너무 비싼 옷이어서 그분의 남루한 옷을 생각하고 갈기갈기 찢어버렸스니다.

 

1주기의 1956년 9월에, 그를 따라서 죽기 전의 젊은 조각가 차근호가

고인의 가족화를 새긴 1급의 묘비가 오석으로 만들어졌다.

비석에는 '화백 이중섭지묘'라고 새겨져 있다.

중섭은 죽었다.

그리고 중섭의 그림은 세상에 남아서 떠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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