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보다 먼저 아이 눈에 띈 것은 책하고 같이 온 선물 <종이 인형 연극 세트> 책 속 캐릭터들을 오려서 가지고 놀 수 있도록 들어 있는데, 예윤이는 책을 읽기도 전에 가위를 가져와 인형들을 오리기 시작했다.
한참 가지고 놀고 나서야 "엄마! 이제 책같이 읽자!" 하고 달려온 예윤이. 그리하여, 읽기 시작 한 <봉지공주와 봉투왕자>
제목이 재미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물건인데다 아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겠다 싶은 그림책이었다.
책의 시작에 왜, 이 책의 제목이 <봉지공주와 봉투왕자>가 되었는지 알려주는 짧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서로 사이좋게 지내던 비닐봉지와 종이봉투들. 둘은 한마음으로 '불'을 조심하고 '가위'라는 짐승을 두려워하며, 차갑고 뾰족하고 날카로운 것들을 경계했는데 어느 날부터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결국엔, 꽝! 두 나라로 쪼개지고 말았지. 그런데, 비닐봉지 공주와, 종이봉투 왕자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으니.....둘로 쪼개진 나라에서 원수로 만나야만 했던 봉지공주와, 종이봉투의 사랑 이야기되시겠다.
두 나라로 쪼개져 서로를 만날 수 없게 된 봉지공주와 봉투왕자는 서로를 그리워하면 하루하루를 보냈다.
흥미진진하다. 옛날이야기 들려주듯 아이한테 읽어주니 아이도 집중, 집중. 물론, 아직 '사랑'이라는 걸 이해하기 어려운 예윤이는 왜 둘이 저래야 하는지 고개를 갸웃갸웃 ㅋㅋ 이야기를 다 이해하지 못해도, 그림이 실감 나고,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끝까지 둘이 깔깔거리면서 읽을 수 있었다. 마지막에 봉투왕자와 봉지공주는 어떻게 되었는지, 두 나라는 화해했는지.. 결말은 책을 읽을 다음 독자를 위해 남겨두는 걸로. 왜 결국, 분리수거 대마왕은 의문의 1패를 당한 것처럼 느껴지는지 ㅋㅋ 이 책을 함께 읽은 날이 아파트 분리수거 날이라, 아이랑 같이 나가는데 "엄마! 분리수거 대마왕이 있어!!"라고 소리치고.. (그건, 주민들이 분리수거를 잘 하고 있는지 나와서 보고 계시는 경비 아버님을 일컸는 말이었으니..;;) 예윤이한테, 봉지랑, 봉투랑 어떻게 나눠서 분리수거를 해야 둘이 싸우지 않는지 이야기해주니 "알겠어, 알겠어" 란다. 자기 전에 오려 둔 봉투왕자랑 봉지공주 종이 인형 연극 한 번 더 해주고, 이 책 역시 아이 유치원 가방 속으로 쏘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