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의 꿈, 서른아홉의 비행 - 파일럿 조은정의 꿈을 이루는 법
조은정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 그리고 가장 두려워하는 단어가 꿈과 열정이다. 그래서 처음 책을 받았을 때, 설렜고 그만큼 겁이났다.

열심히 자신의 삶을 살아낸,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늦지 않았어. 다시 시작하는거야'라는 마음을 갖게 될 거란 기대감에 설렜고, 그와 함께 현재의 게으른 내 모습을 바로 마주하게 될까봐 두려웠다.

 

스물 아홉. 서른을 앞두고 앞으로 내가 살아가게 될 삼십대를 그려본 적이 있다. 그때 내가 그릴 수 있는 그림은 내 앞에 닥친 현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내가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 나름 안정적이었던 직장. 늘 새로운 삶을 꿈꿨지만 언제나 내 발은 현재의 땅을 밟고 서 있었다. 만약 그 때, 좀 더 내 삶에 대해 적극적이었다면 어땠을까. 지금쯤 내가 꿈꾸던 삶에 조금 더 가까워지지 않았을까.

 

디자인을 전공하고 호텔리어로 안정적인 삶을 살다가 새로운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 그녀의 이야기는 그래서 특별하게 다가왔다. 담담하게 이야기 하고 있지만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녀가 보내야 했을 무수히 많은 노력의 시간들, 포기해야 했을 안정적인 환경들, 극복해야 했을 주변의 우려섞인 말들, 혼자 견뎌내야 했을 외로움의 시간들이 전달 되는 것 같았다.

 

꿈이 없는 사람도 없고, 목표를 세우지 않는 사람도 없다. 다만 그것을 매일 생각하는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얼마만큼 노력하는지, 낯선 곳으로 걸어 들어 갈 용기가 있는지, 얼마나 절실한지, 그 양과 깊이가 다를 뿐.

어쩌면 기세등등하게 시작했다가 처음 만나게 되는 장애물 앞에서 그래, 이럴 줄 알았어. 하고 주저 앉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고.

 

삶이 늘 선택의 연속이라는 걸, 그리고 그 선택에는 꽤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깨닫는다.

미술선생님을 꿈꾸던 아이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청년으로 다시 호텔리어의 삶으로 그리고 파일럿의 삶으로 그녀를 이끈 것 역시 어떤 순간마다 정확하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선택할 수 있었던 그녀의 용기.

용기를 낼 수 있었기에, 본인 스스로 선택한 삶이었기에 더 부지런히 달려 갈 수 있었을 거다.

 

내가 늘 어떤 선택의 순간에서 나 자신을 제일 앞에 두지 못했던 것이 이 이야기를 읽는 내내 스스로에게 미안해 졌다.

 

마음 속 깊숙이 담아 둔 '꿈'을 다시 꺼내 본다. 그리고 소리내서 이야기 해 본다.

알고 있다. 나 역시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읽을 많은 사람들 역시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 바로 시작하면 된다는 것을. 그녀가 우리에게 해주는 그녀의 이야기는 곧, 나와 당신들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잊지 않고 싶다.

 

그녀의 말처럼, 천둥 번개를 견디고 나면 새로운 태양이 둥글게 떠오를 테니까.

 

[나는 비행을 하면서 늘 보고 느낀다. 아무리 비가오고 바람이 불어도 일단 비구름을 뚫고 올라서면 눈이 부시도록 파란하늘이 펼쳐진다는 것을.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지금 당신이 걱정하고 있는 그 비구름을 뚫고 올라서면 분명 파란하늘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지금 너무 힘들고 꿈도 멀리 있는 것 같지만, 천둥 번개를 견디고 나면 새로운 태양이 둥글게 떠오를 것이다(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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