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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경영학 - 당신의 비즈니스를 위협하는 경영학의 진실
매튜 스튜어트 지음, 이원재.이현숙 옮김 / 청림출판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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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경영이란 용어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정확한 경영의 의미를 잘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대충의 뜻은 알겠지만 학문적으로 접근하며 질문을 한다면 꽤 고전할 것이다. 인터넷에 나와있는 사전적 의미는 ‘기업의 조직과 관리 운영에 관하여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개별적인 학문, 기업의 형태. 구조. 존립 조건 따위를 분석. 해명하고 당면 문제의 해결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되어 있고 백과 사전에는 ‘통계적인 의사 아래에서 일정한 계속적 시설을 기초로 하여 활동하는 조직체의 구조와 행동의 원리를 연구하는 사회과학이라고 정의 되어 있었다.무척 광범위하고 이것이 경영학이다라고 꼬집기 애매한 표현인 것 같다. 하지만 기업이라는 곳에서 쓰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 왜 저자는 경영학이 위험하다며 경고하며 경영학계에서는 알아주는 대가들을 신랄하게 비판하였을까? 천지가 개벽할 만한 뭔가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가장 먼저 비판 대에 오른 사람은 경영학의 시조라고 불리는 프레더릭 윈슬로 테일러이다. 이는 테일러 시스템을 도입하여 경영에 과학적 관리 기법을 도입한 인물로 경영학계에서는 독보적인 존재이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었던 노동자의 과업을 과학적으로 결정하기 위한 시간 연구를 하여 확정시켰고, 과업의 달성을 자극하기 위하여 성과급제를 도입하였고, 계획 부문과 현장감독 부문을 전문화한 기능별 조직들을 축으로 한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경영자의 경영성과에 혁신을 가져왔다. 이런 성과가 있는 그가 왜 비판을 받아야 하는가 의문을 가졌지만 곧 그 의문이 풀렸다.
저자는 테일러의 실험에 문제도 있었고, 그 실험이 사실이 아닌 허구였다는 것이다. 저자의 지적대로 테일러가 스톱워치를 가지고 일정한 체격을 갖춘 노동자를 선별하여 과업을 완수 하도록 한 실험이었다면 매우 모순이 있을 뿐 아니라 인간을 도구화 시킨 것이 도덕적으로 큰 오류인 듯싶으나 학문적으로나 경영적으로 본다면 테일러 시스템은 경영학의 발전에 큰 토대가 되었다는 사실만 본다면 크게 비판 받을 일은 아닌 듯 싶다.
두 번째 비판 대에 오른 사람은 최초로 인간 중심 경영을 시작한 엘턴 메이오란 인물이다. 이는 노동시간 단축, 휴식시간 확대, 간식제공 등 노동여건을 개선해 주면 생산성이 향상된다고 믿고 있었으나 호손 실험을 통한 결과 생산성 향상은 노동여건과는 문제가 없고 심리적 안정감이나 사내 친목관계, 비 공식 조직, 친목회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이는 테일러적 관점 즉 노동자를 도구로 보는 관점에서 사회적, 인간적 관점으로 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메이오를 비판한 것은 호손실험을 하기 전 결과 이론을 미리 만들어 놓고 실험을 실시 함으로써 그 실험이 조작된 것이다. 즉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하고자 실험을 조작한 것이다. 물론 테일러와 마찬가지로 도덕적으로는 지탄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최초로 생산성과 인간 심리학을 결합한 실헙으로 인간을 도구로 보지 않고 인간으로 봤다는 점은 높이 살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세 번째로 비판 대에 오른 사람은 전략이란 말을 경영에 최초로 접목하고 전략경영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고르 앤소프라는 인물이다. 전략경영이란 미래의 불확실성을 극복해 줄 요량으로 생긴 학문이며,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의사 결정을 내는 지침으로 각종 의사 결정은 기회주의적 요인에 의한 수단 선택의 성격을 갖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제품시장 분야, 성장벡터, 경제상의 이점, 시너지로 분류하였다. 하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일을 과학적으로 해석하며 예측할 수 있겠는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경영학 측면에서 효과가 있을 듯 보인다. 하지만 앤소프 자신도 록히드에서 자신이 세운 전략에 따라 실천하였으나 기획이 실패했다. 또한 저자는 기업이 전략기획을 통하여 성과가 특별히 뛰어나다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고 비판하였다. 전략을 살펴보면 과거의 사건들은 100% 정확하지만 이 것을 미래에 적용하다 보면 거의 대부분 실패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략경영이 25년간 유지되어 오다가 헨리 민츠버그에 의해 ‘전략은 계획될 수 없다.’는 주장으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 비판 대에 오른 사람은 인간주의 경영을 핵심으로 삼은 톰 피터스라는 인물이다. 그나마 앞의 세 인물보다 개인적으로 가장 잘 알고 있다. 현재 생존하고 있는 최고 경영의 대가로 칭송 받는 인물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의 저서 초 우량 기업의 조건에서 두가지 오류를 지적하였는데 첫째 신뢰할 만한 비교 그룹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이고 둘째는 상관관계와 원인관계 사이의 기본적인 혼동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책에서 소개한 43개 회사 중 15개사는 목록을 만드는 과정에서 무시되었고 20여개사는 대충 검토 되었고 7개 회사만 심도 있게 토론 되었는데 언론에 노출된 수준이었고 이 데이터도 조작된 데이터였으며, 책이 발표된 2년 후 이 중 절반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으며,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저자로 유명한 짐 콜린스 조차도 조작된 데이터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서글프다. 개인적으로 짐 콜린스를 무척 좋아했는데 ……. 즉 톰 피터스가 대중의 호기심을 만족시키며 경영의 대가가 되자 뒤를 이어 짐콜린스는 기업활동에서 위대함 찾기로, 마이클 해머와 제임스 팸피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으로, 기레 하멜은 비즈니스에 대한 조언과 전략으로, 찰슨 핸디와 스티븐 코비는 개인과 조직문제로, 잭 웰치와 같은 성공적인 경영자 출신 대가들은 자신의 성공으로 다양한 조언을 늘어 놓았지만 초 우량기업의 조건의 아류라고 폄하하였다. 물론 이론과 현실이 맞지 않다는 것은 인정 하지만 그것이 다 쓸데 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저자는 철학을 전공하고 경영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자신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하고 느낀 점들을 자서전적 성격으로 서술하며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경영대가들의 이론들을 분석하고 불합리한 부분을 비판하였다. 철학도 입장에서 그들은 어쩌면 샤머니즘의 무당쯤으로 보여 졌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학자로서 비판 받아야 될 부분이 많다. 하지만 경영학 측면에서 보면 그 비판이 모태가 되어 경영학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사물을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참이 되기도 하고 거짓이 되기도 한다. 세상의 그 무엇도 완전무결한 것은 존재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컨설팅 업무의 부당함에 대해서는 저자의 말에 100% 공감하는 바이다. 사실 그렇게 생산적이지도 않는 일을 가지고 천문학적인 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한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이런 행태의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특히 미국의 경우 자기계발 전문가들이 수없이 많이 존재하며 이들은 대부분이 백만장자의 대열에 올라있다. 결국 저자가 톰 피터스를 비꼰 것처럼 이들은 훌륭한 말솜씨와 일반인들의 혼을 쏙 빼놓는 글 솜씨로 현혹시킨 것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삼일회계법인이라는 곳에서 세무컨설팅을 하려고 하다가 엄청난 수수료 때문에 포기했던 일이 생각난다. 우리 같은 제조 회사에서 그 만큼의 순이익을 내려면 전 직원이 거의 4개월 동안 매달려야 할 일을 회계사 몇 명이서 2주안에 쏙 빼간다니 너무 거품이 심해 보였다. 특히 인적 용역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보수가 너무 비싸다. 어쩌면 경제가 발전하면서 물가상승률에 의하여 저절로 편승해 가는 행태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절대 대적할 수 없었던 경영의 그루들을 과감하게 비판하는 이도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세상의 정의라는 것은 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지하였다. 그러므로 죽을 때 까지 지속적으로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