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보완심 緩步緩心 - 느리지만 꾸준한 걸음으로 느리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김경집 지음 / 나무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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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緩느릴완 步걸음보 緩느릴완 心마음심 - 사회가 급변하면서 나타난 빨리빨리 주의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들린다. 천천히 걸으며 마음의 여유를 찾자는 말 같은데 사회가 너무 빠르게 성장하다 보니 동 시대를 살아가는 지구인(?)들은 뒤조차 돌아다 볼 여유가 없다. 그래도 과거의 지구인들은 물질적인 궁핍은 있었지만 마음속의 일말의 여유는 있었다. 그것이 사람 사는 냄새였던 모양이다. 그래서 과거를 그리워하고 옛 동무들을 떠올리며 회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주변에서 사람 사는 냄새가 없어졌을까?

아마도 산업혁명이 과도기였을 것이다. 그 시점을 중심으로 엄청난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물질이 정신을 지배하며 지나친 성과주의로 변해버린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급속한 산업화 물결 속에서 물질적인 풍요는 이루었으나 정신이 궁핍한 삶을 살아가게 된 것이다. 정신 없이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쉬어가라면서 마흔두 개의 쉼터를 던져 주었다.

개인적으로 첫 번째 장에서는 멀리 가는 사람은 달리는 사람이 아니라 걷는 사람이다.’라는 첫 번째 글이 가슴에 와 닿는다. 내가 살아온 자취가 아마도 주마간산처럼 살아오지 않았나 싶다. 그렇고 보니 개인적으로 여유를 가져본 적이 있나를 생각해 보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비단 나뿐만 그런 건 아닐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문제일 것이다.
근육질의 단거리 육상선수들과 마라톤 선수들이 마라톤 시합을 할 경우 단거리 육상선수가 마라톤 선수를 절대 이길 수 없고 또 반대 상황에서도 그렇듯이 목적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물론 빨리 가는 것이 나쁘고 멀리 가는 것이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금까지 정신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으니 이제는 자신이 살아온 뒤도 한번씩 되돌아 보고 여유를 갖자는 의미인 것 같다. 참 쉬운 말 같지만 실행이 쉽지 않은 말이다.

두 번째 장에서는 물과 기름도 섞일 수 있다.’ 라는 말이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과학적 이론을 알게 되었다. 물과 기름이 섞일 수 없는 것은 중력 때문이며 중력을 없애면 물과 기름은 섞인다는 것이다. 우리가 발전하려면 약간의 대립과 갈등, 또는 경쟁을 통해 성장해야겠지만 심각한 대립 각이나 반대를 위한 반대는 오히려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염소와 나트륨 자체로 인간의 몸에 들어오면 치명적이지만 둘이 합쳐서 몸에 들어 오면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되는 소금이 되듯이 소통을 하고 조금씩 양보하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세 번째 장에서는 길을 아는 사람에게 묻지 말고 당신처럼 길을 찾는 사람에게 물어라.’라는 글이다. 이 말은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라가 한 말이라 한다. 얼핏 들으면 말에 오류가 있어 보이지만 옛말에 과부사정은 홀아비가 안다는 말이나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그 아픔을 알 수 있다는 말의 의미도 있지만 여기서는 익숙한 것들과 이별을 할 때 비로소 배우고 얻는 것이 많아 진다는 의미이다. 어느 기업을 가나 화두가 혁신이다. 하지만 혁신은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혁신이란 고정관념에서 탈피될 때 창조가 나오고 혁신이 나오는 것이다.

네 번째 장에서는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라는 노자의 가르침이다. 상용과 노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글을 쓴 사람이 폼 나게 썼겠지만 옛 사람들의 지혜는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어디서 그런 해학과 머리 속에 쏙 들어오는 표현을 할 수 있었는지? 결론은 서둘지 말고 지나치게 강해지려고만 하지 말고 조금씩만 더 부드러워질 수 있으면 그 만큼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골프 스윙도 힘 주고 멀리 보내려고 하는 것 보다는 부드럽게 아크를 그리면 훨씬 볼도 정확하게 맞고 멀리 날아간다.

다섯 번째 장에서는 행복을 주면 행복이 온다.’라는 말이다. 행복이란 자의적이고 주관적이라 본인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행복한 것이다. 모든 인간은 행복해 지기 위해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행복의 기준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타인이 행복지수를 평가할 수 없고 수치화 할 수도 없다. 어떤 이는 물질적인 풍요가 행복일 수 있고 어떤 이는 남이 행복해 하는 것을 보고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 후자가 많아 질수록 우리 사회가 행복한 사회가 아닐까요?
 
마지막 장은 동기간의 우애, 부모님의 사랑, 배우자와 사랑 등이 소개된다. 개인적으로 세 가지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가 급변하면서 불륜, 패륜이 심심찮게 언론에 보도 되고 있는데 이는 물질 만능이 가져온 역효과인 셈이다. 이 세 가지의 사람을 보면 기본적으로 자기의 희생이 감수 되어야 한다. 희생이라 하여 커다란 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조금만 양보하면 상대방이 다가 온다는 뜻이다.

42가지 사자성어에 맞춰 아주 적절한 지혜가 들어 있다. 저자가 인간학 교수라 그런지 다방면으로 유익했다. 하지만 우리가 자주 쓰지 않는 용어와 약간의 오타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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