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1~2 세트 - 전2권
수영.전성민 지음 / 루이앤휴잇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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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처음 시작할 때 프로가 하는 말이 몸에서 힘을 빼라고 한다. 그 다음 하는 말이 거리에 욕심내지 말고 방향을 먼저 생각하라고 한다. 모든 운동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골프는 규칙상 OB가 나면 2타가 더해지기 때문에 아무리 먼 거리를 보냈더라도 좋은 점수가 나오기 어렵다.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힘을 빼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삶 속에서 여유를 찾으라는 말이고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하는 것은 개인의 궁극적인 목표인 행복에 도달하게 하기 위해서 다른 길로 돌아가지 말고 지름길을 선택하여 소모하지 말라는 뜻이다.

문제는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객관적인 행복의 기준을 나름대로 국어사전에서 발췌하였다.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한 상태' 문장 상 재산이나 건강, 나이에 대한 기준은 전혀 없다. 결론은 재산이 없어도 건강하지 않아도 나이에 관계없이 내가 내 생활에 만족하고 기쁨을 찾을 수 있으면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개인적으로 물질적 만족 보다는 정신적 만족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준을 더하기에 맞추느냐 빼기에 맞추느냐에 따라 다르다.

현대인 대부분이 성공이나 행복의 기준을 더하기에 맞춘다는 것에 회의감을 가져본다.

 

성공한 사람들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워런버핏, 빌게이츠, 스티븐 잡스, 아만시오 오르테가, 카를로스 슬림, 잉그바로 캄프라드 등은 더하기로 성공한 사람들로 세계 부자 순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과연 더하기만 성공이고 이것만 있으면 행복할까?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라고 말한 성철스님이나 무소유를 주장한 법정스님, 자신을 불태우지 않고는 빛을 낼 수 없습니다. 빛을 내기 위해서는 자신을 불태우고 희생해야 한다고 했던 김수환 추기경님, 오늘이 살아 있는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면서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라는 이해인 수녀님 등은 빼기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성공한 수많은 사람 중 우리는 누구를 멘토로 삼을 것인지 결정하고 그의 삶을 실천하면 자연스럽게 행복해 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더하기냐 빼기냐가 문제다. 빼기는 생각만 있으면 누구나 실천이 가능하다. 하지만 더하기는 생각이 있다고 해서 가능 한 것은 아니다.

 

성인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칼로리가 2,000 ~ 2,500kcal라고 한다.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이 권장 칼로리 보다 많은 량을 섭취한다. 그렇다 보니 과거에는 없는 질병들이 나타나고 있다. 다다익선이라면 많이 먹는 것이 좋겠지만 모든 병의 원인을 살펴보면 배출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병이 발생된다. 자연을 보면 순환의 법칙이 있듯 인풋 아웃풋이 조화를 이룰 때 생태계가 원활한 작용을 한다. 하지만 인풋이 많거나 아웃풋이 많을 경우 어떤 경로로든 문제가 생긴다. 인간의 삶 또한 이와 똑 같다.

백 년도 못살면서 천 년을 걱정하는 사람보다는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어 삶을 주도하는 합리적인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고 훨씬 행복하다. 삶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내가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가? 남들은 yes라고 할 때 난 no라고 할 수 있는가? 나만의 무기는 무엇인가? 내가 필요로 하는 것에 죽도록 매진해 봤는가? 등등 나한테 질문하고 자답 해서 그렇다면 주인인 것이고 그렇다 않으면 손님이 아닐까?

 

어떤 이의 삶이다. 40대 중반이며 두 아이를 가진 가장이고, 천신만고 끝에 대학을 졸업하고 많은 직업과 직종을 거쳐 현재는 중소기업의 CFO로 근무하고 있다. 보통의 경우 이런 삶을 보고 성공한 삶이라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현재에 만족하고 있으면 행복한 삶이 된다. 1년에 백 여권의 책을 읽고 리뷰를 하고, 퇴근 후 2시간씩 자기계발을 하며, 11년 후 은퇴를 계획하고 있다. 자기계발 활동은 은퇴 후 즐길 수 있는 것을 선별하여 배우고 있다. 배움의 수준이 낮으면 나 혼자만 즐거울 것이고 배움이 수준이 높으면 재능 기부를 통해 나와 상대방이 즐겁게 될 것이다.

굳이 많은 재산이 아니더라도 성공할 수도 있고 행복해 질 수도 있다. 삶의 방향을 잘 잡은 것 같다. 고로 나는 행복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뻔한 이야기 이지만 실천하지 못한 사람이 많고 실천했다가 초심을 잃고 방황할 때 좋은 길잡이가 되기 때문이다.

이번 골프에는 힘을 최대한 빼고 거리가 아닌 방향으로 좋은 스코어를 노려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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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4 - 4부 2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4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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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신분제도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철폐되었지만 이후 자본주의를 채택하면서 자본가가 신분의 최상위 계층으로 도약하였다. 과거 양반계층들은 정규 교육을 받았기에 인간으로써 최소한의 도리는 지키려는 경향이 있는데 반해 천민이나 상민들은 교육을 못 받았기 때문에 본능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양반이 상전으로 있을 때 보다 상민이 상전으로 있을 때 아래서 일하는 사람들은 더 힘들기 마련이다.

여기서 묘사된 대표적인 인물이 두만이다. 상전의 도리를 알기 전에 재물이 모아져 상전의 위치에 있었으나 그의 행실은 영락없이 김평산이나 삼수 같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는 말이 있듯이 두만을 보니 옛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길노인의 생일날에 윤도집의 아들 윤필구, 길노인의 아들 길막동, 연학, 도솔암의 주지 소지감, 운봉 양재곤의 조카 해도사(성도섭), 조만손이 손지두의 아들 손태산, 관수, 송안거사, 강쇠가 회합하였는데 소지감을 처음 본 강쇠는 끌어들인 관수에게 주먹 다짐을 하지만 소지감과 동지적 관계를 맺는다. 많이 배웠다고 나라를 더 사랑하는 것이 아니듯 어려운 처지에 있으면서 행동하는 이런 사람들이 있었기에 현재의 우리가 있는 것이다. 과거나 현재나 있는 사람들은 왜 민초들의 삶이나 국가 그런 것에 관심이 없을까? 선거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과연 그들이 국가나 국민을 위해 얼마나 노력할까? 행동으로 보이지 못하고 말로만 떠들어 대는 놈들 짖지 못하게 성대 수술을 시켰으면 좋겠다. 국민이 양비론자가 되고 싶어서 되는 게 아니라 자기들만의 잔치에 놀아나고 싶지 않은 것 뿐이다. 이 개xx들아!

이곳 저곳에서 독립운동에 매진하고 있는데 그 사상을 뿌리를 살펴보면 민족주의, 공산주의 , 무정부 주의, 세계주의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각 주의의 사상을 알아 보고자 한다.

민족주의는 민족에 기반을 둔 국가의 형성을 목표로 하는 정신이나 정책 또는 그와 관련된 일체의 행동을 말한다.

공산주의는 사유재산의 부정과 공유재산제도의 실현으로 빈부의 차를 없애려는 운동을 말한다.

부정부주의는 모든 제도화된 정치조직이나 권력 그리고 권위를 부정하는 운동을 말한다.

세계주의는 이성을 공유하는 것으로 전 인류를 동포로 보는 운동을 말한다. 민족주의의 첫째 조건이 세계주의와 비슷하다.

부와 명예를 마다하고 떠난 명희는 자살 기도 후 살아나 이혼하고 여수에서 전도사업을 하고 있는 길여옥의 도움으로 통영에 있는 보통학교 임시교사로 재직한다. 찬하는 명희의 소식을 듣고 인실과 오가타 지로와 함께 명희를 찾아 가지만 매몰차게 몰아 붙이는 바람에 도망치듯 일본으로 건너 간다.

한편 인실은 오가타를 방패 삼아 결혼을 미룬 채 조용하가 운영하고 있는 야간학교의 교사로 재직하면서 방직공장 직공의 부당함을 조용하와 상의 하는 등 자신의 힘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몸을 사리지 않고 여장부 다운 면모를 보여줘 무늬만 남자랍시고 거들먹거리는 것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오카타 지로는 찬하의 요청으로 그의 별장에서 술을 마시다 형 용하와 그의 친구 제문식과 합석하나 물과 기름처럼 각자의 입장만 반복하다가 인실을 찾아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송관수 집에는 영광과 좋아 했던 강혜숙 어머니가 와서 집 나간 딸 찾아 내라고 강짜를 부린다. 보통학교를 졸업했고 영특했던 영광은 강혜숙과 좋아하는 사이였는데 백정의 자손이라 하여 집안에서 반대하는 바람에 영광은 일본으로 건너갔고, 혜숙은 집을 나간 모양이다. 이에 관수는 딸 영선을 데리고 강쇠네 집에 가서 강쇠아들 휘와 결혼을 시킨다. 백정의 자손이라 하여 마땅한 혼처도 없고 본인 또한 경찰에 쫓기는 신세라 하나씩 해결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한복이가 관수에게 자기 아들 영호와 영선을 맺어 주자는 말만 했었어도 둘이 이어질 듯 싶었는데 그 말을 삼키는 바람에 영선과 휘가 맺어져 버렸다.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도 말이나 글이나 행동으로 표현 되었을 때 그것이 실현 가능한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주막집 영산댁은 나이가 들어 병에 들자 양녀로 들인 숙이 시집 보낼 생각을 하며, 한복이 아들 영호를 염두 한다. 서희 아들 환국이 숙이에게 관심을 가지지만 둘이 이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숙이의 아버지는 사당패 박재수이고 남동생은 뭉치인데 아버지는 지리산에서 죽고 동생은 해도사가 주어서 기르고 있다.

 

당시 상황이 매우 어수선해 보이고 정신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나름대로 정리가 잘 되어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토지가 대단한 작품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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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3 - 4부 1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3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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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리 장사로 위장한 강쇠는 길을 가다 일본 놈 자전거에 치어 다쳤건만 오히려 파출소에 끌려가 며칠 동안 시달림을 당하고 풀려난다. 강쇠만 억울한 것은 아니고 식민지 백성 전체가 설움을 당해야 했다. 농민들은 잡초처럼 뽑혀 나가면서 굶주렸고, 돈이 있어도 빌어 먹는 시늉을 해야 하는 삶이었다. 이것이 백성들이 원하는 삶이었을까? 귀족 칭호를 받고 떵떵 거리는 조용하를 비롯한 기득권들은 나라가 있어도 건재하고 나라가 없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 도대체 이런 법이 어디 있단 말인가?

이러니 민초들의 삶 자체가 한이 아니겠는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있는데 송관수나, 주갑이, 석이, 조병수 같은 인물은 한을 한으로 풀지 않고 대의에 동참하여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켰다.

많이 배우고 실천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많이 배우지 못했더라도 타인을 위하고 대의를 가지는 것이 훨씬 아름다운 일이다.

평사리의 정신적 지주 겸 실제 지주였던 서희는 타인의 눈에 비춰졌을 때는 깐깐하고 대차며 피도 눈물도 없이 강해 보이지만 내면은 남편이나 장성한 자녀에게 조차 기대 할 수 없는 외로운 존재였다. 남편인 김길상은 대의를 위한다는 명목아래 처자식을 방치한 상태였으므로 실감할 수도 없고 환국이나 윤국 또한 가문유지나 재물에는 관심도 없고 자신의 색깔을 가지려는 것을 서희는 두려워 하는 것 같다. 기업 오너와 똑 같다. 사장은 고독하고 외로운 존재라고 했는데, 일본 순사들 조차 함부로 어찌할 수 없는 인물이었지만 서희는 외롭고 고독했다.

인간은 익숙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미지의 것에 대한 동경도 갈망한다. 조용하는 귀족으로 중인인 명희가 그리 탐탐하진 않았지만, 명희의 꺾일 줄 모르는 자존심과 흐트러짐 없는 태도에 매력을 느꼈고, 그보다 큰 이유는 동생 조찬하가 명희를 좋아하는 것을 못 견디어 하는 것 같다. 명희가 계륵인가? 내가 가지기엔 좀 부족하고 남 주기엔 아깝고 .....ㅋ 하지만 용하는 임명빈을 불러 이혼을 하겠다고 통보하고 명희는 동의하고 여수에 있는 길여옥을 찾아가 안정을 되 찾는다.

일본인 오가타는 육군 소장으로 퇴역한 백부 겐사쿠가 자신의 딸 지에짱과 결혼하고 자리를 잡으라고 하자, 그는 은실을 잊지 못해 결혼을 거부하고, 중국으로 떠난다고 통보하고 누나 유키코집을 향하는데, 조카 시게루로 부터 이순철과 길상의 아들 환국이 이야기를 듣는다.

일본 상류사회는 혈종을 중시 하기 때문에 근친혼이 유효했던 것 같다. 왕족 사회였던 영국에서도 그랬고, 우리나라는 신라의 경우가 근친혼을 했었다. 이종교배가 강한 종을 만든 다는 사실을 몰랐던 모양이다.

지식인이라면 모르는 것을 공부해야 하고 공부해서 알았거든 실천해야 하는 것이 지식인의 길이다. 이런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국가는 성장한다. 정부 정책에 사사건건 시비 거는 것도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국민을 위한 정책보다 기득권 자신들을 위한 정책이 될 때 국가발전 저해 정도가 아니라 국가 존폐의 기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좋겠다.

신간회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대충은 알고 있지만 신간회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민족 유일당 민족협동전선이라는 표어 아래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민족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이 제휴하여 창립한 민족운동단체이다. 안재홍, 이상재, 백관수, 신채호, 신석우, 유억겸, 권동진 등 34명이 발기 하였다. 관수, 동진이라는 인물이 낯 익다. ㅋㅋ

이들의 정책은 첫째 조선민족의 정치적, 경제적 해방의 실현, 둘째 전 민족의 현실적 공동이익을 위하여 투쟁, 셋째 모든 기회주의의 부인 이었다. 그러나 주요 직책을 민족주의 진영에서 주도하는 바람에 사회주의 진영의 불만이 쇄도 하였다. 이렇게 내부적 갈등은 있었지만 언론, 집회, 결사, 출판의 자유 쟁취, 청소년, 여성의 평형운동 지원, 파벌주의. 족보주의 배격, 동양척식회사 반대, 근검절약운동 전개 하면서 일본까지 세력을 확장하여 4만 여명의 회원을 확보하였다. 이에 일제 탄압이 거세 지면서 독립운동을 위한 민중대회 계획이 발각되면서 조병옥, 이관용, 이원혁 등 주요인사 44명이 체포되면서 신간회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 나라를 빼앗겼음에도 불구하고 이전투구 하는 것을 보면 누군가가 우리나라 국민성을 표현하기를 '모래알'이라고 했는데 딱 들어 맞는 장면이다. 이로 인하여 조선중앙기독교청년회에서 대의원 77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소결의를 하면서 발족한 지 4년 만에 해산되었다.

공동의 목표가 있으면 목표에 도달될 때까지 협력하고 목표에 도달 후 아전인수를 하던 이전투구를 했었어야 하는데 목표가 도달되기도 전에 밥그릇싸움이 시작되었으니 모임이 잘 될 턱이 없었다. 우리나라 현재 상황에 이와 다르지 않다. 대의를 위한 일에 사익이 들어 가서는 절대 안 된다. 범인들은 다 아는데 왜 높은 사람들은 그걸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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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2 - 3부 4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2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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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는 전지적 작가 시점인데 800여명 등장인물의 성격을 각기 다르게 묘사한 부분이 저자의 노고에 존경을 표시 할만하다. 토지 이전에 조정래라는 작가의 저서를 먼저 읽은 탓에 머리 속에는 조정래 선생만 대단하다고 생각 했는데 박경리 선생 또한 그분 못지 않는 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강쇠는 환이의 원수를 갚고자 지삼만을 살해하기 위해 짝쇠와 함께 회당에 숨어 드는데, 지삼만이 심복들에게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지삼만을 살해한 사람은 지서방 이였지만, 그 뒤에는 흉계가 숨어 있었다. 지서방은 월궁이라는 여자에 흑심이 있었고, 임가는 청일교 재산을 받기로 되어 있었다. 이는 전주 부자의 사주에서 비롯된 것인데 각자 노림 수가 따로 있었고 지삼만이 측근들을 인정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로 보인다.

국회의원이 돈을 받아 먹더라도 운전사를 인간적으로 대했더라면 그 말이 밖으로 새지 않았을 텐데 분배가 원할지 않아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선거 때가 되면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며 국민의 신발이라도 핥을 기세더니 막상 국회에 입성하면 자기 발톱에 때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꼬라지를 보고 있노라면 복장이 터지고 염라대왕은 직무유기를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부모나 서희, 길상, 의돈, 상현, 석이, 주갑등 많은 사람에게 사랑은 받았지만 조강지처로 선택 받지 못한 기화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주변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물에 빠져 자살한다. 길상의 사랑을 믿고 간도로 갔었으면 행복했을까? 그러면 서희가 불행해졌을까? 의돈과 상현은 양반출신이라고 기생과의 생활을 하나의 놀이로 생각 했기에 이루어 질 수 없었고 석이는 이미 결혼 했기에 절대 이루어 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일은 없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고, 칭송 받고 떠난 인물 중 한 명 이다. 딸 양현은 딸이 없는 서희가 딸 삼아 잘 키울 것이다.

세월에는 장사 없다고 간도의 공노인이나 혜관스님의 건강도 예전 같지 않고 공노인 부인은 앓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혜관스님은 정체성을 찾고자 귀국하지 않고 중국에서 그의 길을 찾고자 한다. 한편 길상이 잡힌 이유는 홍이의 이복 누나 임이의 밀고 때문이었다고 한다. 어미도 밉상이더니 딸 또한 다르지 않다. 살인자 칠성이 씨에 독종 임이네 밭에서 나왔기 때문에 좋은 사람으로 거듭 날 수는 어려웠을 것이다.

강포수의 아들 두매는 군관학교를 졸업하고 길상의 주선으로 옥이와 결혼했고 독립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이걸 보면 천성을 타고 나는 것 같지는 않고 교육을 통해서 인성이 다듬어지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임이네나 임이, 봉기, 두만 이런 사람들은 교육을 받지 않아서 그런 성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유추해 본다. 그런데 윤두병이나 이상현, 홍성숙은? 모르겠다.

환국은 동경에서 법을 공부하다 방학이 되어 서대문형무소에서 길상을 면회한다. 면회 후 많은 생각을 하는 것으로 봐서는 환국 또한 길상과 같은 길을 걷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서희는 길상 면회를 하고 환국과 돌아오는 도중 맹장염에 걸려 수술을 받는다. 서희를 사모했던 박원장은 극구 서희의 병원까지 찾아 간다. 사랑인가? 의리인가? 이번 우리나라 월드컵 축구 패인을 분석해 보면 '의리'때문이라고 하던데...... ㅋㅋ

조준구는 서희에게 받은 오천원을 종자로 전당포와 고리대금을 하여 사오만원의 재산을 형성하고 아들 병수를 찾아 가던 중 기차에서 김두수를 만나 허세를 부리다가 그가 김평산의 아들이고 일본 헌병이란 사실을 알고 기겁하고 차에서 내려 다른 길로 통영에 간다. 조준구가 아들에게 간 이유는 손자를 데려가려는 심산이다. 이에 병수는 거절한다.

사람의 도리를 아는 병수는 부모의 과오를 치욕으로 알고 자학했으나 소목에서 예술로 승화 시키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 자신감이 조준구 앞에서 나타난 것이다. 욕심 부리지 않고 평생 의식주만 해결된다면 그 누구에게나 당당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식주 해결 된지가 100년도 안됐는데 무분별하게 낭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떤 길이 맞는 길인지 모르겠다.

예상했던 대로 홍성숙은 조용하와 부 적절한 관계를 맺었으나 그것은 사랑이 아니고 각자 니즈에 따라 맺어진 관계였다. 그러나 이 사실이 신문에 나면서 홍성숙은 조용하에게 버림을 받는다. 예술을 코에 걸고 교만스럽게 사람을 대하더니 고소하다. 명빈은 이 소식을 듣고 명희를 조용하에게 팔아먹은 기분이 들었던지 교장직에서 사임을 한다.

 

용이네 집에 곡성이 울렸다. "초상났구나." 용이의 죽음을 표현한 글이다. 언제 봐도 죽음에 대해선 두 줄이 필요지 않다.   

양소림은 허정윤과 결혼을 했다. 죽음과 반대로 결혼은 훨씬 길게 묘사 하였다.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고 했듯이 기쁨을 길게 묘사하는 편이 여러 사람에게 좋은 영향이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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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1 - 3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1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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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삼만은 사이비 종교 청일교를 만들어 교주가 되어 곳곳에 심복을 심어놓고 위험요소를 막고자 하던 중 심복 한가가 김환이 나타났다는 보고를 하자 지체 없이 왜경에 신고하여 김환과 석포가 체포된다. 석포는 고문에 못 이겨 송관수 이름을 대고 죽고, 김환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역시 예상대로 석포와 같은 비중이 없는 인물도 김환과 같이 비중이 있는 인물도 죽음은 딱 한 줄로 묘사되었다. 행동하는 사람들의 죽음이 안타깝긴 하지만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현재가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시대가 많이 지나고 민주주의를 거론 하지만 그 당시나 지금이나 민초들의 힘은 여전히 미약하고 권력자들은 여전히 민초들의 함성이 귀를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환국은 박외과 의원에서 흠모했던 양소림을 만나는데 그녀의 손에 난 혹을 보고 놀라 공포를 느낀 후 흠모하는 마음을 거둔다. 이에 의기소침해진 양소림 신랑감을 환국에서 박내과 조수 허정윤으로 변경하고 양재문은 박원장에게 중매를 부탁한다. 그러나 박원장은 숙희와 정윤의 관계를 알기에 정윤을 불러 향후 계획을 물어 보는데 숙희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한다. 사람 마음이 한결 같을 수 없겠지만 개구리 올챙이 적 시절을 모른다고 하더니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한 것 같다. 내가 허정윤 이었더라면 숙희와 결혼 했을까? 자신할 수 없지만 숙희와 결혼을 하지 않을 것이었다면 그녀의 도움은 받지 않았을 것 같고, 정윤과 비슷한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양소림의 이모 성악가 홍성숙은 허영심이 많은 여자인 듯 보인다. 솔직히 먹고 사는데 급급한 마당에 국민들이 성악에 얼마나 관심이 있다고 미개한 나라, 우매한 백성들을 들 먹이며 잘난 체 하는 꼴이 보기 싫다. 일본에 동조하는 것만이 친일파가 아니라 일본에 동조하는 것을 묵인하는 것도 결국 묵시적 동의로 보아 친일파로 분류할 수 있다. 돈 좀 있고 예술을 좀 했다고 하여 거들먹거리는 꼴이 소위 된장 녀와 흡사하다.

상해 임정의 약화로 여러 단체들이 조직되었는데 길상은 계명회라는 사회과학 연구단체에 가입되어 서의돈, 성상대, 선우일, 선우신, 유인성, 유인실, 김길상, 일본인 오가타 지로가 체포되었다. 표면적으로는 사회주의 사상과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단체였지만 길상은 김환의 죽음 후 형평사운동이 유야무야 되자 관수와 연결고리를 잇고자 가입한 비밀조직이었다. 이것으로 길상은 2년 형을 언도 받는다.

형평사 운동이란 1923년 일본의 평등운동의 영향을 받아 1923 04 24일 진주에서 시작된 백정 계급 해방 운동을 말한다. 조선시대의 신분제도가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백정들을 차별이 끊이지 않자 백정출신 사회운동가 장지필과 경제력을 갖춘 이학찬을 주축으로 전개된 운동인데 봉건사회의 신분의식과 일제의 탄압으로 이합집산들 거듭하면서 당초 취지와 어긋난 친일단체로 변절하였지만 사회운동을 점화한 취지만은 재조명 되어야 한다. 사회운동이 결국은 독립운동과 결부되어 있으므로 일제의 탄압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마을의 해결사 역할을 하던 석이는 기화의 출연으로 양을례가 도망가는 바람에 노모와 아이들이 곤란에 빠진다. 양을례의 밀고로 학교에서 쫓겨나고 석이는 관수와 함께 부산으로 내려가 사회운동을 전개한다. 훌륭하고 성공한 사람들 뒤에는 언제나 내조가 한 몫을 하는데, 석이의 태도도 전혀 문제 없는 건 아니지만 남편을 믿지 못하고 집을 뛰어 나가고 그것도 모자라 직업을 잃게 하고 왜경의 끄나풀이 되는 것은 좀 심한 처사로 보이고 석이의 배필로 맞지 않은 여자라 생각한다 

땅은 터키어로 이브이고 사람은 아담이라고 한다. 이브와 아담이 터키어였다는 사실이 놀랍다. 땅이나 대지, 토지가 주는 이미지는 상당하다. 모든 것을 아울릴 수 있는 생명의 근원이고, 인간으로 치면 모성 정도가 아닐까 싶다.

이 소설은 최 참판 댁 지주와 소작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여기서 소작인들은 토지이고 서희는 토지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강인한 생명체로 묘사된 듯 하다.

레오나르드 다빈치나 김홍도가 화가로 각광 받는 이유는 평면에 그린 그림이지만 전후좌우 어떤 각도에서 보더라도 그림에 오류가 없다는 점이듯 토지가 각광받는 이유 또한 800여명이 인물이 등장하지만 똑 같은 성격을 가진 인물이 없는 점이 아닌가 싶다. 800명이 인류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800 유형으로 분류하면 아주 디테일하게 분류될 것으로 보인다. 평생 동안 이런 유형의 사람들을 다 만나기 어려운데 토지를 통해 800 여 유형의 인간을 만날 수 있는 점이 이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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