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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평점 :
정유정 작가는 <내 심장을 쏴라>를 통해서 처음 만났다.
신인작가이지만, 필력이나 이야기 진행이 매우 뛰어났다.
따라서, 정유정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고, 새로운 책의 출간 소식에 너무나 기뻤다.
그렇게 펼친 책이 바로 <7년의 밤>이었다.
<7년의 밤>은 전작 <내 심장을 쏴라>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그래서 전작의 작가와 연장선에서 생각하기 보다는 매우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7년의 밤>은 오랜동안 한 장면으로 기억될거 같았다.
안승환이 두통이 올만큼 차가운 세령호에 잠수하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세령호 보안팀인 안승환이 호수밑 옛 세령마을을 만나던 그 모습이 나에게 생생하게 남아있고 <7년의 밤>을 대표할 것 같다.
땅거미가 내린 호수위엔 안개가 피어 오르고, 그 심연에 있는 아무도 없는 마을.
"아가 들어와서 저녁 먹어라" 소리가 귀를 간질이는 망상을 불어일으키는 짙은 호수.
과거 모든 추억과 상처와 아픔을 덮어버린 세령호.
참혹한 죽음과 그 속에 감춰진 진실을 품어버린 세령호.
이것이 <7년의 밤>이었다.
미차고아이 살인마의 아들, 선데이 매거진의 등장과 함께 떠돌수 밖에 없는 아이.
단 한 곳도 의지할 곳 없고, 사람들의 시선에서 숨어살고 싶어하는 상처받은 영혼을 가진 최서원.
그는 세령호 그 광란의 밤에 멀쩡하게 살아남은 아이, 미치광이 살인마의 아들로의 도망치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가 의지할 곳은 단 한곳 뿐, 세령호 보안팀이었던 안승환 아저씨 뿐이었다.
안승환 아저씨는 서원이를 위해서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떠돌고 결국 한 작은 마을에 숨어 산다.
잠수사고가 있은 후 갑자기 사라진 아저씨, 그리고, 뒤에 배달된 아저씨의 취재수첩, USB, 편지묶음, 스크랩북 그리고 원고.
또한 아버지로부터 받은 선데이 매거진 1부와 누렇게 변색된 나이키 농구화.
이 모든 것은 2004년 세령댐으로 돌아가게 한다.
이 책의 스토리에 대해서 단 하나의 힌트도 남기고 싶지 않다.
얼마나 이야기에 빠져들었던지 꿈까지 꾸었다.
승환의 원고의 3인칭 시점이 되어 2004년 세령호로 가슴아픈 여행을 하는 꿈을 꾼다.
이 정도로 난 세령호 차디찬 물속에 깊숙히 빠졌었다.
핏빛의 축축함, 깊숙히 가라앉아 있는 진실들,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텅빈 마을.
안타까운 죽음과 서글푼 운명들. 그 무엇하나도 마음에 걸리지 않는 것이 없었다.
<7년의 밤>은 너무나 충격적이면서 슬펐다.
이야기 자체도 매우 충격적이었다만, 정유정 작가의 필력과 이야기 전개과정은 읽는 내내 몰입하게 되었다.
흡입력있는 이야기는 결국 내 꿈에도 등장했고, 책 읽고 나서 내내 머릿속에 맴돌았다.
책을 읽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만약 <7년의 밤>을 읽기 시작한다면, 세령호 차디찬 물속에 가라앉기 시작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