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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기담 - 왕조실록에서 찾은 조선 사회의 뜻밖의 사건들 ㅣ 기담 시리즈
이한 지음 / 청아출판사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이상하게 기담이라는 단어는 묘하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것 같다.
아마도 기담속에는 시대가 담겨있고, 사람들의 삶이 담겨 있기 때문에 묘한 끌림을 갖는것 같다.
작가 이한은 책속에 소개된 기담들을 CD로 조선왕조 실록이 출판되기 전에 일일히 뒤져가며 찾아낸 사건들이라고 소개하며, 남다른 자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거 같았다.
작가는 사회기담, 왕실기담, 그리고 선비기담의 세가지 큰 카테고리로 나누어 각각 5~8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였다.
하지만, 이책이 조선왕조 실록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사회, 왕실, 선비일뿐 그 속에는 항상 왕과 그 신하들이 있다.
또한 철저히 실록에 기반을 두고 있어 사건의 발단과 당사자들 보다는 왕이 어떤 관점에서 이 사건을 보았으며, 어떻게 해결하였는지가 주된 이야기가 된다.
사회기담과 왕실기담 그리고 선비기담을 비교해 본다면, 사회기담이 더 기담에 가깝다.
이상하고, 약간은 잔인한 기담. 하지만 이에 비해 왕실기담과 선비기담은 흔히 있을수 있지 않을까 싶은 그런 류가 대부분이었다.
아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과거 조선의 시대보다 더 기담스럽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느낀것이 아닐까 싶다.
사회 기담속에는 시대적 특징과 시대적 흐름이 극명하게 반영되어 있다.
서울에 화재가 많아 궁궐과 도성안에 불을 억제하는 해태를 세웠다는 이야기를 오래전에 들었을때, 요새 세태와 비교하면 뭐 그리 많지도 않은데 싶었다.
그런데, 3일 동안 2,500가구 전소된 한성의 대화제와 왕과 신하의 대처를 보고,
왜 그리 해태를 세워야만 했는지 간접적으로 이해가능하였다.
이처럼 사회 기담은 그 시대상이 극명하게 반영되고 있었다는 생각이다.
왕실기담은 마치 스캔들같은 이미지였다.
아무리 왕가라고 우대받고 있지만, 그들도 인간인터, 왜 스캔들이 없었으랴~
이런 스캔들과 그 스캔들을 일으키는 장본인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안타까운 소현세자, 왕실 골치거리인 서산윤 이혜 등등.
한 가족사와 그속의 권력, 과연 왕가는 행복한 사람인가에 대한 질문을 하게 하는 이야기들이었다.
선비기담은 왠지 코믹하게 느껴졌다.
선비=사대부라는 이미지에 허세와 명예가 중시되는 사람들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지,
바바리맨, 반성문, 원샷이라는 흔히 우리가 실수하고, 놀고, 조롱의 대상인 모습들을 선비들의 그 체통아래 있다는 점에서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너무 인간적이라서 코믹하였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한 약 20개의 기담들.
그 속에는 우리 조상들의 시대적 아픔과 고통 그리고 생활상이 담겨 있었을뿐 아니라,
왕실과 선비들의 인간적이고 현 시대와 그리 다르지 않은 모습을 만날수 있었다.
우리들의 이야기와 생활상이 언젠가 2000년대의 기담이라는 책으로 만들어 질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조선기담이 무척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