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과 함께하는 즐거운 논리
레이먼드 M.스멀리안 지음, 이종권.박만엽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일단, 이 책의 장점부터 이야기 하도록 하자. 이 책은 논리학에 흥미를 붙이려는 사람들을 위해 좋은 책이다. 표를 그려서 아닌것을 슥슥 제거하면 풀리는 단순한 문제로 부터 이걸 풀면 사람일까 싶을 정도로 어려운 문제가 차근차근 등장한다. 머리를 식히기에 좋은 책이 아님은 당연하다.

자신의 머리에 자신이 있으신분, 무언가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시려는 분, 수학은 따분하다 하시는 분께 추천이다. 예제로 문제 하나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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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점에서 몇번의 귀중품을 도난당했다. 이 범행에는 차량이 이용되었는데, A,B,C 의 유력한 용의자가 검찰에게 연행되어 조사를 받았다. 조사결과 다음 사실이 들어났다.

(1) A,B,C 중에 범인이 있다.

(2) C 는 A 를 공법으로 끌어들이지 않는 단독 범행은 하지 않는다.

(3) B 는 운전할줄 모른다.

A 는 범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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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비밀이다(이봐 -_-;) 어쨌든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하지만 그와는 별도로 문예출판사를 손좀 봐줘야 한다.(;;)

일단 바뀐 제목부터 맘에 안든다. 원제인 "What is the name of this book?" 을 초판에서는 그대로 번역하여 "이 책의 제목은 무엇인가?" 라고 번역을 했다. 그런데 이번 신판에서는 "퍼즐과 함께하는 즐거운 논리"라고 제목을 달았다. 여기서 이것이 왜 문제인지 질문하는 분이 계실 것이다. (없으면 낭패;) 문제는 이 책 중간에 나온 '문제' 중에서 '이 책의 제목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이 있기 때문이다. 답은 '아직은 생각나지 않는다. 곧 좋은 제목이 생각나리라 믿는다.' 이 얼마나 무책임한 제목인가. 이런 문제가 있으면 제목을 바꾸는 만행(!)은 저지르지 말았어야 한다.

표지도 맘에 안든다. (어랍쇼?) 신판과 구판을 옆에 놓고 비교하면 구판이 더 새련되었다. -_-a 세상에 표지에 달랑 O X 겹쳐놓은 것을 달아놓다니! 이건 소비자에 대한 모독이다. 가격도 2000(!) 씩이나 올리고는!

하여튼 원판이 좋아서 별이 3개나 붙었지, 신판을 사고 나니 친구녀석의 구판이 더욱 눈에 밟힌다. 구판을 그대로 찍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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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2005-08-24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두고보자, 문예출판사! ' 라는 말이 무척 귀엽게(?!) 들립니다 (죄송 -_-).. 그래도 저는 신판이 더 나은데... 암튼 문예출판사에서 스멀리안의 또 다른 책이 나온다고 하네요, '세헤라자데의 수수께끼' 라고, 저는 이 책을 원서로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번역하고도 싶은 책이고, 혹시나 해서, 출판사에 문의했더니 조만간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퍼즐과...> 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야생을 읽은 느낌이었다. 인간냄새가 풍기는 작품은 많지만 야생의 냄새 물씬 풍기는 작품을 읽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시튼 동물기가 그랬고, 또 이 야생초 편지가 그랬다. 하지만 야생의 수많은 모습중에서도 거친 면이 아닌 소박하고 질긴 생명력의 모습을 그린 모습은 이 책이 또 처음이었다.

요즘 책값이 많이 비싸다. 투덜대고 자시고도 하지만 내용이 좋기 때문에 책을 사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은 책값이 아깝지 않은 책이다. 속지 하나하나도 신경을 썼고 표지는 야생의 흙밭을 연상케 하는 따사로운 질감. 그리고 칼라로 그려진 따스한 야생초 그림. 당장 책을 들고 풀밭을 거닐며 책을 뒤져 너는 누구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책값이 싸다고 느낀건 나 뿐이었을까?

무고한 죄로 감옥에 들어가 10년 넘게 옥중생활을 한 황대권씨. 그에게는 소소한 일도 깊은 감명이 되어 다가오게 된다. 우리는 너무 많은것을 바쁘다는 이유로 스쳐지나간다. 보도블럭 사이사이 뚫고 나온 잡초의 생명력도, 등산로 구석구석마다 흐드러지게 핀 야생초도. 하지만 황대권씨에게는 이런 소소한 일이 남들이 애지중지 키우는 난보다 더욱 소중한 존재이다. 사람이 그립다는, 바깥에 난 잡초 무더기가 자식같은 이분께는 더욱. 가끔씩 비 속을 우산없이 걷고, 밤마다 달보러 나간다고 옥상에 올라가 달과 작은 이야기를 나누는 나이지만 이분께는 백기를 휘날리는 수밖에.

이 책은 계속 사람을 미소짓게 만든다. 생활의 발견이랄까? 소소한 일상생활의 이야기로 사람을 계속 잔잔하게 미소짓게 만드는 바보같은 책이다. 극대와 극소만이 있다는 말이 공감이 가고 소소한 것에 집착하는 그 모습이 공감이 갈때 그 미소는 더욱 짙어진다. 야생초 편지라고 하여 야생초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감옥의 인간상이 그려져 있고, 작은 생명체에 대한 사색이 있다.

책 뒤편에는 황대권씨가 녹색평론에 올리신 글이 있다. 자신의 인생이 녹아있는 짧은 글. 이 글에 거부감을 느끼셨다는 분도 계셨지만 나는 오히려 작가분의 생각속에 들어왔다가 나간것 같아서 오히려 기분 좋을수 있었다. 오늘 한번 커피가 아닌 야생초 달인 차와 함께 이 책을 읽어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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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기랍니다. ^^

이 카테고리에 글이 안 올라가신다는 제보를 듣고 달려왔답니다.

되나 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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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지기 2004-03-02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되네요~ ^^
KHN님.. PC와 무슨 충돌이 있는것 같습니다. 어쩌죠?

風月樓主 2004-03-02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ㅜㅡ

pianoo 2004-05-25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風月樓主 2004-05-25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기억도 안나는 글 =ㅅ=;;
 
레드문 1 - 애장판
황미나 지음 / 애니북스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레드문... 한국 순정만화의 대부이신 황미나님의 작품이다. 예전에 말만 무성하게 들었다가 모 사이트의 만화 코너에서 우연히 레드문을 보게 되었다. 정말... 만화를 보고도 바보처럼 눈물을 흘릴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깨달았다.

SF 적인 설정. 실은 나는 외계인이었다 라는 황당무계한 설정이 레드문의 감동을 배가시키지 않았을까? 초능력자들이 나오고 우주여행이 나오는등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뚜렷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 본지 꽤 오래 되었지만 아직도 그 캐릭터 하나하나의 특징을 기억하고 있다.

아... 처음에는 뭐든지 쓸거 같았는데 막상 쓰려니까 가슴이 벅차 더 못쓰겠다.-_-a

봐라! 그리고 그 힘을 느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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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 양장본
법정스님 지음 / 범우사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자신과 비슷한 생각의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하나의 기쁨이다. 그런 상대 앞에서는 나이도, 성별도, 국적도 모두 잊을수 있다.그런 의미에서 지하철에서 잠시 짬을 내어 읽은 '무소유'는 친구를 만난 느낌을 주었다. 무소유 내의 단편인 무소유 자체가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내가 깨달은 작은 진리를 또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적극적인 의지의 결핍이라는 점에서 이 책의 '무소유' 편을 비판하는 글을 본적이 있었다. 그는 무위자연을 비판하며 관리의 문제점으로 '난'을 주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법정스님을 몰아붙인다. 하지만 진정한 대도(大道)를 걷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도 나름의 길을 걷고 있을 뿐이라는걸 알고 미소지을 뿐이다.

물건에 대한 집착을 하나 버리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사기전까지만 해도 가지고 싶고, 있으면 좋을것 같고, 가격이 부담되고, 보관도 부담되고, 정말 좋은 것일까 고민도 되어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알라딘을 알기전에는 학교를 왔다갔다하며 서점에서 한시간씩 책 표지만 보는것으로도 사고싶은 욕망이 목끝까지 튀어나왔다. 하지만 막상 사고 나면 그 설레임은 줄어들게 된다. 두근두근했던 기대에 조금이라도 모자라면 바로 실망하고는 책장에 꽃혀 다시는 빛을 보지 못한다. 그렇다고 사지 않으면 점점 가슴이 뛰어 나중에는 무조건적인 탐욕으로 변해버린다. 쇼핑중독이라는 것이 이것 때문일까 싶다.

조류독감이 걸리면 죽을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왠지 닭이 먹기 싫어진다. 실제로는 고온에 튀겨 걸릴 위험이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지만 그래도 찝찝함은 어쩔 수 없게 된다. 아에 처음부터 몰랐다면 안심하고 먹었을 것을. 아에 그런 물건이 있다는 존재를 몰랐더라면 욕심도 나지 않았을 것을. 모르는 게 약이라는 건 이런 진리를 깨달은 사람의 전유물이다.

가지지 않으므로, 그 물건에 대한 존재를 아에 모름으로 마음이 편해질수 있다. 행복은 유(有)에 있는게 아니라 버리는 무(無)에서만 찾을 수 있다. 알게되면 어떻게든 그 생각에 젖어 마음을 편히 지닐 수 없다. 지하철에서 엄마품에 고이 잠긴 아기의 모습을 본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 아기의 모습이 진정한 무의 모습, 행복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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