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역 이옥전집 2 : 그물을 찢어버린 어부 ㅣ 완역 이옥 전집 2
이옥 지음, 실시학사 고전문학연구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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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6 저자:이옥.

책의 제목을 보고 작은어린이가 ”왜 그물을 찢어버린 어부지?“ 했다. 읽어 놓고도 기억이 안 나서 그 부분을 다시 보았다.
그물 하나로 고기잡이를 생업 삼던 어부가 호랑이와 이무기의 방해로 겨우 그들을 물리쳤지만, 이런 시련이면 하늘이 나보고 고기 잡지 말라는 거야, 그물 찢고 굶어 죽자, 했다는 거다.
이옥은 성균관 생활도 했고, 과거 급제도 몇 번 했지만, 심사위원들이 뽑아 놔도 정조가 볼 때마다 에헤이, 이딴 잡스러운 문체, 걔 군대 보내(충군), 하고 지방으로 내쫓겼다. 사면복권이 되긴 했는데, 그러면 다시 과거 응시 가능하도록 본인이 서류를 내는 절차가 있었는데 실수인지 일부러인지 안 내서 결국 벼슬길 근처도 못 갔다.
그물 찢은 어부는 결국 자신의 이야기였는지도 모르겠다.

왕한테 내침 받은 걸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옥의 글이 담긴 책 네 권째(중복된 글 많음) 읽다보니, 그의 삶이 불행했다 단정할 수도 없겠다. 글쓰기가 좋아서, 내키는 대로 자기가 쓰고 싶은 걸 썼고, 왕한테 혼나면서도 그냥 제 글투가 이렇게 생겨 먹은 걸, 하면서 계속 썼다. 여기저기서 재미있는 이야기 들으면 적었다. 담배도 뻐끔뻐끔 피워가며 국순전 비슷하게 담배 의인화 한 글도 썼고, 아예 담배에 대한 책도 따로 하나 썼는데 전집3권에 실려 있어서 아직 안 읽었다. 생전에는 자기가 전을 쓴 류광억처럼 양심 팔아 글을 돈으로 바꾸지는 못했겠지만, 지금도 널리 읽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백 몇 년 지나서도 읽는 사람이 있다. 아, 살아있을 때도 김려란 친구가 후히 읽어주고, 이옥이 죽은 후에도 그 원고 챙겨서 필사해서 여러 권의 책으로 내주기도 했다. 독자란 그렇게 한 명만 꾸준히 있어도 만족할 일 같다.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독자가 되어도 좋다.

그러니까 글쓰기는 살아생전에 뭔 덕 보겠다고 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자기가 쓰는 게 재밌고, 자기 거 읽는 게 재밌으면 쓰는 거다. 딱히 할 일 없고 한가하면, 그런데 그 한가함이 불안한 사람들은 또 쓰는 거다. 흰 바탕을 빽빽하게 검은 글자로 가린다. 누가 읽어주면 좋은 거고 아니어도 그만이다. 그러다가 운이 좋으면 죽어버린 쓴 이는 절대 모르겠지만 미래의 사람들이 발견하고 읽고나서 하하호호 하는 거다.

하하호호하면서 적당히 읽고 적당히 쓰면서 살 수 있는 삶이면, 이미 그렇게 살고 있으면 조금 만족해도 되지 않겠니? 그렇게 읽고 쓸 에너지를 마련해주는 돈벌이를 조금 덜 미워해도 되지 않겠니? 이옥처럼 밭에 오이며 담배며 이거저거 키워 적당히 먹고 살 정도의 땅 있는 양반이면 조금 더 자유롭겠지만, 도시의 현대인은 자기 몸뚱이를 밭뙈기려니 하고 그럭저럭 삶을 꾸려 나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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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볼 때에는 그 모습이 해산하고 갓 일어난 것 같고, 목욕하고 빗질하지 않는 것과 같으며, 사내에게 매 맞고 버림을 받아 울면서 대충 머리를 추슬러 놓은 것 같았다. (87, 미감 심하게 섬세한, 외모품평 오지는 이옥 선생. 영남 젊은 아낙들의 머리 모양-생채계- 흉보는 글마저 남겼다.)

-요컨대, 종이는 흔한데 글씨는 귀한 까닭이다. (112, 입춘을 맞아 마을 사람들이 계속 춘첩을 써달라고 해서 사흘 낮밤 몇 백 폭을 썼다 한다. 웹소설 작가 조르는 독자들 줄선 느낌이다..)

-천재지하에 이목을 괴롭히는 음란한 소리를 하는 자는 그 죄가 진실로 큰 것이다. 어찌 저 거짓말로써 거짓말을 불려 스스로를 짐짓 망언하는 부류로 만들어 다만 남의 한 번 웃음을 더하는 것과 같단 말인가? 그러나 떡갈나무 판에 새기고 닥나무로 만든 흰 종이에 찍으니, 두 나무 또한 원통할 일이다. (132, ‘언문소설’ 중. 나무야 미안해의 원조. 그나저나 픽션 안 좋아하셨던 옥이씨. 본인 글은 팩션이라 봐주는 거냐.)

-사람들이 말하기를, “폭포가 거쳐 오는 길에 옛날에는 돌부리가 있어서 마치 기름장수가 기름을 쏟아 붓는 것 같았다. 폭포 물이 멀리 날아가 더욱 기이하였는데, 주민들이 감사와 고을 원이 놀러 오는 것을 괴롭게 여겨 그것을 쪼아 무너뜨렸다”고 한다. 지금도 쪼은 흔적과 다녀간 사람들의 이름이 있다. 슬프다, 벼슬아치가 명승지에 누를 끼치는 것이 많다. (159, ‘폭포 구경’ 중. 예나 지금이나 높은 사람들은 있던 돌부리도, 산도 막 없애고 사람들을 귀찮게 한다.)

-세상에 그대가 없다고 하여 손실될 바 없고, 그대에게 세상이 없어서 또한 욕될 바가 없다. 그러니 그대는 그대의 뜻을 행하고, 그대가 좋아하는 것을 따를 것이다. 그대가 돌아가지 않으면 누가 돌아갈 것인가? (207, ‘매미의 권고’ 중. 자호 ‘매암’이 매미소리 같다며 얼른 집에 가! 하는 소리로 듣고 있다.)

-한 번 휘두르면 술에 취한 듯하고, 두 번 휘두르면 병든 듯하고, 세 번 휘두르면 비로소 고요해진다.
(222, ’파리채에 새긴 글‘ 중. 이옥의 파리 잡기 삼단계)

-천하가 버글거리며 온통 이끗을 위하여 오고 이끗을 위하여 간다. 세상이 이를 숭상함이 오래되었다. 그러나 이끗을 위하여 사는 사람은 반드시 이끗 때문에 죽는다. 그렇기 때문에 군자는 이를 말하지 아니하고, 소인은 이끗을 위하여 죽기까지 한다. (350, ‘류광억 전‘ 중. 문제집에 가끔 나오던 과거 대리 시험 봐주던 류광억 이야기가 재밌었다. 예나 지금이나 이끗, 이재에만 몰두하는 삶이 많다. 나도 점점 그러는 거 같아서 싫으네.)

-“내가 너희들에게 이 풍류 소년을 본받으라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일에 당해서 진실로 꼭 이루고야 말겠다는 뜻을 세우면 규중의 처자라도 오히려 감동시킬 수 있거늘, 하물며 문장이나 과거야 왜 안 되겠느냐?”하셨다. (362, ‘심생 전’ 중. 이것도 문제집에서 많이 보던 이야기였다. 특이한 게 욕먹을까 봐 그랬는지 기이한 연애담 뒤에 사실 이건 교훈적인 이야기이다, 이렇게 돌려막는 게 잔망스러웠다. 과거급제보다는 그래도 연애가 더 쉬울 것 같은데…)

-그러므로 그 사람에 가탁하여 장차 시가 될 적에, 물 흐르듯이 귀와 눈을 따라 들어가 단전 위에서 머물다가 줄줄 잇달아 입과 손끝으로 따라 나오는 것으로, 그 사람의 주관에 의한 것이 아니다. 이를테면 석가모니가 우연히 공작의 입을 통해서 뱃속에 들어갔다가 잠시 뒤에 공작의 꽁무니로 다시 나온 것과 같다. (405, 그렇다면 소설은 소설의 신이, 독후감은 독후감의 신이 줄줄 흘러나오는 것이렷다)

-그 마음이 간질간질하여 마치 천 마리, 백 마리의 이가 간에서 두루 달리는 것과 같다. 나는 또한 오장육부를 다 기울여 이 이들을 쏟아내 놓은 뒤에야 그만둘 수 밖에 없다. (415, 왜 쓰냐건 웃지요)

-한가함은 진실로 내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이니,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러한가, 그렇지 않은가?(중략)
다만 한가함을 해소하는 데 소용이 된다면 또한 반나절의 도움은 될 것이다. (447-448, ‘김신사혼기제사’ 중. 공부도 안 되고 한가해 죽겠어서 3일 만에 쓴 희곡이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재미로 봐라, 한다. 글 안 쓰면 병나는 병에 걸린 옥이 아저씨)

-임장: 한성부 공문에, 오부 안의 각 동네 늙은 도령을 책으로 엮어 보고케 하고, 관가에서 혼례를 도와 며칠 내로 혼인을 이루어준다 하였소. 좋구나 좋아. 늙은 도령 장가갈 시절이니 좋은 술 한 잔으로 나에게 대접하지 않을 수 없겠소. (457, 스물여덟 늙은 도령이 혼인 못한다고 한탄하는 중에 국가에서 중매해 줌. 시장이 아니라 나라에서 공영화 중매 서비스를 운영하면...다 망하려나. 전과 같은 건 잘 걸러줄 듯. 완전 픽션인지 알았더니, 정조실록에 비슷한 공공서비스 기사가 남아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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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도 피곤한 사람들 - 피로 사회를 뛰어넘는 과학적 휴식법
이시형 지음 / 비타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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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3 저자:이시형


휴일인데 알람을 안 꺼놔서 평일 일어나는 시간대로 깼다. 오늘 쉬는 날인 걸 기뻐하기 보다 먼저 든 생각은 ‘내일은 이 알람 듣고 일어나서 출근해야 하는군…’

친구의 몹시 슬픈 일도 있었고, 중병은 아니지만 가족이 1일 입원해 수술을 받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이달 겨우 3일차인데도 몇 주를 흘려보낸 기분이다.

한달을 달리던 글쓰기도 이런저런 상황 앞에 내려놓고, 글쓴다고 독서 습관도 내려놓고, 나는 내 여가 시간에 무엇을 채워야 하지? 하고 골몰했다.

오전에는 가족의 퇴원을 맞이하러 갔다. 걸어 귀가하기로 했는데, 더우니까 뭔 코코넛커피스무디 이런 걸 사 마셨다. 궁금함에 카페인 부담스러우면서도 이걸 먹는데, 너무 달고, 맛있지도 않고, 검색해보니 700키로칼로리가 넘고 당분도 거의 60~90그램… 1/3을 남겨서 버렸다.
때로는 그렇게 남았을 때 버리는 게 맞다.

이런 나날이라 이런 제목의 책이 끌렸나보다. 책을 읽으며 쉬어야지, 하면서 쉬어도 피곤한 이유가 궁금했나 보다.

이 책은 뇌 피로라는 상태를 설명하고, 그것이 일어나는 원인과 그것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바를 정리해 놨다.

들어둬서 나쁜 이야기는 없었다. 다만 다 보고 나서는 이걸 왜 봤지...싶었다.

지금 내게 가장 큰 스트레스는 맞지 않는 직업을 버티는 것이다. 그외에는 뭐 건강이고 운동이고 취미고 인간관계고 가정사고 쏘쏘, 별일 없이 산다. 저자는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라고 한다. 책을 쓰고 강연을 하는 사람 중에 부정적이 되라는 사람은 내가 본 중에는 하나도 없다. 다 같은 말을 하는 거 보면 긍정과 명랑과 감사 같은게 행복에 닿는데 도움이 되긴 하나보다.

그렇지만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에서 안전하지 않다 느끼고, 굴욕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은 어떻게 긍정적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밤마다 대부분 열한시도 안 되서 자고, 여섯시 사십분까지 약 기운으로 잘 자고, 책에서 먹으면 피로에 좋다는 닭가슴살도 매일 먹고, 운동도 하고, 글도 쓰고, 책도 읽고, 대개의 시간은 잘 지낸다. 그냥 난 돈을 포기하든가 멘탈을 포기하든가 두 가지 밖에는 답이 없다. 생각을 바꾸고 자연으로 산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85살 전문직 80권 넘게 책 쓴 사람은 가능한 선택지일지도 모르겠다. 누가 안 가고 싶어 안 가냐!

그래도 뭐 그냥 이렇게 행복회로 돌리면서 열심히 즐겁게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했다. 건강히 오래오래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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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학적으로도 피로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이나 약품보다 오히려 우리가 즐겨 먹는 닭 가슴살에 다량 함유된 성분이 뇌의 피로에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퍽퍽 살을 오래오래 씹으며 식사라기보다 연료 공급이라는 생각을 매일 하는 나는 나도 모르게 피로회복제를 먹고 있었다.)


-게다가 가장 지도하기 어려운 중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는 그야말로 매일이 전쟁이라 뇌 피로가 극심했다.(아 그래서 내가?)


-교감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는 근본 치료를 해야 한다. 뇌 피로는 결국 자율신경, 특히 교감신경을 혹사하면서 일어나는 피로이기 때문이다.(건강검진 하면 늘 교감신경과활성화가 나온다.)

-위급 상황이 종료되면 긴급 반응도 끝나지만, 어떤 사람은 계속 그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다. 비슷한 상황을 만나면 무의식적으로 당시의 긴급 반응이 또다시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 부른다.(지피티한테 나도 피티에스디 아니냐?했더니 그냥 상시 과각성 상태라 그렇다고 한다. 얘도 전문가는 아니니 뭐…)

-문제는 싫어도 해야만 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럴 때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내가 왜 이 일을 해야만 하는지 가치를 찾는 것이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고 내가 모르는 가치가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생각의 전환만으로도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뇌의 피로를 덜 수 있다.(아무리 찾아봐도 이젠 돈 벌기 위해서, 말고는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게 내 직업이다. 굴욕감과 무력감을 대가로 돈을 받고 있구나 싶은 게 일상이다.)

-과로로 죽는 건 인간뿐이다. 깊은 만족감과 충만함을 주는 일일수록 보다 절제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좋다고 너무 꽂히면 과로사 한대…)

-
• ·•일단 일을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 하며, 그때까지는 휴식이나 일을 중단하는 일이 없다
• ••실패하는 경우를 미리 가정하는 등 굳이 생각 안 해도 될 일까지 세세하게 생각한다
•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처럼 생각만으로 지치는 상태를 ‘사고 피로‘라 부른다. 외부의 자극에 더해 스스로 뇌 피로를 만드는 것이다 (저거 세 개 다 나라서 움찔)

-밤 11시 전 취침
6시 전 기상 점심 후 낮잠 20분(얘들아 일찍 자자 재미는 내려놓고...그런데 낮잠 20분은 정말 은퇴한 노인들이나 가능한 게 아닐지...나도 주말에는 가끔 책보다가 짧은 낮잠 잘 때가 있긴 하다.)


-따라서 어쩌다 늦게 자더라도 일어나는 시간만큼은 지켜야 한다. 그래야 수면 주기가 원래대로 빨리 회복될 수 있다.(그러니까 휴일 아침 알람도 잘 한 거네)


-뇌에서 지속적으로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항피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하루 200mg의 이미다졸펩타이드를 최소 2주간 섭취해야 한다. 이는 하루에 닭 가슴살 반쪽 분량만 섭취하면 충분한 양이다.(피로 회복엔 닭가스(ㅁ살))


-하루 30가지 이상의 음식을 먹고, 한입에 30회 씹고, 한 끼에 30분 걸려 먹자.(점심 식사가 30분 걸리긴 한다. 뻑뻑한 닭가슴살 꾸역꾸역 방울토마토 포도 피칸 한 알 한 알)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게 쑥스럽지만, 나는 글을 한 꼭지씩 쓰고 나면 혹은 쓰는 중에도 ˝난 천재야” 하고 곧잘 혼잣말을 한다. 그러면 순간 좋은 생각이 떠올라 글이 더 잘 써진다. 긍정적인 혼잣말은 무의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힘이 있다.(뻔뻔함도 건강의 비결일 듯)


-뇌에 정보를 입력할 때는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최저한의 것만 정리해서 기억하려 노력하자. 그리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효율적으로 정보를 끄집어내 신속 정확하게 처리하자.(모르는 게 약인데 에이아이 생기고서는 오히려 더 파고들게 되지 않았나 정보 넘침. 최소한의 노력이란 게 뭘까 잘 모르면서 깝치란 소린가)

-감정이 폭발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첫째는 참다 못해 폭발하는 경우고, 둘째는 그래야 내 진심이 강하게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나만 손해다. 첫째 경우라면 그 인격의 문제다. 사람들은 그를 무시할 것이다. 둘째 경우라면 진심이 전달되기는커녕 상대방의 감정만 상하게 할 뿐이다.(요즘 너무 많이 겪어서 부끄럽다. 사회 생활 힘들다.)

-몸을 꾸준히 움직이자. 앉고 일어서는 일상의 작은 움직임에도 자율신경은 반응한다. (앉아, 일어서, 라도)

-책상 앞에 앉아 일을 할 때는 30분마다 일어섰다 다시 앉자.(뽀모도로라도 써야 할듯)

-대책은 단 하나, 도심을 떠나 산으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단 하나의 대책이 90퍼센트의 한국인에겐 소용이 없으니 다 그냥 계속 그러고 살아라 느낌)

-아무리 일이 바빠도 잠시 멈추고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천천히‘ 하고 되뇌어야 한다.
그 순간 어지럽던 세상이 바로 보인다. 교감신경의 흥분으로 좁혀졌던 시야가 넓어지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다. 눈앞의 일에만 매달려 허둥대면 심신도 문제지만 창조적인 일을 해야 하는 당신에게는 아무 생각도 떠오를 수 없다.(천천히 천천히)

-˝아침 태양빛을 받으며 연인의 손을 잡고 30분만 걸어라.˝
이 한 문장 안에 햇볕과 걷기 운동, 그루밍, 스킨십 등 세로토닌과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하는 3대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 있다.(엄청 이상적인 삶이다. ‘아침’, ‘연인’, ‘30분’, 저걸 다 채우며 살고 있다면 누구든 부럽다.)


-우리는 감동받았던 순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좋은 기분이 뇌의 피로를 줄여준다. 한마디로 감동은 뇌 피로 회복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감동의 순간, 교감신경 흥분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편안한 부교감신경 우위가 연출된다.(좋은 시간을 공상과 회상으로 소환하는 능력은 행복해지는 방법 같긴 하다. 그게 쉽진 않다…)

-만약 당신이 감동할 일이 없다고 말한다면 참으로 따분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증거다. 우울증에나 안 걸렸으면 다행이다. 매사에 빈정거리고 비평적인 사람은 감동 불감증 환자다. 부정적인 성격부터 고쳐야 감동 인생을 살 수 있다.(감동이 없고 재미도 없는 당신은 애송이라고 갑자기 후드려팬다.)

-정신노동자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쉬는 게 더 힘들다고 말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런 이들에게는 오히려 적당한 일감을 주는 것이 가장 좋은 휴식이다. 가령 정원 일이나 방 정리, 청소도 괜찮다. 너무 머리를 쓰거나 힘이 드는 일만 아니면 된다. 신경 쓰지 않고 가볍게 몸을 움직이며 하는 일이면 그만이다.(청소나 정리 같은 걸 자주 해야겠다.)


‘-밝고 떳떳한 가치관이 우리의 건강을, 뇌를 지킨다.‘(공익광고협회)

-반대로 사회가 나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자칫 건강뿐만 아니라 인간을 무너뜨릴 수 있다.(사회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삶. 그래도 살아지는 삶이면 그게 건강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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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났어요 - 틱낫한 스님이 추천한 어린이 '화' ㅣ 우리 아이 인성교육 1
게일 실버 지음, 문태준 옮김, 크리스틴 크뢰머 그림 / 불광출판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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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30 게일 실버 글, 크리스틴 크뢰머 그림

작은 어린이 학교에서 독후감 써 오라고 대출해 준 책이었다. 숙제하게 이걸 읽으라고 했더니 책속 얀처럼 블록 쌓기 놀이를 계속하고 싶어-하는 모드가 되었다. 거실에서 신나게 주절거리며 혼자 놀고 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읽기로 했다. 문태준 시인이 번역했다고 하니까 더 궁금했다.

요즘 마리오 게임을 하는 작은 어린이는 보스전을 하는데 약속한 시간이 지나서 끄라고 하면 아직 저장을 못했어요! 하고 소리를 지르며 운다. 악당을 물리치려다 잘 안 되어도 운다. 그러다가 또 익숙해지니 감정 기복이 좀 줄었다.

작은어린이는 얀처럼 밥을 먹으라고 하면 지금 하고 있는 이것만 하고요, 지금 보고 있는 이 영상만 보고요, 한다.어른들은 어른들 기준으로 밥이 식는다, 어서 앉아서 먹어라 이러고 다그친다.

따지고 보면 나도 내 할일 하다가 밥먹어라 해도 꾸무적거리긴 한다. 내가 먹고 싶을 때 내가 먹고 싶은 걸 적당히 먹는다. 스스로 차려먹을 나이가 되면 알아서 먹어라 해야지만, 지금은 남이 차려주는 밥을 먹는 나이이니 먹으랄 때 먹고 치우는 게 맞긴 하다.

화가 옆에 있다 생각하고 심호흡을 하라는 건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글쎄. 불안 상태에서는 그렇게 지푸라기라도 붙들 생각을 해서 벗어날 텐데, 화가 나면 그렇게 차분해지기 위한 노력을 순간 붙잡을 여유가 있긴 할까, 일단 멈춤이 제일 어려운 게 아닐까 싶다.

현대 의학 덕분인지 별탈 없는 인생인지 요즘은 화를 내거나 불안한 느낌을 거의 받지 않았다. 슬프고 빡치고 속상한 일이 있기도 했는데, 여전히 내가 일하는 공간이 불편한데, 그래도 시간아 가라, 하면 그 순간들도 지나간다.

슬픔도 기쁨도 화도 지나치지 말라고 가르치는 책인데, 또 생각해 보면 왜 지나치면 안 돼? 싶기도 하다. 왜 고통스러우면 안 돼? 왜 불행하면 안 돼? 마음의 평안과 행복에 가까운 상태를 위해 잔잔해지라고 하는 거겠지만 잔파도 말고도 큰 해일이 자주 뒤흔드는 삶도 있단 말이다. 화를 다스리라는 말을 보니 왠지 더 화가 날 것 같은, 굳이 일부러 평온을 깨는 심보이다.

어쨌거나 작은 어린이를 자리에 앉히고 이 책을 읽게 해야 하는데, 어린이는 자신이 심은 해바라기와 방울토마토가 우와 진짜 많이 자랐다 하고 베란다에서 신나하고 있다. 어린이의 숙제는 늘 어미아비의 숙제가 되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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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낯선 사람이 아니야. 어떤 일이 네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너에게서 뛰쳐나오는 너의 한 부분이야. 네가 화를 낼 때마다 나는 바로 이렇게 네 곁에 있어. 내가 가까이 있으면 네가 무서워한다는 것도 잘 알아. 나는 널 울게 할 수도 있고, 네가 물건을 부수게 만들 수도 있어. 게다가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나쁜 말을 하게 만들 수도 있어.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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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퀴어하다 - 장소에 토박이가 된다는 것, 속한다는 것, 그리고 자연의 온갖 퀴어함에 관하여
퍼트리샤 오노니우 케이시언 지음, 노승영 옮김 / 에이도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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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6 저자: 퍼트리샤 오노니우 케이시언


얼마 전 까마귀가 비둘기를 낚아채 가는 장면을 보았다. 날지 못하는 비둘기는 이미 많이 다친 것처럼 보였다. 겨우겨우 도로 중앙분리대 사이에 서서 인도로 걸어가려고 시도했지만 잘 안 되었다. 길 양옆 가로수에 까마귀가 한 마리씩, 두 마리가 번갈아 차가 오면 다시 원래 자리로 갔다가 또다시 비둘기를 공격하러 도로로 내려왔다. 어느 순간, 한 까마귀가 입에 뭔가를 물고 날아올랐고, 다른 까마귀는 그 뒤를 따랐다. 까마귀는 다시 오지 않았다. 까마귀가 청소 동물인 건 알았지만 이번엔 좀 성질이 급했다. 아직 숨이 붙은 비둘기를 잡아가는 장면이 충격이었다.

같이 지켜보던 곁의 사람과 까마귀는 그럼 까마귀 사체도 먹을까? 하고 궁금해했다. 검색해보니 까마귀 장례식이란 게 있다고 했다. 죽은 까마귀를 산 까마귀들이 둘러싸고 한참을 있는다고 했다.

생물학자이자 균류학자인 저자의 글을 읽다보니 까마귀 장례식 이야기가 나와서 약간 반가웠다.

제목에 끌려 고른 책이다. 자연도 나오고 퀴어도 나온다. 원제는 Forest Euphoria, 숲의 희열 정도겠다. 그런데 둘다 센 제목이지만 글은 그냥 평범한 에세이나 일기장으로 읽혔다. 중간에 다양한 종류의 식물과 균류 묘사도 나오지만, 저자 자신의 감정과 정체성에 대한 수사로만 읽혔다. 이전에 그리 좋지 못하게 읽었던 퀴어 작가의 에세이가 생각났다. 비슷했다.

그래도 도움되는 한 구절은 찾았다. 시간에 대한 감각이 나오는 부분인데 저자와 다르게 짧고 소중한 시간이 아닌, 곧 흘러갈 시간이라는 마음이 남았다. 어느 시간 어느 공간에 있더라도 이게 계속되지는 않을 것을, 지나가고 변화할 것을 알았다.

균류와 버섯에 관한 이야기가 기대만큼 많이 나오지 않았다. 퀴어는 자신의 정체성과 자연의 다양성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여러 번 사용한 용어이지만, 그냥 선언 내지 두루뭉술하게 갖다 붙인 느낌이었다. 양면에서 다 새로운 앎이나 느낌을 주지 못했다.

나는 하루 대부분이 자연과 멀다. 가장 가까운 자연은 매일 마주치는 비둘기와 까치, 까마귀, 인공조성된 가로수와 조경수 정도이다. 그마저도 늘 실내에 갇혀 시간을 보내느라 짧게 본다. 걸어 오가는 출퇴근 시간이 그나마 위안의 시간이다. 서울의 숲과 산은 사람이 너무 많다. 단 몇 분도 혼자 오롯이 산을 즐기기 어렵다. 혼자서 10분 만이라도 아무도 없는 야외에 있어봤으면 좋겠다.

+밑줄 긋기
-물과 식물에 대해 죄를 저지르고(비록 잔가지 하나를 꺾었을지언정) 속죄하지 않으면 이승을 하직했을 때 세상 모든 식물의 정령이 그의 앞에서 벌떡 일어나 그를 천국에 들여보내면 안 된다고 아우성친다. (25-26)

-종을 이름으로 불러주는 것은 존경과 칭송의 행위다.(98)

-까마귀와 도래까마귀는 장례를 치른다. 죽은 까마귀 주위로 모여들어 서로에게 열성적으로 이야기한다. 몇몇은 작대기나 반짝거리는 물건 같은 제물을 사체에 올린다. (125)

-“여긴 숨을 데가 없어!” 그가 물었다. “무엇으로부터 숨으려고?” 내가 대답했다. “모든 것으로부터!”(179)

-궁극적 특권은 완전히 사라질 수 있으면서도 기본적 권리를 보장받고 자신을 물질적으로 지탱할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세계가 더워지고 오염되면서, 숨을 곳이 끊임없이 파괴되면서 보이지 않을 공간은 점점 상류층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 (180, 내가 원하는 게 이런 거 였나 보다. 상류층이 되어야 하는가…)

-10년은 가늠할 수 없는 기간이다.
45분은 금세 지나간다. (242, 이것이 오늘의 위로)

-“균류는 따돌림받는 식물로 치부된다. 요란한 복장으로 길가에서 구걸하는 거지처럼 그들은 관심을 사려 하지만 조금도 얻지 못한다.”(253, 균류학자 배닝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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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먹다
올리버 몰턴 지음, 김홍표 옮김 / 동아시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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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2 (저자:올리버 몰턴)


콩, 향신료, 양파, 당근, 수많은 먹을 것들을 식물이 준다.

단백질 음료도 한 잔 마셨다.
우유 단백질이지만, 젖소가 풀을 뜯어먹은 덕에 내 몸의 구성 성분이 될 수 있었다.

엽록체가 있었으면 좋겠다.
내 피부는 내가 좋아하는 초록이 될 것이다.
아침에 동쪽 뜨는 해를 향해 걸으며 출근한다.
오후에 서쪽 지는 해를 향하며 집에 온다.
아마 출근하지 않아도 나는 물과 햇빛과 광물질 조금이면 든든하게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산소를 배설하겠지. 아휴 깔끔한 인생.

그렇게 단순하게 광합성을 생각해 왔는데, 생각보다 단순하지가 않았다. 물과 이산화탄소가 산소와 전분이 되는 과정이 슝- 하고 일어나는게 아니라 수많은 화학물질로의 변형과 효소와 분자 수준의 변화와 광자의 일 같은 게 개입되어 있었다.

사실 그런 건 읽어도 잘 모르겠고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
캘빈/벤슨 회로는 생명이나 광합성이나 햇볕 다룬 책에서 계속 나왔는데, 루비스코 단백질 효소도 이름 예쁜 게 자꾸 나오는데, 뭐하는 애들인지는 까먹고 이름만 남았다.


지구 생태계가 변해서 식물이 살 만한 세상이 되어 지금처럼 되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조류나 식물들이 열심히 살려고 애쓴 덕분에 대기의 산소량과 이산화탄소량과 온도가 변하고 그들이 속한 계의 성질이 달라지기도 했다는 것이 신기했다.

식물과 조류는 우리가 살기 좋을 만큼의 산소 농도와 온도를 만들어 줬다. 그런데 우리는 오래 전 죽은 식물과 미생물에 갇힌 이산화탄소와 그 친구들을 펑펑 내보내서 스스로 살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꽤 낙천적이었다. 연구 개발에 투자 열심히 하면 핵폭탄 만든 것처럼 기후 재해 문제도 해결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과학에 대한 자신감과 신뢰가 보였다. 그렇게 무언가 믿을 수 있는 게 있어야 낙관도 가능한 것 같다.

지구가 너무 더워지면 우리는 언젠가 사라지겠지만, 새로운 생명체들이 또 지구를 차지하고 살 것이다. 어떤 식물들은 사라지겠지만, 또 어떤 식물들은 뜨거운 지구가 좋아서 하늘 높이 쭉쭉 뻗어 나갈 것이다.

그러니까 같은 종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뭐든 덜 쓰고 덜 내보내고 하는 게 좋겠지. 아니면 미래 세대야 미안해, 그치만 미래는 없어, 하고 인류는 진화에서 도태되겠다.


+밑줄 긋기
-체계는 가역적이다. 아이들에게도 그는 어떤 실재의 정수를 보는 좋은 방법은 뒤집어 생각해 본다거나 위아래를 바꿔 보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95, 나도 말장난 같은 걸로 내 아이들을 이렇게 기르고 있지만…)

-그(식물영양학자 아르논)는 또한 지구적 차원에서 원소의 순환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이산화탄소, 물, 암모니아 등 원소가 식물과 동물을 지탱하는 데 필요하다. 이 성분들은 분해와 부패를 거친 화학적 과정의 최종 산물이다. 셀 수도 없는 모든 생명체들이 죽은 뒤 원래의 모습으로 되살아난다. 따라서 죽음, 즉 현재 세대의 완전한 분해는 새로운 생명체의 근원이다.”(101)

-말년에 아르논은 ‘유기농 식물’이라는 상품 개념을 비웃곤 했다. 유기 생명체이지만 아르논이 보기에 식물을 키우고 유지하는 성분은 비료에서 나왔든 화학 공장에서 나왔든 무기화합물이라고 강조했다. (102, 화학 공부하신 분들에게 늘 듣는 말...마케팅과 화학의 충돌)

-그(미첼)는 막에 끼어 있는 시토크롬이 기질에 있는 수소 이온을 틸라코이드 내막으로 보낸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틸라코이드 내부에 든 수소 이온의 농도가 외부보다 높아진다. 여기에서도 열역학 제2법칙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 열역학 법칙에 따라 한 공간에 농축된 이온은 다른 곳으로 퍼져 나가야 한다. 막에 박힌 관문을 따라 틸라코이드 탑에 쌓인 수소 이온이 다시 기질의 열린 공간으로 빠져나갈 때 이온의 열망으로 표현되는, 일을 할 수 있는 활동 전위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온이 관문을 통과해 빠져나갈 때 에너지를 내놓는다. 이 에너지를 이용해 관문은 ADP를 ATP로 전환한다. 물이 아래로 흐를 때 물레방아가 물리적인 힘을 내듯이 막에 박힌 관문 단백질은 수소 이온이 흐를 때 화학적 에너지를 내놓는다. (116-117, 이 책에서도 다른 유사한 주제를 다루는 책들처럼, 막과 양쪽의 차이가 만드는 흐름, 에너지가 나온다.)

-L, M단백질은 비슷한 꼴이었고 대칭적으로 배열되어 있었다. 막의 평면을 따라 측면에서 보면 피곤한 두 자매가 서로의 어깨에 고개를 처박고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들의 발목과 발은 막의 한쪽으로 삐져나와 있다. 뒷머리는 막의 반대쪽을 향한다. 한쪽 끝에서 막을 내려다보면 이들은 마치 보디빌더가 팔 근육을 보여줄 때처럼 손을 엇갈려 잡고 악수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전자를 방출하는 특별한 엽록소 쌍은 마주 잡은 손아귀에 자리잡고 있다. (164, 반응센터 내 발견 단백질을 일반인에게 설명하기 위한 분투가 느껴진다.)

-이제 남세균은 먹잇감으로 삼켜진 존재가 아니라 진핵세포 내부에서 과일을 수확할 수 있는 과수원이 되었다.
진핵세포에서 이보다 더 매력적인 일은 없었다. 자신의 몸에서 음식물이 생산된다면 굳이 스낵을 사러 멀리 갈 필요도 없다.(246, 나도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숙주의/핵/안에/유전적으로 많은 것을 빼앗긴 상태를 노예화라고 흔히 간주한다. 하지만 단순한 삶을 살기로 작정한 엽록체가 극단적 긴축 정책을 벌여 고달픈 삶의 근심을 줄일 수 있었다고 의인화하기도 한다. 잃어버리긴 했지만 핵 안에 편입된 엽록체 유전자들은 필요할 때마다 단백질로 변역된후 다시 엽록체로 운반된다. 그러므로 엽록체는 유전자를 유지하는 데 걱정할 필요가 크게 줄어든다. (247, 단순해지는 게 행복일지도 몰라.)

-식물은 동물처럼 주변으로 돌진하거나 심장을 펌프질하고 날개를 퍼덕이거나 팔다리에 신경 자극을 가할 에너지를 갖지 못했다. 그래서 그들은 근육의 조밀함을 피하고 잎의 느슨함을 선택했다. 그들의 삶은 풍광을 가로질러 앞뒤로 움직이는 동선을 그리지 못한다. 대신 그들은 싹과 둥치와 가지에 기록을 남길 뿐이다. 동물이 행동하듯 식물은 형태를 가진다. 그들의 역사가 그 형태에 상세히 기록된다. (272, 식물 입장-이것도 의인화에 불과하겠지만-에서 생각을 못해 봤었다.)

-모든 것이 봄날의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다. 루비스코 단백질만큼이나 어렵게 만들어진 향기가 공기 중을 배회하고 있다. (317, 효소 만들기 어렵다고 한다.)

-마틴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내게 철이 가득한 몇 척의 배를 줘. 그러면 빙하기를 가져올게.”(…) (왓슨의) 이 실험에서 뉴질랜드 남쪽 바다에 몇 톤의 철을 떨어뜨리자 위성에서 뚜렷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식물성 플랑크톤이 번성했다. (339, 내게 돈이 가득한 몇 척의 배를 줘. 그러면 잘 살게.)

-산책처럼 혹은 이야기처럼 생명을 만들었던 지구는 끝을 향해 간다. 바다가 다운스를 잉태했듯 우리도 먼 미래에 찾아올 모든 것의 죽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세계에 형상을 부여했다. (356, 우리는 아무래도 세상의 죽음보다 우리의 죽음만 먼저 보고 가겠지만...)



+불편한 문장/문단과 오탈자들 (골라내다 지쳐서 일부만...)

읽다가 포기해 버린 닉 레인 아저씨의 ‘트랜스포머’ 마지막 참고할 책 소개목록에 이 책이 있었다. 마침 내가 사 두기도 했으니 잘 됐네, 하고 얼마 뒤 읽기 시작했다.
처음엔 30여쪽 읽었는데 엉망진창 비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두 번 읽게 만들지만 뜻을 알아듣는데 큰 지장은 없었는데, 이게 반복되니까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참을 수 있을까? 싶었다. 좋은 번역과 편집을 만나는 건 그러니 축복일세… 그러니까 굉장히 미묘한 데서 불쾌함의 골짜기를 만나는 일을 페이지마다 당하니까 내가 독해력이 망가졌나 싶었다. 그래서 AI돌리니 적당히 문장을 끊어서 다시 써 줬다. 가독성은 훨 낫지만 책 전체를 이렇게 옮겨가며 읽을 순 없다.

그래도 100쪽쯤 되면 적응되서 (사실 더 어려운 반응, 물질들이 등장해서 문법에 신경쓸 새가 없어진다…) 읽을만 했다. 틈틈이 읽다보니 한 달도 넘게 걸렸다.


-비록 완수하지는 못했지만 두 명의 선구자 그리고 마땅히 받아야 할 영예를 거의 부정할 뻔했던 당대 최고의 화학자 멜빈 캘빈과 함께, 이 늙은 현자는 지구 생명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 한 가지를 발견했다. (33, 맥락상 부정당할 뻔했던 게 맞을 듯)
->비록 끝까지 완수하지는 못했지만, 두 명의 선구자와 함께 지구 생명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 하나를 밝혀내는 데 기여했던 이 늙은 학자는, 당대 최고의 화학자 멜빈 캘빈과 더불어 마땅히 받아야 할 영예를 거의 부정당할 뻔했다.(강조점이 발견에서 영예로 옮겨져 버리긴 함)

-물리학의 파도와 파동 방정식의 포효에 화학의 바다 절벽이 끊임 없이 침식되고 있다는 말이 당시 새로운 화학의 풍광을 가장 잘 묘사했을 것이다. (34, 어색한 과거형 묘사했을 + 성가신 -것이다.)
->물리학의 거대한 물결과 파동 방정식의 거친 진동 속에서, 화학이라는 세계는 바다의 절벽처럼 조금씩 깎여 나가고 있었다. 당시 사람들은 이 장면을 새로운 화학의 풍경으로 그렇게 묘사하곤 했다.(이건 마지막 문장을 너무 새로 지어내 버린 느낌이다.)

-이런 말도 있었다. 모든 사람이 떠나 집으로 돌아가고 폴링만 남아있다고 해도 칼텍의 화학과는 여전히 미국 최고일 것이라고 말이다.(35, 이런 말도 있었다. 한 다음 -일 것이라고 말이다. 이거 호응이 맞는 걸까)
->이런 말이 돌기도 했다. 모든 사람이 떠나고 폴링만 남아 있어도, 칼텍 화학과는 여전히 미국 최고일 것이라는 농담 같은 평가였다.(기계 놈이 뉘앙스를 따지는 시대에 난 살고 있어…)

-그는 모든 과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매력을 느꼈으며, 수학과 물리학의 경계에 걸친 분야였다. (37, 두번째 절 주어 어디감…)
->그는 모든 과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매력을 느꼈으며, 그 연구 분야는 수학과 물리학의 경계에 있었다.(기계 놈이 주어 찾아줌)

-물이 아래도 흐를 때->물이 아래로 흐를 때(116)

-과학자들을 결론을 내렸다.->과학자들은 결론을 내렸다.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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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6-05-22 2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래 부분이 AI가 새롭게 번역해 준 문장인가요? 너무 깔끔하네요.
번역가도 이제 설 자리가 없어질지 모르겠네요.

반유행열반인 2026-05-23 09:15   좋아요 0 | URL
그래도 저는 번역가 말맛 따라 찾아 있는 책도 있어서 에이아이는 아직은 보조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생각보다 디테일을 잘 잡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