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학 (보급판 문고본) - Hand in Hand Library
주희 지음, 윤호창 옮김 / 홍익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20260929 저자: 주희, 유청지.
이 책을 왜 가지고 있나, 왜 샀을까 찾아보니 2년 전 중고가 500원…500원으로 착한 사람이 되는 법을 배우자.
불효새끼에 가까운 나는 과거 유교의 맥락 속에 풍덩 빠졌다가 조금 기어나온 사회의 뿌리 깊은 예의에 대한 믿음의 근원을 훑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소학을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서 대체로 원망하고 모질게 대했던 부모에 대한 측은지심 같은 게 약간 생겼다. 이 책은 그렇게 짐승에 가까운 인간을 교화하려고 만든 것이겠지...배워라 배워 하는 것도 결국 이 규범에 순종하고 따라라 그게 좋은 사람이야 하는 것이다.
다른 성별(주로 부부)끼리 서로 공경하라는 말이 있는 건 좋았지만, 그외 성역할을 고정하고 대부분 여성이 낮은 계급으로 희생하게 하는 가르침은 시대착오적이었다. 당연한 듯 배어있는 하대에는 다 밑바탕이 있었구만, 했다. 천 년 정도 오래된 책이니 몸가짐이나 예절 중에 너무 지나치다 싶은 것도 많아 적당히 걸러 읽는게 맞겠다.
후반부에는 바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사례를 열거하며 본보기 삼는다. 책에 나온 사례들이 칭송받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고, 대부분은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일이어서 더욱 권하는 게 아닐까 싶다.
사람이 마주치면 서로 돕기보다 해치는 존재에서 남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은 책에 실린 규범들에 대한 끝없는 가르침 때문일 수도 있다. 공동체를 이루는 건 어려운 일이라서 이렇게 유교 규범으로 뚤뚤 묶어 놨던 것이다. 이제 새 규범으로 대체해 가고 있는데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밑줄 긋기
-자식으로서의 예법은(…) 평상시에 자신이 늙었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45)
-자신의 부모를 사랑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도리에 어긋난 덕’(패덕)이라 하고, 자신의 부모를 공경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공경하는 것을 ‘도리에 어긋난 예’(패례)라고 한다.(‘효경’)
-벗을 사귈 때는 자신이 연장자임을 내세우지 말아야 하고 자신의 신분이 높다는 것을 내세우지 말아야 하고 형제들의 도움을 개입시키지 말고 사귀어야 한다. 벗이란 그 사람의 덕을 사귀는 것이기에 그 사이에 어떤 것도 개입시켜서는 안 된다.(87)
-부모와 형제들을 즐겁게 하지 못하면서 외부 사람들과 사귀려해서는 안 되며,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지 못하면서 소원한 사람들과 멋대로 가까이하려 해서는 안 된다. 집안의 작은 일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국가나 천하의 큰일에 대해서 함부로 언급하지 않는다. (93)
-또 반듯하게 썰지 않으면 먹지 않았으며 음식에 간이 맞지 않으면 먹지 않았다.(…) 시장에서 사온 술이나 육포를 먹지 않았으며, 늘 생강을 먹었으나 많이 먹지는 않았다.(117, 공자의 음식관. 대체로 양호한데 까다로운 부분. 이옥이 생생강 씹어먹던 건 공자님을 좇기 위함이었나)
-(…)범죄와 소송의 증가는 바로 술로 인한 폐단이 재앙을 만들어 낸 것이라 할 수 있다.(118, 옛 사람들도 이미 알았지만 여태 술 많이 마시는 사람도 있다. 난 끊었다.)
-옳지 않은 일이 있을 경우에는 마땅히 자세히 살펴서 처리하면 사리에 맞지 않는 경우가 없을 것이다. 만약 먼저 화부터 낸다면 자신만을 해칠 뿐이다. (185, 화 많은 나를 위해 옮겨 적음)
-평소에 비겁하고 나약한 사람은 옛 사람들이 삶과 죽음의 이치에 통달해 삶과 죽음을 천명에 맡기며, 굳세고 정직하며, 자신의 주장을 펼 때는 반드시 신념이 있으며, 복을 구하는 데도 간사하지 않은 것을 보고 굳세게 떨치고 일어나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 독서를 하고 학문을 하는 것이다. (209, 왜 읽고 배우는지 가끔 생각해봐야겠다. )
-아무리 뛰어난 재주와 명석한 지혜를 가진 사람도 보고 듣는 데 집착해, 술에 취한 듯 몽롱하게 살다가, 꿈꾸듯 죽어가기에 스스로 이단에 빠져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 (215, 이 책에는 어떻게 살다 죽어야 하는지 구구절절 써 있다. 다 지키기는 어렵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은 검소하게 살다가 사치스러워지기는 쉽지만, 사치하게 살다가 검소해지기는 어려운 일이다. 내가 어떻게 항상 지금 수준의 봉급을 유지할 수 있으며 이 몸이 어떻게 영원히 살아있을 수 있겠는가?(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