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요리 - 세상 모든 음식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요리의 비결
해럴드 맥기 지음, 이희건 옮김 / 이데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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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8 저자: 해럴드 맥기.


8월 3일 저녁. 11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호기롭게 펼쳤다. 이걸 완독하는 건 무식한 걸 수도 있고, 꽤 장기 과제가 되겠다. 추천사와 저자 서문을 본 뒤 15장으로 먼저 갔다. 거기에는 음식의 가장 기본이 되는 분자인 물, 지방, 탄수화물, 단백질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그 다음 주석 직전 책의 말미 부록에는 기초 화학에서 배울 법한, 그러면서 음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하는 원자, 에너지, 물질의 상(액체, 고체, 기체)에 대해 짧게 정리해 놨다. 이렇게 책에서 제일 지겨울 것 같은 부분을 먼저 해치우고 1장으로 간다.

8월 4일. 1장. 대다수 인간의 첫 식량인 젖(우유 등)과 버터, 크림, 요구르트, 치즈, 그외 다양한 유제품에 대해 온갖 이야기를 한다. 주로 음식의 상태가 왜 그렇게 되는지 분자의 상태와 변화를 그림까지 그려가며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다 과학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니고, 유제품 종류와 특성과 제조법, 역사 속 음식 이야기 같은 깨알 같은 내용도 있다. 1장의 말미를 치즈로 마무리하는 게 좋았다. 다른 음식은 별 감흥 없었는데, 치즈에 대해 읽으니 그동안 먹어본 이런저런 치즈맛과 모양이 생각났다. 큰 마음 먹고 비싼 퐁뒤를 먹으러 갔는데 맛도 없고 먹기도 곤란했던 20여년 전 일도 떠올랐다. 저녁으로 엄마가 참치김치볶음밥에 계란까지 부쳐 주셨는데, 그 위에 고단백 슬라이스 치즈를 곱게 얹어 먹었다. 젖과 유제품 만으로도 110쪽이 넘어서, 책 한 권을 본 기분이었다. 그래도 벌써 1/10이나 읽었어…

8월6일. 2장. 초반 달걀 노른자와 흰자에 대한 부분을 읽고는 점심 거리로 달걀 프라이를 부쳐서 아이들과 함께 먹었다. 정말, 노른자 근처의 흰자는 덜 익고, 노른자 위 하얗고 작게 뭔가(생식세포가 있는 흰색 원시 노른자가 노란색 노른자보다 밀도가 낮아 떠오름)가 있는게 보였다. 아는 만큼 보이는 구나. 그렇지만 아직 덜 읽어서 프라이를 예쁘게 부치지는 못했다. 달걀 장은 의외로 달걀 거품에 페이지 할애를 많이 해서 베이킹을 잘 안 하는 나에게는 생소했지만, 온갖 거품의 종류와 특성과 제조법을 나열해 놓은 건 신기했다. ‘머랭이란 뭘까….그건 뭔가의 번데기가 아닐까’하는 만화 속 이상한 노래 가사 생각이 난다.
이 방대한 책의 아쉬운 점은 모든 요리를 텍스트로 소개해서 (분자 구조식은 예외) 잘 모르는 음식은 시각화하기 힘들다는 거였다. 그렇지만 원래 책은 미각 후각도 못 전하는 것, 글자와 종이는 먹지도 못한다. 그래서 조리법이 길게 나오는 경우는 적당히 넘어가기로 했다.

3장. 고기를 다룰 때는 단순히 식품과 식재료의 의미부터 등장하지 않고, 인류학, 사회학, 건강 이슈 관련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러고나서 생명과학이나 해부학 관련에서 보던 근섬유 조직에 대해 나와서 와, 봤던 거다 했다. 고기를 굽는 다양한 방식은 나름 실용적일 것 같은데, 아직 에어프라이어가 보편화되기 이전 책이라 그런가 최후의 도구는 전자레인지만 제시되었다. 선생님, 겉바속촉에 온도 조절까지 자유로운 그런 도구가 추가되었답니다...

8월 7일. 고기를 익힐 때 굽든 찌든 끓이든 시간과 온도를 조절해 가며 육즙을 남기는 게 전문적인 영역으로 보였다. 내가 저렇게 고기에 진심이었던 적이 있던가… 고기를 사면 늘 양념불고기나 찜이나 국류는 엄마가 하고, 생고기를 오븐이나 에어후라이어나 팬에 굽는 건 내가 한다. 다 그냥 어림짐작과 중간에 가위로 잘라서 색 보고 속까지 익었나 눈대중으로 저렴한 고기들을 요리하는데 어떻게 해 주든 맛있게 먹어줘서 다들 고마워...오늘은 소시지까지만 읽자…(그런데 뒤에서 더 읽어보니 원래 고기익히기는 그렇게 짐작과 대중이래…)

8월8일. 푸아그라나 콩피, 발효 소시지 같은 건 상상도 못하게 생소해서 그냥 그렇구나...했다. 어제 읽다 만 고기 파트 마무리. 닭(오리, 칠면조 거위 정도 추가), 소, 돼지처럼 주로 먹는 고기 위주였고 양이나 말 같은 건 안 나와서 그야말로 실용서였다.
어류를 물고기 대신 물살이로 표현한 다른 책이 기억나는데, 이 책에서는 육고기 외 해산물을 다루므로 얄짤없이 물고기이다. 생선, 조개, 갑각류를 식재료로 다루기 전에 남획, 양식의 문제점과 해산물 섭취로 인한 위험-병원균, 기생충, 축적된 오염물질, 생명체로서의 물고기 특성 등을 먼저 이야기하는 게 인상 깊다.
좋아한 적도 없지만 어느 순간 생선 냄새를 많이 싫어하게 되었다. 그런 인간이 물고기의 신체 구조와 특성에 대해 읽고 있다. 작은어린이는 반대로 생선을 무척 좋아해서 손으로 마구 주무르면서 껍질도 벗겨 먹고, 눈알도 먹고 싶어 한다. 내 대신 생선 구워주시는 엄마에게 감사하기로… 게살을 흉내낸 명태살로 만든 크래미를 먹고는 생선살과 게살에 대한 부분을 읽는다. 진짜 게를 먹은 지 너무 오래되었다. 내가 다루기 싫다고 어린이들에게 여러가지 먹을 기회를 빼앗는 건 아닌가 싶다. 찬바람 불면 가을 꽃게라도…

8월9일. 점심에 훈제(햄)오리를 오븐에 채소랑 마늘이랑 구워서 먹었다. 기름이 적당히 빠졌는데 이전에 본 고기 익히는 온도를 생각했지만 직접 조정할 엄두는 못내고 그냥 닭다리구이 모드로 익히다 조금 먼저 꺼냈다. 패각류, 연체동물, 생선알 같은 부분을 마저 읽었다. 생선 장은 캐비어로 마무리되는데, 그걸 내가 언젠가 먹어볼 일이 있을까 모르겠다. 다음은 드디어 식물 식재료로 간다.

8월10일. 식품이 되는 식물 일반에 대해 읽었다. 식물의 광합성, 구조와 기능, 질감, 색, 맛 이런 것들. 오늘 먹은 식물이 뭐가 있나 역순으로 떠올려본다. 복숭아, 자두, 콩(두유), 귤, 배추(김치볶음밥), 쌀, 바나나, 피칸. 온갖 것들이 나를 이루고 있다.

8월11일. 채소를 끓이고 튀기고 찌고 다양하게 익히고 갈고 하는 부분이 무척 재미없었다. 채소가 들어간 음식을 너무 안 만들어 먹는다는 생각이 든다. 집 앞에 무척 싸게 파는 채소가게가 생겨서 어르신들의 메카가 되었고, 우리집 어르신도 가끔 저렴한 채소와 과일을 득템해 오신다.

8월12일. 과일 저장을 위한 건조, 발효, 잼, 통조림 만들기 부분으로 이 장이 마무리 되었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채소, 과일, 향료, 씨앗, 곡류 이렇게 식물 식재료가 각각 한 장씩 차지하고 있다. 개별 종에 대해 나오니 조금 더 재미있으면 좋겠다.

8월13일. 채소의 날. 아는 채소가 나오면 익숙하고, 처음 듣는 채소가 나오면 흥미로웠다. 정작 오늘 먹은 채소는 소량의 배추 김치와 콩나물국 말고 없다.

8월14일. 과일의 날. 정작 집에는 먹을만한 과일이 없다. 귤 몇 개와 냉동 망고. 책에는 흔히 먹는 온대, 열대 과일 종류와 특징이 담겼다. 브레드프루트와 두리안도 나온다.

8월16일. 하루 쉬고 허브/향신료 부분이다. 맛의 원리나 향의 언어 같은 책을 읽었지만 오래 전이어서 기억이 날리가 없으니 여러 풍미 성분 분자 이름들을 한 번 더 훑었다. 재료가 되는 식물 나열만으로도 눈이 아팠다. 한국에서는 만나지 못했을 식물이 정말 많았다. 차, 커피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히 다루고 훈연을 이 파트에 포함시켰다. 커피를 끊다시피해서 아, 난 왜 삶의 즐거움을 하나씩 덜어내고 있나, 싶다.
다음 주제는 씨앗-곡물, 콩, 견과 등이다. 이건 먹고 사는 거랑 큰 관련이 있는 주제라 관심있게 읽게 된다.

8월17일. 곡물 중 옥수수를 읽는 참이었는데, 마침 라운드 나초를 하바네로 살사에 찍어먹었다. 재료명 중 마사라는 게 있는데 옥수수가루를 알칼리 처리한 후 반죽 같은 거라고 했다. 책 읽은 보람이 있네. 전날에는 타코를 시켜 먹었는데 그것도 옥수수 재질로 감싸져 있었다.
견과류 부분은 다양성하지만 거의 다 아는 애들이었다. 오늘 아침에도 피칸을 열 알 정도 먹었는 걸. 그렇게 1년 정도 먹으면 HDL이 정상범위 뚫고 올라가기도 한다.

8월18일. 오랜만에 출근해서 피곤한데다 빵 하나 안 먹은 날 빵과 반죽과 밀에 대해 읽으려니 잘 들어오지 않았다.

8월19일. 빵과 케이크를 먹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그걸 만드는 원리-섞기, 반죽 치대기, 굽기, 식히기-에 대해 읽는 건 전혀 달콤하지 않다.

8월22일. 잇몸 치료 하고 서너시간은 있어야 마취가 풀리는 와중에 페이스트리와 쿠키에 대해 읽는다. 와퍼 주니어를 사왔지만 저걸 언제 먹게 될 지 모르겠다. 쿠키라는 말이 한입에 넣을 수 있는 작은 케이크를 의미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제과 제빵 부분은 대부분 유럽, 미국 음식 위주라 빵순이 아니라 잘 모르겠다 싶었는데, 면에 대해 나올 때는 아시아도 할 말이 많아서 좀 더 흥미롭게 읽었다.
소스 부분에는, 내 식사에서 소스는 사치품, 영양성분에 크게 기여 못하고 염분만 높이는 무언가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소스에 진심인 사람이 많았다. (특히 프랑스) 우리가 육수라고 부르는 맛 베이스를 여기서는 스톡 농축, 추출로 표현해 놓았다. 소스-육수-젤리를 한 부류로 다루는게 내가 보기에는 독특했다.

8월23일. 설탕과 초콜릿, 당과에 대해 다루는 장을 본다. 18세기에 영국인들이 갑자기 설탕을 많이 소비하게 되었다는데 그 당시에 당뇨병은 안 유행했는지 궁금해졌다. 인공지능에게 물어보니 늘긴 했지만 현대인 먹는 양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거고 활동량은 훨씬 더 많았던데다 평균수명도 낮아서 당뇨 진단 자체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설탕, 꿀, 단풍나무 시럽 등 온갖 단 식재료에 대해 읽었다.

8월25일. 사탕을 안 먹는 내가 다양한 종류의 사탕에 대해 읽었다. 문득 종류별로 사탕이 먹고 싶어지긴 했다. 그렇지만 그냥 물 마셨다.

8월26,27일. 집에 초콜릿이 하나도 없는데 초콜릿에 대해 읽었다. 이십대에 제과 사이트에 재료 주문해서 이것저것 초콜릿 만들었던 생각이 났다. 지금은 아휴 귀찮아. 있으면 먹는데 아니 있어도 몇 주를 냉장고에 묵히다가 가족 다같이 있을 때 한 조각씩 나눠 먹는 정도이다. 그래도 지금은 한 조각 먹고 싶은데 없다.
다음 파트는 술인데 역시나 집에 술이 없고 지금의 나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런데 술에 대한 부분이 생각보다 두툼하다. 이제 천페이지가 넘었고 그래도 끝이 보인다…

8월28일. 예전에 ‘술 취한 식물학자’란 책을 술알못이 어렵게 읽던 기억이 났다. 이 책도 그 정도는 아니지만 거의 80쪽 넘게 알코올 음료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나는 술을 먹지 않는 편이 덜 나쁜 사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술과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삶이 살아진다. 두께 탓인가 이 책은 먼지다듬이(책벌레)의 서식처가 되었다. 오늘까지 벌써 세 마리가 기어다니는 걸 눌러 죽였다. 책등 두꺼운 부분에 공간이 벌어져 있어서 거기에다 에프킬라를 두 번이나 뿌렸는데도 소용이 없다. ‘음식과 요리’는 먼지다듬이의 맛있는 음식이 되어 버렸다.
포도와 곡물에 진심이던 사람들이 온갖 재주를 부려서 다양한 와인과 맥주를 내놓았다. 그런 식문화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인류의 독특함은 한두가지가 아니겠지만 술을 담가 먹는 것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다수가 알코올 때문에 몸이 둔해지고 살짝 맛이 가는 걸 즐겁게 여긴다.
알코올 발효 다음은 초산 발효라서 식초도 이 장에서 함께 다뤘다.
마지막 장인 음식물의 기본 분자를 미리 봤기 때문에, 그 바로 앞장 조리 방법과 조리기구의 재질이 읽기의 마무리가 되었다. 사실 이제 버거워서 좀 대충 넘겼다.
갈변반응인 캐러멜화와 메일라드 반응 같은 게 분자 구조도와 함께 나왔다. 이건 화학인가...
그러고나서 열의 전도, 대류, 복사 같은 물리학 같은 게 튀어나왔다. 그런데 대부분의 요리가 열을 쓴다는 점에서 열의 전달 방식을 아는 게 도움이 되긴 할 것 같다.
그릴링(열원이 음식 아래), 브로일링(위에), 베이킹(대류, 복사), 보일링, 시머링(보일링보다 온도 낮음), 포칭, 찜, 프라잉, 소테잉, 튀김, 마이크로파 복사, 열은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쓰이고 있었다.
세라믹(질그릇, 사기그릇, 유리, 법랑), 알루미늄, 구리, 철, 강철, 스테인리스 스틸, 주석, 다양한 재질에 대해서까지 다룬다. 진짜 웅장한 책이었다...음식에 대해서 잘 알기 위해 기구 소재까지 다룬다.

천페이지 넘는 이걸 읽은 나란 놈은 이제 요리는 거의 손을 놓고 엄마가 해주시는 밥을 먹고 있다. 기껏 해야 냉동피자, 냉동치킨, 가끔 고기 굽기, 떡볶이 정도 만들고 도시락 닭가슴살은 전자렌지 1분으로 끝나는 제품을 사 먹는다. 그런 나라도 요리에 대해 읽는 건 흥미롭고 아는 부분도 생각보다 많았다. 음식과 맛 책을 읽은 역사가 길긴 하다. 먹는 낙을 놓은 지는 오래이지만 뭐 한 번 훑어봤으니 궁금하고 생각날 때마다 아, 그부분에 비슷한 설명이 있었지, 하(는 일은 흔치 않겠지만)고 찾아볼 수는 있겠다. 먼지다듬이만 더 퍼지지 않는다면 말이다.이 책을 비닐백에 넣어 냉동실에 얼려 벌레를 죽이기엔 시멘트 벽돌만하다. 그렇다고 버리기는 아깝다. 전집류 빼고 한 권 짜리 책 중에는 제일 비싼 8만8천원(중고로 더 싸게 삼)인데다 내용도 꽉꽉 차 있단 말이다. 아 제일 비싼 건 ‘한반도의 새’ 도감 12만원(이것도 중고)이었다...이제 이렇게 무식하게 보지는 말아야 겠다. 통독 안 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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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수십 년 동안 치즈를 먹으면 충치 발생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인정되어 왔다. (…)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렙토코쿠스에 의한 산 생성이 증가하는 식사 끝 무렵에 치즈를 먹으면 치즈 속에 함유된 칼슘과 인산이 박테리아 서식지로 스며들어 산의 증가를 둔화시킨다고 한다. (113, 치즈가 충치에 좋다니, 말맛이 맞는다. 나만의 비법이라면, 된장국에 모짜렐라 치즈를 넣으면 감칠맛이 터진다...다들 알려줘도 시도를 안 하더라…)

-하나의 달걀은 생명으로 굴절된 태양 빛이다. (116, 노른자는 해로 많이 비유가 된다. 이 부분은 아주 시인이구만…)

-도대체 우리는 영혼을 가진 이 야생 닭의 후예들을 햇볕 한 줌 볼 수 없고, 흙 한번 파보지 못하고, 움직거릴 틈이라고는 3~4센티미터에 불과한 좁은 공간에 갇힌 생물 기계로 전락시키지 않고, 좀 더 인간적인 방법으로 싸고 좋은 달걀을 먹을 수는 없는가.(123, 여기서 ‘인간적’은 좋은 쪽으로 쓰인 듯하다. 이미 산업화된 양계시스템은 충분히 인간답긴 하다.)

-물 위로 완전히 뜨는 달걀은 아주 오래된 달걀이며 버려야 한다. (136, 공기주머니가 커질수록 오래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고기가 인간의 진화를 도왔지만, 이제 고기는 인간의 퇴화를 도울 수도 있다. 우리는 고기를 절제하며 먹어야 한다. 그리고 고기가 가진 영양상의 힘과 한계를 보완하는 채소와 과일을 함께 먹어야 한다. (196, 자주 듣지만 또 자주 간과하는 일. 기후위기, 식량불균형, 동물권 등 고기는 생명체였던 것의 살점 이상으로 연결된 문제가 많다.)

-좋은 고기란 깨물면 이빨이 쑥 들어가고, 치밀하면서 실팍하고, 처음엔 잘 씹히지 않지만 이내 이빨에 백기를 들면서 풍미가 나는 그런 고기다. 질기다는 것은 불쾌감을 느낄 정도로 고집스레 씹기에 저항하는 것이다. 질김은 근섬유나 근섬유를 둘러싸고 있는 결합 조직 때문일 수도 있고, 마블링이 없어서일 수도 있다. (205, 참 감각적이네 좋은 고기 먹고 싶게 만듦)

-닭다리의 단백질은 5~8센트가 콜라겐인 반면에 가슴살은 2퍼센트에 불과하다. (206, 퍽퍽함의 이유)

-몇 년 후, 정부에서 비용을 댄 연구들에 의해 다량의 마블링이 결코 소고기의 연한 육질과 맛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마블링이 풍부한 프라임 소고기의 지위는 끈질기게 유지되었으며, 미국은 지방 밀도를 고기 품질의 주된 기준으로 삼는 세 나라 가운데 한 나라가 되었다. 다른 두 나라는 일본과 한국이다. (212, 그러니 등급과 비싼 가격이 고기 맛의 다는 아니지만...다들 더 맛있다잖아.)

-계속해서 쉬익-쉬익-하는 소리가 강하게 나는 것은 뜨거운 팬에 의해 수분이 곧바로 수증기로 변한다는 표시이며, 이때는 효과적으로 표면이 갈변된다. 약하고 불규칙한 펑-펑-하는 소리는 수분이 물방울로 집적되고 있다는 신호이며, 팬이 덜 달궈져 그것을 날려 보낼 만큼 뜨겁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247, 와 요리사들은 고기 팬 프라잉할 때 소리로 온도를 판단한대.)

-잘 만들어진 통조림은 정말 효과적이다. 100년 된 통조림 고기를 아무 탈 없이 먹은 적도 있다. 아, 물론 별 맛은 없었다. (276, 아 선생님...ㅋㅋㅋ)

-다행히 지독한 생선 비린내는 두 가지 간단한 조처로 크게 줄일 수 있다. 생선껍질에 축적된 TMA는 수돗물로 씻어 낼 수 있다. 또 레몬주스, 식초, 토마토 같은 산성 재료도 도움이 된다. (298, 비린내 싫어하는 나에게 팁...인데 이미 식초 든 세정제로 식탁을 벅벅 닦곤 한다.)

-오늘날 참치는 대부분 태평양과 인도양에서 잡힌다. 압도적으로 가장 많이 잡히는 것은 가다랑어와 황다랑어로, 이들은 작거나 중간 크기의 기름기 적은 물고기이며, 번식이 빠르고 해수면 근처에서 떼로 그물에 걸린다. 흰색 살을 가진 고독한 날개다랑어와 더불어 전 세계 참치 통조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308-309, 참치의 원래 이름을 기억해줘야지. 참다랑어, 눈다랑어는 더 크고 희귀하다고 한다.)

-통생선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껍질이 탱탱하고 윤기가 있어야 한다.(…) 자연적인 단백질성 점액이 껍질을 덮고 있는 생선이라면 그 점액이 투명하고 윤기가 있어야 한다. (…) 눈알이 맑고, 검고, 불룩 튀어나와 있어야 한다. (…) 온전한 생선인 경우에는 복부 부위가 부풀어 오르거나 물컹거리거나 손상되어 있지 않아야 한다. (…) 토막 생선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스테이크와 필레가 겉보기에 포동포동하고 윤기 있어야 한다. (…) 토막 생선이든 통생선이든 상큼한 바닷가 공기 냄새나 으깬 초록 잎사귀 냄새와 비슷한 냄새가 나고, 비린내가 심하지 않아야 한다. (314-315, 생선 구입 시 참고하세요.)

-모든 식물 조직은 수분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건조해져서 팽압을 잃고 내부 시스템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이것은 식물성 음식은 비닐 주머니, 냉장고 안의 서랍 같은 제한된 공간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411, 어려운 말 하고 나면 친절하게 바로 풀이해주심)

-알칼리성 조건은 실제로 쓴맛이 나는 올레우로페인을 분해하며, 광택이 나는 겉껍질에 구멍을 내고 들어가 세포벽 물질을 용해한다. (437, 올리브는 수산화나트륨 용액으로 처리한다고...이후 알칼리성 중화 위해 세척, 산성 처리를 한다고 한다.)

-포테이토칩은 심하게 말하면 외피만 있고 속은 없는 프렌치프라이다. 감자를 1.5밀리미터 두께-감자 세포 10~12개에 해당한다-로 얇게 편 다음 수분이 없어지고 아삭아삭해질 때까지 튀긴다. (449, 집에 감자튀김과 감자칩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셋 있다. 난 사양하는데 몸에 안 좋다하니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타피오카는 말린 카사바 전분을 작은 공 모양으로 가공한 것으로, 디저트나 음료에 넣으면 물기를 빨아들여 젤리처럼 된다. (451, 필릭스 용복 때문에 자꾸 공차의 펄 알갱이가 어른거린다...광고의 효과)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특별히 즐기는 고사리는 DNA를 손상할 수 있는 잠정적 위험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므로 피해야 한다. (469, 고사리를 피하자)

-비식용 꽃:은방울꽃, 수국, 수선화, 협죽도, 포인세티아, 로도덴드론, 스위트피, 등나무(481, 먹으면 안 돼)

-아보카도라는 이름은 나와틀 족의 단어 ahuacatl에서 왔다. ‘고환‘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배를 닮은 열매의 모양과 울퉁불퉁한 표면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496, 선생님, 이제 전 평생 아보카도 먹을 때마다 이 구절을 떠올릴 것 같습니다.)

-익지 않은 상태에서 더운 지역 과일을 냉장하면 세포 조직이 손상되어 영원히 익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익으면 냉장고에 여러 날 동안 넣어 둬도 질이 유지된다. (496, 검게 변한 바나나는 빼고)

-무화과는 딸기를 뒤집어 놓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무화과는 조그만 크기의 진짜 열매들, 즉 수과 밑에 있지 않고 그것들을 덮어싸고 있다.(545, 딸기를 뒤집으면 무화과. 재밌다.)

-동물들에게는 경험을 통한 학습, 말하자면 특정한 감각을 그에 수반되는 특정한 상황과 연결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 냄새가 기억 및 그와 연관된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568, 이쯤에서 마들렌을 안 꺼내 오셔서 감사하다.)

-감초는 소량씩 비정기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일상적인 섭취는 심각한 혈압 상승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611, 어려서 먹어보고 구경도 못했지만 혹시 몰라 적어둔다.)

-이미 입안에 불이 났을 때(캅사이신 섭취) 그 불을 끄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는 얼음처럼 차가운 것을 입안에 넣는 것, 다른 하나는 밥이나 크래커나 설탱 등 뭔가 단단하고 까칠까칠한 것을 입안에 넣는 것이다. (…)(탄산음료는 오히려 자극성을 높인다). 이 모든 방법이 실패했다면, 캅사이신의 고통은 15분 안에 사라진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얻기 바란다. (615, 이외에도 심하게 매운 걸 먹었을 때 대처법을 공유합시다. 아니면 15분 기다리자...)

-생강 교역량 가운데 놀랍도록 많은 양이 예멘으로 향하는데, 이 지역에서는 커피에 생각을 타서 마신다. 커피 무게의 15퍼센트가 생강이라고 보면 된다. (621, 예멘 커피 마실 기회가 있을까? 어느 카페 메뉴에 있어서 와, 하고 시켰더니 이제 없다고 했다.)

-(쓰촨후추=화자오에 든 화합물인)산쇼올은 그냥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마치 탄산음료를 마시거나 약한 전류에 감전되었으르 때(9볼트의 전지를 혀에 댔을 때)처럼 낯설고 따끔거리고 찌릿찌릿하고 얼얼한 감각을 만들어 낸다. (626, 때지난 마라탕 열풍의 주역, 난 이걸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잘 모르겠고(먹어볼까?->에이 왜 먹었지->망각->또 먹어볼까?->에이..반복), 식구들은 확실히 싫어한다.)

-파비우스 가문은 누에콩(파바빈)에서, 렌툴루스 가문은 렌즈콩(렌틸)에서, 피소 가문은 완두콩(피)에서, 그 가운데서도 가장 유명한 키케로 가문은 병아리콩(칙 피)에서 이름을 빌려 왔다. 그 어떤 음식물 집단이 이처럼 추앙받은 적이 있었던가?(699, 로마 명문가는 모두 콩)

-영국에서는 황산염이 풍부한 버튼온트렌트의 쓴 물맛 덕분에 맑은 에일에 홉을 조금만 첨가해도 되었고, 필젠의 순한 물은 체코의 맥주회사들로 하여금 쓴맛과 향을 위해 홉을 다량으로 첨가하게 만들었다. 뮌헨, 영국 남부, 더블린의 탄산염이 풍부한 알칼리성 수질은 보통이라면 보리 겉껍질에서 떫은 맛의 물질을 너무 많이 추출하게 되는 짙은 색 맥아의 산도를 조정해 주며, 독일의 흑맥주와 영국의 포터와 스타우트 같은 흑맥주의 발달을 이끌었다. (1061, 물맛이 술맛에 영향을 준다. 당연한 거 같은데 또 새롭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1센티미터 두께의 고기가 속가지 익는 데 걸리는 시간은 1/2센티미터 두께의 고기보다 2배가 걸릴 것 같지만, 실제로 해보면 음식의 전체적인 생김새에 따라 2배에서 4배 사이의 어디쯤까지 걸린다. 깍둑썰기를 한 고기는 조금 덜 걸리고 넓은 스테이크나 필레는 조금 더 걸린다. 열이 음식 표면에서 중심부까지 전달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절대적으로 신뢰할 만한 방법은 없다. 따라서 최선의 규칙은 수시로 그 익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1110, 그니까 고기는 계속 살펴가며 구워야...그나마 삶은 달걀은 칸트 같이 시간 딱딱 맞추는 성실한 음식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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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26-08-29 0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식재료와 요리에 관심 많아서 재밌게 리뷰, 잘 읽었습니다 ^^ 근데 커피는 왜 끊기로 하셨나요;;

반유행열반인 2026-08-29 09:3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로제트50님!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커피는 제가 밤에 잠을 못 자는 편이면서 미련하게 마시는구나 싶어서 평일에는 아예 안 먹는 편이에요. 몇 주 만에 주말찬스로 드립커피를 내려 마셨는데 끊었다고 하기 민망해져버렸네요 ㅋㅋㅋ

로제트50 2026-08-29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피는 오후 1시 이전까지만 마시면 수면에 영향이 없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