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문진 자랑 페이퍼 여러 개 보고 와 나는 저거 없어…하다가 야 전자책이랑 독서대 쓰는데 문진이 무슨 소용이야 하고 지름욕구 손톱으로 눌러 터뜨렸다. 

 권여선 신간이 나왔다는데, 책 이만 원만 채우면 문진을 준다고, 사은품 조건이 아주 널럴했다. 김광규 할아버지 시집이 나왔길래 애기들 중고책이랑 묶어서 사 버림…

 사실 문구가 마음에 들지 않아 그냥 사지 말까, 했었다. 나는 지금 길게 도망치는 중인데,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하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도망칠 만할 땐 도망칠 것이다. 누구보다 빠르게.


 무겁고, 그건 얘의 본분이다. 중력 때문인데 식구들이 만져 보고 자석인가? 했다. 유리인데 금속 같은 밀도라서 어색한가 보다. 역시나 거의 수직 각도로 세운 독서대에서 쓰기엔 위험, 어린이들이(사실 높은 확률로 내가) 깨 먹을까 조심, 

 어쩌다보니 강제로 도망방지 표지판을 세워 놓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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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5-14 07: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아 독서대수집에 이어 문진까지.... 문구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사버리시는 유열님.... 응원합니다 ㅋㅋㅋㅋㅋㅋ 문구가 별로긴 하네요 저도 도망칠래요 ㅠㅠ

반유행열반인 2023-05-14 08:45   좋아요 2 | URL
소설가가 저 문장 쓴데는 맥락과 이유가 있을 거라 읽는 순간 아하 탁 하고 송구해지지 않을까 싶긴한데 도망도 무릎 발목 성한 때나 치는 거지 이제 한 오륙십 되면 저렇게 말하면서(사실 주저앉음) 그럴지도…별로인 듯하다가도 딴청하다 저 글씨 보고 한 번 들어보려다 어이 무거워…하면서 할 일로 다시 돌아가는 놀라운 효능(?)도 있더라구요…본분에 충실한 물건:무엇이든 진득허니 눌러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