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문진 자랑 페이퍼 여러 개 보고 와 나는 저거 없어…하다가 야 전자책이랑 독서대 쓰는데 문진이 무슨 소용이야 하고 지름욕구 손톱으로 눌러 터뜨렸다.
권여선 신간이 나왔다는데, 책 이만 원만 채우면 문진을 준다고, 사은품 조건이 아주 널럴했다. 김광규 할아버지 시집이 나왔길래 애기들 중고책이랑 묶어서 사 버림…
사실 문구가 마음에 들지 않아 그냥 사지 말까, 했었다. 나는 지금 길게 도망치는 중인데,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하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도망칠 만할 땐 도망칠 것이다. 누구보다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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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고, 그건 얘의 본분이다. 중력 때문인데 식구들이 만져 보고 자석인가? 했다. 유리인데 금속 같은 밀도라서 어색한가 보다. 역시나 거의 수직 각도로 세운 독서대에서 쓰기엔 위험, 어린이들이(사실 높은 확률로 내가) 깨 먹을까 조심,
어쩌다보니 강제로 도망방지 표지판을 세워 놓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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