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독서는 정말 부진해서 만화책 넣고도 네다섯 권만 완독했다. 4월15일에 살던 집을 나왔고, 4월24일에 새집으로 이사했다.
인테리어는 직영공사로, 인테리어 업체 없이 알아서 필요한 공정마다 섭외하고 일정짜고 재료도 사고 감독하는 식으로 했다. (요즘엔 이런 걸 반셀프 인테리어라고 한다더라…) 직장 나가면서 아침 저녁으로 한 번 씩 드나들어 확인했는데 다행히도 크게 구멍나거나 일정 밀리지 않고 아흐레 만에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집공사를 마쳤다.
(인테리어 사이트가 아니니 집 사진은 간략히 투척 ㅋㅋ)
엄마는 백삼십 들고 가출했던 십오년 전에 비하면 (빚은 졌어도 천 배 가까운 곳에 살게 되었으니) 출세했네, 했다. 정말 그런가, 그렇네. 사고 싶은 책 잔뜩 사고 읽지도 않은 채로 쟁여둘 공간을 가졌으니. 붙박이장롱 하나 맞춘 거 빼면 가구도 가전도 그대로 가져와서 예전 집과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7평 남짓 커진 공간은 물건들이 제자리를 찾고 낙낙해진 느낌이다. 3층에서 15층으로 승천? 남서향에서 정남향으로 승진? 한 것도 역시나 출세다. 창밖으로 옹벽과 메타세콰이어가 보이다가 이제는 앞동 피뢰침이랑 비행기 지나가는 걸 보면 어리둥절하다.
보관 이사를 해서 지난 주에 입주하는데, 몇 년 전 이사 잘해주신 업체를 다시 섭외했는데 문제는 나온 날과 들어온 날 책 담당자(나름 이사업계의 일꾼분들 분업이 철저하다)가 바뀌었다. 훨씬 할아버지로. 옆에 주방 담당자 분이 ‘책이 하도 많아서 공부 좀 하셔야겠소’ 농치길래 무슨 소린가 했는데 아무래도 책 정리를 처음 해 보신 분 같았다…
책짐 나르는 분들의 얼굴은 뭐랄까 농사 안 짓는 사람이 거름 지게 지는 듯한 고단하고 지긋지긋한 표정을 보는 듯했다.
다른 짐은 별것 없어 금세 정리가 되었는데 책은 자꾸 책이 먼저 오고 책장들이 순차로 늦게 올라와서 정리가 늦었다.
책 포장한 분이 분명 테이프로 책장 위치와 좌우상하 다 표시해 두셨는데, (나도 빤히 보이는데) 오늘의 대타 책담당님은 한참 멀거니 어쩔 줄 모르시다가 자꾸 엉뚱한데 책을 마구 꽂으셨다. 어차피 정리 다시 해야지, 하고 포기하고 적당히 꽂아주세요 했는데… 이사 마치고 나니 책짐의 상황이 처참했다. 다 꽂지 못한 책을 이방저방 책탑으로 쌓아두고 가셨는데 ㅋㅋㅋ책장은 왜 다 듬성듬성 비어있어…진짜 개빡쳤다.
이사가 끝나도 끝난 게 아니라 또 일주일 내내 물건 자리 잡고, 치우고, 버리고, 아직 옷 정리는 손도 못댔고 주말 되자마자 책부터 제자리 잡기 했다. 직접 나르며 온 집안 책들을 다 뒤집어 엎고 보니… 이사해주신 분들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다. 빌어먹을 똥같은 폐지들, 왜 끝이 없어, 다 버려버릴까 소리가 절로 나왔다.
일요일 오후에야 책은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워낙 많이 버리고 자리 모자랄까 봐 걱정된다고 일부는 막 이중삼중 꽂아
처박아버렸더니 책장에 휑덩그러니 자리가 많이 남아 아싸 이제 새 책 사도 둘 곳 생겼다…하는 말종이여…
거실 한 벽은 당연히 책
철학책들은 제일 구석에 따로 처박음
들어오는 입구는 꼬마책
안방 책상 위에도 책
그 옆에도 책
화장대 옆은 장식장 같은데 책장 아닐텐데 하여간에 책
방2도 만화책 이중으로 꽂은 책장. 이 책장만 내가 정리 안 했는데 진짜 각잡은 거 봐…
만화책장 옆에도 기역자로 책장
방과 방 사이에도 책장
방3에는 딸래미책 (이 방 발코니에도 책장 세 개나 되지만 오래된 잡동사니 책 다 처박아놔서 지저분해서 사진 안 찍음…ㅋㅋㅋ)
주방에도 당연히 책장
식탁 뒤에도 책장
엄마가 이사오시면 엄마방과 거실에 책장 두 개 더 늘 예정…
이제 그만 쌓고 좀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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