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29- 윤이형.문학사상사가 수상 작가로부터 부당하게 저작권을 오랫동안 빼앗아 온 일 때문에 올해 이상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소설을 쓴 작가들은 마음을 다쳤다. 그렇지만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항의했고, 수상을 거부했고, 잘못된 관행이 이슈가 되었고, 올해 수상집은 나오지 못했다. 작년도에 이런 상황에 대해 잘 모르고 상을 받았던 윤이형 작가 또한 마음이 많이 다친 것 같고, 결국 그 상으로 인해 얻은 모든 이득에 대해 괴로워하다 절필을 선언했다. 소설집 ‘작은 마음 동호회’를 읽을 때는 이런 사정도 모르고, 아니 왜 이상문학상 수상작은 안 들어간 거야, 하고 언짢아했다. 작가의 책은 붕대감기를 끝으로 만날 수 없어졌다. 중고로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샀다. 읽고 싶던 소설을 드디어 읽었다. -윤이형,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애완이든 반려든 동물을 곁에 두는 삶을 좋아하지 않는다. 경제활동을 위해 빈집에 종일 혼자 두고 나가는 무책임을 견딜 수가 없다. 인간의 만족을 위해 애착 대상으로 그들의 평생을 자유를 묶어두는 일. 그렇지만 그 덕에 보살핌 받는 생명을 생각하면 그게 꼭 나쁜 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선택과 책임감을 존중하되 나는 안 하기로 한다.사실 어려서 마당에 키우던 개의 죽음을 너무 여러 번 봐서 마음을 닫은 건데 저런 핑계와 신념을 갖다 대는지도 모르겠다. 소설 속에 두 고양이의 죽음과 한 가정의 해체와 부부의 결별이 나온다.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울고 싶은 나를 두들겨 패는 것 같은 소설이었다. 모든 상실에 관한 은유가 될 이야기들.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 관하여. 이렇게나 잘 쓰는 소설가를 잃게 된 것까지 울고 싶은 일이 넘쳤다. 각자의 삶을 찾은 희은과 정민을 더 행복해진 것 마냥 그렸다. 초록이도 그럭저럭 해 나가는 것 같다. 모두가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잃은 것에 대한 미련과 고통과 슬픔과 원망 없이 자기 자신을 찾은 것으로 만족하고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