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니즘 - 웃음과 공감의 마음사회학
김찬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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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8 김찬호

고등학교 때 같은 저자의 사회를 보는 논리를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었다. 지금 보면 또 어쩔런지는 모르겠다.
학부 졸업 때 엉성하게라도 논문을 써야 했는데, 그때 주제가 인터넷 유머사이트 이용자 분석이었다.
큰 아이 이름에 바다 해 대신 농담 해(해학할 때 그 한자)를 넣었다.
어디가면 남들을 웃기지 못해 난리다. 되게 내성적인데 어쩌다보니 이 한몸 불살라 광대짓을 하고 있을 때가 많다.
그러니 이 책 제목에 오래 붙들렸다. 무슨 이야기를 할까 궁금했다.
부제에 사회학이 붙었지만 학문적 깊이나 근거로 댄 부분이 많이 미약한 느낌이다. 그냥 적당히 가져다 붙인 듯한 서술이 대부분이었다.
지식, 정보 쪽에서 얻을 것이 없다면 웃음과 유머에 대한 에세이로서 마음을 울릴 만한 표현이 있었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유머에 대한 책인데 놀랄 만큼 재미가 없었다. 읽다보면 어느새 책에서 도망쳐 딴짓 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었다.

굳이 책의 용도라면, 익히 다 알고있는 공동체 삶에서 유머의 가치를 한 번 더 설파하고, 웃겨야 할 때와 아닐 때, 웃어야 할 때와 웃어선 안 될 때, 남에게 상처주지 않고 인간다움을 훼손하지 않고 적절하게 유머를 구사하는 마음가짐을 돌아보는 정도이다. 별 내용 아닌 것을 길게 풀어놨다. 사실 웃음이나 유머에 대해 학문적 접근하는 게 쉬운일은 아니었을 것 같아 저자가 겪었을 어려움도 짐작 못 할 바는 아니지만 책의 기획과 구성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재미도 없고 유머를 잘 구사하는 방법 같은 건 가르쳐주지 않는다...일단 사람이 되고 봐야 유머도 먹힌다 정도의 원론만…

사례로 종종 나오는 우스갯소리들은 저자가 고민하고 골랐을 거라는 짐작은 되지만 잠시 피식할 뿐이고 어디 가서 써먹으면 안 되겠구나...역시 유머란 시의성과 순간에 맞는 번뜩임으로 던져야지 아재개그 열심히 수집해야 소용없다 하는 교훈만…
의외로 인용된 시들이 제일 읽을만 했다. ㅋㅋㅋ되게 따뜻한 시가 많았다. 그러니까 이 책은 합성어인 유머니즘의 어원 중 유머보다는 휴머니즘에 방점이 크게 찍혔다. 인간을 생각하는 유머라는 출발점은 알겠는데 거기에 유머에 대한 게 잘 녹아들지 못한 점이 아쉽다.

보상심리로 정말 웃기는 책을 보고 싶어졌는데 추천 좀...아, 내 시간...누군가에겐 가치롭고 웃음 넘치는 책이겠지...나는 아니었다네… 날 좀 누가 웃겨다오...같이 웃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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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쟁이 2020-01-29 0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벼운 마음으로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함 보시죠.
(안 웃기다구 친구 끊고 막 그러는거 아니죠?•_•)

반유행열반인 2020-01-29 07:14   좋아요 0 | URL
읽고 나서 재미없으면 여기 별점 테러 하는 리뷰 올려서 권한 사람 무안하게 하는 정도에요. (선례: 모이웃님이 권한 원숭이 자본론 읽고 어렵고 재미없네 웩 하고 까리뷰 올림ㅋㅋ) 무안해서 무님이 이웃언팔만 안 하시면 주욱 갑니다 ㅋㅋ

syo 2020-01-30 00:02   좋아요 1 | URL
원숭이 권한 모 이웃이 익독중 그 책 아는데, 그 책 재밌습니다. 최소한 독서가들한테는 통하는 개그코드. 그 책 재미없으면 독서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