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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가는 계단 - 제23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동화 부문 대상 수상작 ㅣ 창비아동문고 303
전수경 지음, 소윤경 그림 / 창비 / 2019년 3월
평점 :
-20190503 전수경
창비 좋은 어린이책 수상작.
우주, 물리 등 과학 개념, 이론들로 관계, 일상, 감정 등을 그린다. 어린이 수준에서 문학적으로 그린 과학 개념, 이론은 피상적이다. 나도 문돌이다보니 맞는 곳에 제대로 쓴 건지 의구심만 들 뿐 확인은 어렵다. 슬픔이나 그리움의 정서가 마음을 울리긴 하니까, 뭐 아무거나 갖다 붙이면 어때. 싶다가도 또 과학을 소재로 하면, 게다가 배우는 중인 어린이들을 생각하면 좀 더 엄밀함이 필요할 것도 같다. 어렵다.
701호 할머니와 2001호 지수의 우정은 독특하고 있을 법 하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단 6개월 만나 과학에 대한 공감을 나누고 우유를 건네고 이야기가 통하고, 뭐 친해질 수도 있지만 지수의 그리움의 깊이가 과장된 느낌도 든다. 둘이 그렇게나 친했다는 걸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 것 같다.
지수가 비밀을 알아내는 부분도 김이 빠진다. 암호를 푸는 과정도 그렇고 데우스 엑스 마키나! 하고 뿅 튀어나온 문의 정비사도 그렇고. 마무리가 많이 아쉽다. 양자역학, 평행우주, 막 던져 놓고 사실 관련 책을 읽긴 하는데 잘 몰라, 이러고 다 얼버무린다. 그냥 읽는게 좋아, 생년 생일 생몰이 같으니 재밌고 좋아. 너무 감상적이다.
상실, 그리움에 대처하는 독특한 방식은 마음에 든다. 지수를 둘러싼 좋은 이웃, 친구, 사람들도. 동화같지만 이건 동화니까. 그리고 과거 언젠가와 지금 어딘가에도 그런 좋은 사람들이 아픔을 다독이고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공동체들도 있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