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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즐기기 - 성찰없는 미디어세대를 위한 기념비적 역작
닐 포스트먼 지음, 홍윤선 옮김 / 굿인포메이션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190127 닐 포스트먼
AMUSING OURSELVES TO DEATH
대학 때 ‘교육의 종말’을 과제 때문에 겨우 봤었는데 정신 못 차리고 그 닐 포스트만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1985년 내가 태어날 무렵 나온 책이고, 저자는 당시 거의 모든 분야를 압도하는 정보 전달 매체로 떠오른 텔레비전을 여러 사례를 들어 비판한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진리, 전통의 가치, 가치의 우열이 있다는 입장이고, 텔레비전은 중요한 것들과 사소한 것들을 뒤섞고 빠른 화제 전환으로 통찰의 여지를 없애고 정치, 종교, 교육 등 진지해야 할 모든 분야를 오락거리로 만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매체는 의사소통의 방법에 영향을 미치고 정보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데 텔레비전은 그저 재밌거리를 다루는데 머물러야 함에도 다양한 분야에 침투해 많은 것들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매체에 압도되어 별다른 의식하지 못 한 채 수동적으로 즐기고, 탈맥락적으로 정보를 소비하고, 그렇게 중요한 일들이 오락거리로 전락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저자가 뭐가 문제인지 콕 찝지는 않았지만 내 생각에는 정치인들이나 자본가들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데 더 용이해지는 것 등이 가능성 있다)은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에, 절대 불변의 진리와 가치가 없다는 입장에 서면 저자의 말처럼 인쇄문화, 책을 통한 정보 획득과 의사소통이 텔레비전을 통한 그것보다 가치 있고 고차원적이라 말할 근거는 무엇인가 의문이 들 법하다. 또한 즐거움과 재미를 추구하는 것 또한 문제 삼을 만한 것인지 의문이다. 오히려 소위 심각한 (정치, 교육 등 공공담론이 필요한)분야에 오락적 요소를 가미하는 것이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고 아예 무관심해질 수 있는 상황을 완화하고 진입의 허들을 낮출 수도 있지 않나 싶다.
저자가 주장하는 매체에 대해 끊임 없이 질문 던지기, 어떻게 이용하는 것이 올바른지 가르치고 배우기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하는 부분, 우리가 선택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자신도 모르게 낚이는 주의력과 구매력과 의사결정이 정말 우리 자신의 주체적 의지인지, 수많은 정보는 정말 진실에 근접한지, 누군가의 이익에 부합하게 의도적으로 재구성된 프레이밍된 것은 아닌지 끊임 없이 의심하고 돌아보고 정신차리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안 그러면 나도 모르게 디도스 공격하는 좀비 피씨 마냥 이용 당할지도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