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원에서 길을 물었다 - 뉴욕식물원 가드너의 식물과 영성 이야기
이성희 지음 / 선율 / 2024년 9월
평점 :
#정원에서길을물었다 #이성희지음 #선율 #뉴욕식물원가드너의식물과영성이야기
하나님이 지어주신 이 아름다운 세계를 누구보다 온 몸으로 만끽하며 예배하는 정원사가 있다. 초록 이 가져다주는 평안함은 영성의 길로 이끌었다. 현재 교회가 걸어가는 길과 정원이 걸어가야 하는 길이 다르지만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저자는 생태 복원과 관련된 진로를 찾던 중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에서 식물과학과 지형개발학을 전공하여 2021년에 뉴욕식물원에 입사했다. 늦깍이에 정원사로서 참된 구도자로서의 순례는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말한다.
뉴욕 식물원은 미국 뉴욕 주 브롱크스에 위치한 식물원으로 무려 1891년에 설립되었다. 총 면적은 약 100ha이며, 1만 5천여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일 년 내내 중요한 전시회나 화훼 품평회를 개최하고 있고, 매년 8만명 가량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있다.
식물가드너는 다양한 장소에서 식물을 관리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식물가드너가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지도 몰랐다. 식물 선정 및 배치, 식물 관리, 병충해 예방 및 치료, 환경 조성, 교육 및 홍보, 식물 번식 및 재배, 식물 연구, 안전관리, 예산관리 등 여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식물 가드너는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밑바탕 되어있어야 한다. 저자가 근무하고 있는 식물의 생산과 보존을 담당하는 놀런 그린하우스<Nolan Greenhouse>는 미국 뉴욕 식물원내에 위치한 대형 온실이다.
목차에는 열두가지 정원의 세계로 안내한다. 환대, 빛, 공유, 공감, 경계, 인내, 지역, 연결, 모두, 대지, 파송, 겨울의 정원으로.
나이가 한살씩 먹어가면서 집주변에 공원이나 녹지가 우거져 있는 곳을 가던지 푸르른 나무가 있는 산을 좋아하게 되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먼거리를 이동하는 시간에 차안에서 혼자서 드리는 예배는 누구에게 보여지는 내가 이렇다 하며 드러내는 예배가 아닌 예배자로서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마음에 들어왔다. 나도 알게모르게 내가 빛나고 싶어지고 수렴되지 않은 삶을 살지 않았나 돌아본다. 하나님을 비추는 삶을 살고 있나? 내가 나에게 묻고 있다.
P.73 모이면 밝아지는 삶, 남을 빛나게 하는 삶, 빛으로 수렴되는 삶이란 어떤 것인지 더 탐구하고 싶어진다.
정원 또는 공원이 추모의 공간이 되었다는 것은 나도 동감하는 바이다. 국내에도 가족공원이나 추모공원이 유가족에게 치유와 추억을 기리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교회가 나라의 큰 슬픔이 있을때에 어떤 공감의 언어를 사용했을까. 공감능력, 공감언어 상실이 되지 않기 위해 함께 울어줘야하고 함께 보듬어줘야 한다. 우리만 잘 살아보겠다고 주변의 소리는 귀를 닫은 채 무심함으로 일관하려 했던 게 아닐까.
P.145 회복탄력성이라는 기술적인 정의도 좋지만 '오래참음', '견고함', '저항', '한결같음'과 같은 말처럼 직관적이면서도 해석의 여지가 깊은 개념들을 한데 모아놓은 말로 인내를 사용하고 싶다.
식물이 죽지 않고 살아나는 것을 인내라고 한다면 식물의 끈기있는 생명력을 바라보며 추위와 목마름을 견디는 강인함을 본받아야겠다. 그저 거기에 있어서 살아내고 있다고, 생명이 있는 식물이라도 살아지니 살아있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지켜진다고 생각했었는데 여러 상황을 견디며 자리를 지키는 것이 식물이라니 창조주가 준 식물의 생명은 놀랍기까지하다. 가까이 집 앞 콘크리트 사이에서도 뚫고나오는 식물의 강인한 생명력은 감탄을 자아낸다.
P.257 건강한 성도는 복음의 유전자를 품고 교회를 탈출해서 오히려 교회를 건강하게 만든다. 나는 이런 흩어짐이 이 시대가 표현하는 "선교적 교회'의 진정한 파송이라 생각한다.
한 곳에 자리를 잡고 기둥처럼 우뚝서서 교회를 지키기를 바란다. 하지만 제도적인 틀에서만 얽매여있는것이 아니라 주변교회를 돌아보고 성도로써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할까를 고민의 중심으로 남겨두었다. 자연에 숲에 정원에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