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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케이크 레시피 - 디저트 공방 atelier h
혼마 세츠코 지음, 황세정 옮김 / 시원북스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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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빵 만드는 일에 깊이 빠졌던 적이 있다. 마치 빵공장에서 찍어내듯, 하루가 멀다 하고 반죽하고 굽고 또 굽고… 그렇게 오븐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쌓이면서 나름의 성취감도 있었지만, 문득 멈추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요즘은 빵을 만들지 않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사서 먹는 빵이, 훨씬 맛있다. 빵순이라 옆에 빵만 있으면 정신 없이 먹게 되기도 했고, 그만큼 내가 만든 빵은 어느 순간, 설렘보다는 익숙함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러던 중, 우연히 혼마 세츠코의 책을 마주하게 되었다.
표지를 넘기는 순간, 오래 잠들어 있던 감각이 되살아났다. 케이크를 만들고 싶다. 다양한 맛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 빵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살까말까의 기로에서 왔다갔다 하겠다. 그런데 이번의 레시피는 시도안해보곤 못 베기겠다.
《과일 케이크 레시피》는 단순한 케이크 책이 아니다. 제철 과일을 주제로 쇼트케이크, 롤케이크, 타르트, 파이, 파운드케이크는 물론 콩포트와 잼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어,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권으로 계절의 맛을 풍성하게 누릴 수 있다. 다양한 레시피 구성이 특히 만족스러웠다.
베이글이나 식빵을 아침 식사로 즐기는 내게, 이 책은 새로운 기쁨을 선물했다. 냉장고 안에 수제 잼 병들이 늘어서 있는 풍경, 거기서 오늘의 기분에 맞는 맛을 고르는 즐거움은 생각보다 크다. 직접 만든 콩포트와 잼을 요거트에 섞어 먹을 때 퍼지는 과일 향은 상업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다. 더불어, 커피와 곁들여 먹는 타르트와 파이는 여유로운 오후의 완성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 케이크는 소소한 행복의 실체가 되어준다.
이 책은 단지 ‘만드는 법’을 설명하지 않는다. 계절을 담는 법, 맛을 천천히 음미하는 법, 그리고 그 시간을 누군가와 나누는 법까지 조용히 건네준다. 감성적인 접근이 돋보이지만, 구성은 치밀하고 실용적이다. 펼침 제본이라 손이 밀가루로 가득한 상태에서도 레시피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사진 하나하나에도 완성도 높은 디테일이 살아 있다. 베이킹을 즐기는 사람, 과일 디저트를 사랑하는 사람, 혹은 일상에 작은 기쁨을 더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감성적이지만 결코 흐리지 않고, 달콤하지만 지나치지 않다. 사계절 내내 꺼내 보고 싶은 책.
책에는 일본 최고의 디저트 공방, 아틀리에 에이치(atelier h)의 비밀스러운 노하우가 담긴 53가지 과일 케이크 레시피가 실려 있었다.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라, 하나하나가 정성스럽고 계산된 조합. 먹기 위해 굽던 과거의 내가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먹고싶다라는 마음이 있었다. 계절마다 맛볼 수 있는 과일케이크라 군침이 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