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차일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3-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3
존 하트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번역이 되게 이상함. 포커스 나간 렌즈처럼 흐릿한 문장과 문체였다. 그것 때문에 에드거상 수상작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건조하게 읽었다. <연을 쫓는 아이>와 비슷하길 기대했건만 전혀 다른 안드로메다급 실망으로서 최근 읽은 책중 가장 망작이다. 나는 한권 읽는데 오래 걸리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며칠이나 걸리다 못해 결국 책을 덮었다. 그만큼 재미없고 따분한 작품이었다. 불면증이신 분은 이걸 읽으면 지루함으로 꿀잠 주무실 것이다.

얼굴에 거미줄 붙은듯한 불쾌함을 이겨가며 읽었던 내 평을 적자면, 먼저 조니와 헌트가 주연이 맞나 싶을 정도로 둘 다 존재감이 크게 딸린다. 게다가 어떤 장르인지 정체성을 모르겠고 흐름도 엉성하며 대체 뭘 보여주려는건지 모르겠다. 재미, 스토리, 교훈, 필력, 철학 중 하나라도 있으면 좋게 읽겠는데 이 책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은 대단히 딸리는데 이게 작가의 작품 중 가장 평점이 높다. 헐. 굳이 작가의 다른 작품은 찾을 필요가 없을 듯. 존 하트와는 이별택시를 타야겠다. 할머니가 손주들에게 해주는 옛날이야기가 훨씬 맛깔 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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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映 2017-08-22 2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은 패스해야겠네요 ㅋ

물감 2017-08-23 00:00   좋아요 0 | URL
세상에 재미난 책은 널렸으니까요ㅎㅎ
 
제3의 선택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7-3 미치 랩 시리즈 2
빈스 플린 지음, 이훈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얼웨이즈 쏘핫스러운 아이언맨 미치 랩과
오랜만에 동행한다.

미국우월주의가 과하다고들 하는데
아니, 지네 나라 킹왕짱이라는게 뭐 어때서?

개인적으로 1편보다 더 좋았다.
더러운 정치계는 어느나라나 도긴개긴이다.



수천 킬로미터 밖의 테러리스트와,
권력 중심부에 숨은 내부의 적 중
누가 더 위험한 자인가!

어디에나 그렇듯 내부의 적이 무서운 법이다.
그래서 평화는 늘 종이 한 장 차이이다.

국가위협에 대처방안은 첫째로 외교 정책이며,
둘째로 군사 대안이다.

그러나 둘 다 성과를 얻지 못한다면
세번째, 첩보활동 뿐이다.

미치 랩은 CIA의 마지막 임무 수행중
트랩에 빠지게 되고,

랩 일행을 밀어내려는
부패한 정치가들의 흑막을 파헤친다.



해리 보슈도 외로운 떠돌이 코요태요,
미치 랩도 고독한 한 마리 늑대로써
언뜻 같아 보이지만

소속 때문에 행동 제약이 있는 보슈에 비해,
무소속인 랩의 수퍼액션이 더 사이다스럽다.

또한 같은 설명문이어도 리 차일드보다
빈스 플린의 문체가 훨씬 친절하다.

테스 게리첸처럼 독자에 대한 배려를 아는
멋진 작가이다. 리스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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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눈물이 나 - 아직 삶의 지향점을 찾아 헤매는 그녀들을 위한 감성 에세이
이애경 지음 / 시공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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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라는 나이에 겪는
삶에서 오는 여러가지 생각들.

아무 일도 없는데 슬픔이 다가오고, 방금전까지도 슬프다가도, 다른 기분으로 금세 교체되는..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이런 급변적이고 아이러니한
프로세스가 가능해져버린 나이.



적당한 깊이감이 있어서 나름 괜찮았다.

읽어보면 저자가 어떻게 살았는지 상상이 되고,
또 얼마나 힘든 삶을 보내왔는지 대강 알 수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사람과 인간관계,
사회생활로 간 쓸개 다 헐어버린 사람,

믿었던 삶에 연속적으로 배신감 느끼고
나락까지 내려가본 사람 등등.

그런 사람들이 발간한 책은 연륜이 묻어나오기에
글에 마음이 물든다.

여자들을 위해서 적은 글일지라도
서른이 된 나에게도 충분히 와닿는다.

아무것도 아닌 일상에서 우울함은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데,

이젠 슬퍼하는 것도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나이라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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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애하는 적
허지웅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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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씨가 추구하는 것은
좋은 어른이 되는 것이다.

항상 신념을 잃지 말고 나이를 먹는 것을 원하나
현재의 모습에 과연 스스로도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가,
끊임없이 질문하는 사람이었다.



멋진 구절이 있었다.

타인의 정상성을 의심하고 억지로 분류할 때
공동체의 정상성은 훼손 된다는 것.

나도 성향이 잘 안 맞으면 상대조차 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게 얼마나 못난 어른인지 깨닫고서
차별을 두지 않으려 노력중이다.

그 방법은 바로 사람간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비단 안 맞는 사이뿐 아니라
절친끼리도 해당된다.



예전에 자우림 보컬 김윤아에게 멤버 교체 없이
어떻게 밴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인터뷰를 보았는데

그 대답이 서로 친하지만 각자 어느정도
거리를 둔다는 것이었다.

개개인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존중하는 것.

그 거리란 사람과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생각과 일상속 습관과
과거와 현재의 시간에도 적용된다.

좋아하는 사람을 맨날 만나는 것과,
가끔 만나는 것은 그 기쁨이 다르다.

그와 마찬가지로 내가 친애하는 모든 것들을
더욱 그리할 수 있게 서로간에
여백의 미를 가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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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映 2017-08-11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리두기 저도 동감하는 바입니다^^

물감 2017-08-11 22:44   좋아요 0 | URL
그것이 인생을 롱런하는 비결이었네요 ^^

alummii 2017-08-12 11: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래서 남편과도 거리를 두어야합니다 백년해로하는 방법^^ㅎㅎ

물감 2017-08-12 11:45   좋아요 0 | URL
그렇다고 집에 늦게 들어가시면 안됩니다 ㅎㅎ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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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전형적인 한국식 회색소설이라 생각했다.

그니까 딱히 굴곡도 없으면서 먹고 자고 싸는 일만큼
소소한 일상들을 나름 철학적으로 있어보이게 표현한
그런 작품인줄로만 알았는데 아니었다.

의외로 맛있는 고급수제 다크초콜릿 같은 느낌이긴 한데 내용물 만큼이나 포장지를 신경쓰지 못하여 아쉬웠다.

일단 내포된 메세지는 너무 좋았는데
표현방식이 미풍만 작동되는 선풍기처럼 답답했다.
진지한 작품한테 중2병스럽다고 하면 예의가 아니겠지.



요즘 표현으로는 모태솔로인 남주가 백화점에서 일하다가 외모가 (많이) 그저 그런 여직원에게
호감이 생기게 된다.

요한이라는 선배를 통해 그녀와 친해지고 셋은
절친이 되지만 남주는 대학을 가면서 일을 관두고,
요한은 자살을 시도하고, 여주는 고향으로 돌아간다.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었고
남주는 한순간 모든 것을 잃게 되어 멘붕이 온다.



외모지상주의의 문제와
삶의 본질은 사랑임을 알게 해주었다.

표지를 보면 예쁜 여자들과 그렇지 않은 한 명의 여자가
그려져 있는데, 혼자만 밝게 빛나고 있다.

해석하기 나름인데 똥모양의 양초나, 꽃모양의 양초나
붙이 붙으면 똑같이 빛나는 법이다.

또한 이 책을 읽고나면 사랑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첫 연애 당시 나 같은 애를 왜 좋아하는지
이해가 안 될 만큼 나는 외모에 자신이 없었다.

그런 보잘 것 없던 나를 좋아해주던 것에 감사했고,
내 하루의 1분1초가 그 친구로 인해 빛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달이 빛을 발하도록 돕는 태양 같은 존재가
내게도 있었음을 떠올리며, 어떤 모양새로든
사랑은 위대한 것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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