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다솔맘 홈트 - 진짜 나를 찾는 시간
최보영 지음 / FIKA(피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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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을 하고 몸이 많이 망가졌다는 것을 느낀다. 첫째 출산 후와 둘째 출산 후는 완전히 다르다. 살이 많이 찌기도 했지만 빠지는 속도는 정말이지 너무 느리다. 


직장에 복귀하면 빠지겠지.. 하던 살들이 다이어트 보조제를 먹어도 빠지지 않았다. 그래서 결심한 것이 운동! 워킹맘의 삶에서 나를 위한 시간이란 금쪽과도 같다. 사실 운동을 할 시간이 없다. '퇴근 후에 하면 되지 않은가'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아직 어린 아가들을 놔두고 운동을 하는 사람은 정말 독한 사람들이다. 나는 그리 독하지 못하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하루 30분, 주3회 운동을 하면서 몸의 변화가 나타나기에 신이 났다. 그 많은 다이어트 보조제로는 꿈쩍도 안 하던 살들이 빠지기 시작했다. 


아직 출산 전의 몸이 되기까지 몇키로가 더 남았지만 운동을 시작한 후 몸이 달라진 것에 감사할 뿐이다. 


운동의 소중함을 깨닫자 운동을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펼쳐든 <데일리, 다솔맘 홈트> 


요즘 홈트가 대세다. 이 책은 그런 홈트족들을 위한 책이다. 특히 시간이 없는 주부들, 워킹맘들에게 딱인 운동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아름다운 다솔맘님. 결혼 전 요가 강사와 퍼스털 트레이너로 활동하였으나, 결혼 후 교통사고로 목과 허리 디스크로 장기간 입원을 하셨단다. 


임신, 출산, 산후조리 과정에서 극심한 통증으로 산후풍과 우울증을 겪기도 했지만 육아 상황에서 최소 시간에 최고의 효과를 얻기 위해 효율적인 운동 방법을 고안해 낸 것이 요가 + 필라테스 + 웨이트를 적절히 조합하여 근 자극에 효과적이고 운동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운동법을 개발하고 이 책에 담아내었다. (책 날개 참조) 



운동하기 전과 중요한 준비체조, 스트레칭 법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약한 스쿼트 동작. 그림을 통해 제대로 배울 수 있다. 


요즘 홈트 기구로 유명한 폼롤러, 세라밴드, 나비밴드, 릴링(요가링) 등 여러가지 도구를 이용한 운동 방법들도 소개되어 있어 매우 유익하다. 


책에서 소개된 운동법들로 나도 리즈시절을 되찾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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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하는 힘
고학준 지음 / 글라이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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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들은 한 가지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다. 많은 성공주의 자기계발서에서 언급하는 '1만시간의 법칙', 그리고 '엉덩이가 무거워야 공부를 잘 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저자 역시 무언가를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급한 성격으로 인해 무엇이든 시작하면 오래하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었다고 한다. 급한 성격으로 인해 직장을 오래 다니지 못하고 빨리 그만두는 자신에 대해 성찰하다가 뇌 관련 책을 찾아보고 그 책들 안에서 답을 찾았다고 말한다.

그 답은 '뇌'에 있었는데, 뇌에 대해 분석하고 활용하면서 생활습관도 고치게 되었고, 그가 발견한 비결을 이 책을 통해 소개한다.

그래서 이 책은 습관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좋은 습관을 만드는 과정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완성되는지 뇌를 통해 알아보고, 뇌에서 가장 핵심 역할을 하는 전두엽에 대하여, 그리고 전두엽을 활성화하는 방안, 생활습관들을 알려준다. 그리고 오래하는 힘을 기르기 위한 솔루션을 공개한다.

무언가를 이루려면 오래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오래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먼저 자신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봐야 하고, 오래하지 못하는 이유 중 어떤 것에 해당하는지 그 이외의 이유가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성격이 급해서, 정신이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져서, 충동적이라서, 걱정과 불안이 많아서, 부정적인 사고에 빠져 있어서, 그리고 유전적인 요인때문에.. 이런 이유가 있을 때에는 무언가를 오래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안좋은 습관들도 얼마든지 단련을 통해 고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오래하는 힘을 기르는 비밀은 바로 '전두엽'에 숨어 있다. 전두엽은 집중력을 높여주고, 계획을 세우게 하며, 계획을 꾸준하게 밀고 나가게 하는 능력을 키워 준다. 또 어떤 일을 할 때 심사숙고하도록 돕고 충동적 행동을 막아준다." / 60쪽



"건강한 전두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습관을 길러야 한다. 좋은 습관을 실천하는 일은 뇌에 고속도로를 까는 것과 같다. 잘 닦인 고속도로는 잘 사용되어야 한다." / 218쪽

오래하는 힘을 기르기 위한 솔루션 (219~243쪽)

즉, 전두엽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1. 집중력을 키워라

- 명확한 목표 세우기

- 결과 상상하기

- 롤모델 만들기

2. 성격을 고쳐라

- 전두엽 강화 훈련 실천하기 (새로운 것 배우기, 명상하기, 유산소운동, 충분한 수면, 뇌에 좋은 영양분 섭취)

- 기록하는 습관 가지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므로 전두엽을 많이 쓰는 일은 '쓰기'다)

3. 충동을 조절하라

- 주도하는 사람이 되라 (스스로 선택하는 버릇을 들이자.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남의 말에 자꾸 휘둘리면 작은 유혹에도 쉽게 넘어가는 성향으로 바뀌게 되므로)

- 지금 하는 일에 주의를 기울여라 (하던 일은 반드시 끝내는 버릇을 들인다)

- 깊게 생각하고 사고하는 습관을 길러라 (스트레스 상황에 처했을 때 전두엽은 경직되어 올바른 사고를 하지 못하고 동료의 말, 주변 환경에 휘둘리기 쉽다. 유혹에 빠지는 행동을 멈추고 깊게 생각하고, 전두엽을 활용해 이성적 사고 회로를 작동하라)

4. 부정적 사고를 없애라

- 감사하는 마음 갖기

- 부정적 사고 몰아내기 (그때마다 즉시 생각 멈추고 조용한 장소에서 명상하기)

- 남 탓하지 않기

5. 불안과 걱정 몰아내기

- 새로운 것 배우는 데 전념하기 (전두엽은 새로운 것 받아들일 때 가장 많이 활성화된다)

-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일에 신경쓰지 마라

- 평소 몸을 이완하는 훈련을 하라

- 노트에 기록하여 대상을 객관화하라

자신이 스스로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급한 성격에 있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저자, 그동안 얼마나 안 좋은 습관, 오래하지 못하는 습관들을 고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왔을지 그의 절절한 고백을 통해 느껴진다.

뇌과학자나 신경 전문의가 쓴 책이 아닐지라도 현실에 닿아있으며, 이해하기 쉽게 쓰여진 글이다. 저자도 서두에 밝히지만 정말 여러 번 읽혀질 수 있도록 좋은 책을 쓰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저자가 아낌없이 공개한 전두엽 강화 훈련을 통해 나역시 부족한 '오래하는 힘'을 길러서 삶에서 변화가 나타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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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감정 날려버리기
마이클 베넷.사라 베넷 지음, 박지혜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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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어 원제 F*ck Feelings 라니... 과격하다. 우리말로 번역될 때 그나마 순화된 것 같다. 부제는 '온갖 짜증나는 문제에서 벗어나 되는 일에만 집중하는 기술'이다. 
하버드 의과대학 박사 출신의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40여 년간 수많은 환자의 만성 정신 질환, 나쁜 습관, 골치 아픈 관계 문제 등을 치료해왔고, 이 책의 공동 저자인 딸 사라 베넷과 함께 fxckfeelings.com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구독자들과 소통하며 인생 문제에 대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심리 처방을 내려주는 일을 해온다고 한다. (책 날개 참고) 

뉴욕타임스 44주 연속 베스트셀러, 아마존 자기계발 문야 베스트셀러라고 하니, 미국에서도 꽤 인기를 얻은 책이었나 보다. 

이 책의 특징은 완벽하고 이상적인 해결방법 대신에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준다는 데 있다. 

"바꿀 수 없는 부분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헛된 노력을 그만두면 통제 불가능한 인생 문제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저자가 제목에 F*ck이라는 단어를 쓴 것도 인생의 불공평함과 잔인함을 고려했을 때 빌어먹을(f*ck)과 같은 비속어의 사용이 위안, 통쾌함, 용기를 가져다준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이런 말은 누구의 탓을 하지 않고도 분노를 표출할 수 있게 해주고 고통 앞에서도 강인함을 지킬 수 있게 도와주며 감상에 빠지지 않고 투지를 불태우게 해주기 때문이란다. (10쪽 프롤로그 참조)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여타의 심리학 서적과 다르게 욕설이 난무하다 (ㅎㅎ). "개자식을 변화시키려는 모든 노력은 결국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빨리 깨달을수록 일상에서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더 빨리 터득할 수 있다." / 20쪽 

내 곁의 개자식 상대하기 : 친구라고 믿었던 사람에게 제대로 당했다면 

"분노를 억누르고 자존심을 굽히고 소통을 재개하려는 당신의 모습은 합당한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거나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라. 만약 그렇다면 그동안 친구라고 믿었던 그와는 더이상 가까이 지내선 안 된다는 신호다." / 23쪽 


개자식과 함께 살아가기 : 시궁창에 휘말리지 말고 공손히 무시하면 된다

개자식들이 날뛰더라도 리더나 권위자가 나를 보호해줄 힘이 없고 사람들이 각자 알아서 잘 지내기만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나에게 상황을 바로잡고 개자식들의 만행을 통제하라며 책임을 떠넘길 수 있다. 

"당신의 목표는 복수나 분노 표출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당신의 목표는 싸움이 이길 만하고 가치 있을 때에만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주장해 얻어내는 것이다." 

나는 상대방을 바꿀 수 없다. 말도 안되는 상대방의 만행 앞에서 무력하다고 느껴질 지는 몰라도 내가 상대방을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 사실을 빨리 받아들이는 것이 나를 위한 길이다. 

지x 총량의 법칙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어느 회사에 가나 정말 독특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내가 다니는 회사들에서도 그랬다. 감사하게도 나는 위의 처방에 가까운 행동을 했던 것 같다. 그 사람들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 회사를 옮기던가, 아니면 말 해봤자 달라질 것이 없는 대상에게 나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대범하고 의연하게 행동했다는 점이다. 다행히 나를 질투하고 모함하던 그 친구는 회사를 먼저 그만두었다. 

"지금까지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았는데 이제와서 그들을 바꾸겠다는 생각은 말자. 개자식 같은 그들의 천성을 인정하면 갈등을 피할 수 있고 그들이 개자식처럼 행동할 일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냥 그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빠른 대처법인 것 같다. 내가 바꿀 수 없는 상황에 대해 헛된 노력으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고 내 할일을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나를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 넣는 상황, 사람들을 만났을 때 냉정을 찾고 그 현실 가운데 가장 현명하게 행동할 수 있는 방법과 매뉴얼을 소개해준다. 이상적인 답, 모범답안 만을 제시해주는 고상한 책들과는 달리 짠내나는, 하지만 유쾌하고 현실적인 차선책들을 깨알같이 쏟아내고 있어 매우 유용한 팁들로 가득하다. 

누구나 살면서 언젠가 한 번쯤  만나봤을 혹은 만날 지도 모를 그 '개자식'들 앞에서 혹은 뭣 같은 상황 앞에서 무너지지 말고 정신 차릴 수 있는 방법들을 배울 수 있어 유쾌하고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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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버 보이 - 당신의 혀를 매혹시키는 바람난 맛[風味]에 관하여
장준우 지음 / 어바웃어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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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 겸 칼럼니스트. 신문기자로 일하다 돌연 음식과 요리에 매료되어 유럽으로 유학을 떠난 셰프. '음식과 요리를 둘러싼 역사와 인문학적 맥락을 찾아 여행하고 공부할 때 가장 열정적이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의 책을 읽고 나니 서양 음식계의 백종원, 혹은 서양 음식계의 황교익이 아닐까 (저자가 싫어할 수도) 하는 생각이 들었다.

먹는 것에 관한 이야기라 그런지 흥미 진진하다. 기자출신 저자가 쓴 글인지라 사실 기반의 탄탄한 글이다. 음식과 그 음식에 관한 역사적 배경, 문화적 배경에 관한 인문학적 에세이다. 이야말로 여러 영역의 융합이리라 생각된다

지방 이야기 - 님아 그 지방을 떼지 마오

"지방은 음식 맛을 보다 좋게 하는 주방의 필수 요소 중 하나다. 실제 우리가 '요리한다'는 말의 의미를 따져보면 대상이 되는 식재료를 '가열한다, 조미한다'로 나눌 수 있고, 조미한다는 데엔 '소금을 치고 지방을 더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지방은 우리가 풍미라고 표현하는 맛과 향에 크게 관여한다.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고기 맛의 대부분은 살코기보다 지방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맛을 혀로 분간한다고 느끼지만 사실 후각을 통해 얻는 정보가 절대적이다. 고기 특유의 냄새, 향 성분은 단백질이 아니라 지방에 잘 녹아든다.

마블링 소고기가 맛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끊임없는 논란도 결국에는 지방에 관한 이야기다. 마블링이 있다는 건 지방이 살코기 안에 고루 침투해 있다는 의미다." / 18쪽

미르푸아 - 식재로 덕에 이름을 남긴 공작

18세기 프랑스의 '미르푸아 공작'의 요리장이 만들어낸 고기 요리 소스에 사용된 양파, 당근, 셀러리의 조합이 현재까지도 유럽에서는 널리 고기 소스로 쓰여지고 있다. 미르푸아는 맛을 내는 기본 재료로 유럽 각지에 널리 알려졌다고 전해진단다.

실제 유럽에서 먹는 여러 고기 요리에는 향과 풍미를 위해 샐러리, 당근, 양파가 쓰인다. 스페인에서는 샐러리 대신 토마토를 사용하고 스페인식 냄비 볶음밥인 파에아를 만들 때 이 미르푸아를 쓰기도 한다. 이탈리아 일부에서는 이 세가지 채소에 마늘을 더해 쓴다고 한다. / 28, 30쪽 참고

멸치 이야기 - 요리계의 슈퍼 히어로

유럽의 된장, 간장과 같은 존재가 바로 '앤초비'란다. 우리가 거의 모든 요리에 맛을 더하기 위해 간장이나 된장을 쓰듯 맛을 좀 아는 로마인들은 이 감칠맛의 정수를 즐겨 사용했단다.

서양의 치즈, 동양의 젓갈이나 된장 같은 장류들이 바로 감칠맛과 짠맛으로 음식에 맛을 더해 주는 슈퍼히어로가 된다.

스테이크 이야기

엘 카프리초의 스테이크가 특별한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키운 소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한우는 3년, 미국은 광우병 위험 때문에 2년을 키운 후 도축하는 데 비해 이 곳의 스테이크는 주로 10년에서 15년을 키운 소를 사용한다. 오랫동안 소를 키우는 이유에 대해서 묻자 그는 오로지 최고의 품질의 소고기를 얻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육질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여기서 필요한 것은 숙성이다. 고기를 건조 숙성시키는 드라이에이징은 고기의 풍미는 살리면서 육질은 연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이다. / 10-11쪽 참고

프랑스 요리는 고급 요리, 이탈리아 요리는 서민 요리라는 편견이 있는 데 사실 그것도 역사적인 배경이 있었다. 이탈리아도 르네상스 시대(15세기)는 과학, 패션, 건축 예술을 비롯해 국제적으로 요리로 이름을 날리던 시기였다.

16세기 후반부터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이 정치적 혼란에 휩싸이자 유럽 최고의 요리 짖위가 프랑스로 넘어가게 된다고 한다. 카트리나 데 메디치라는 피렌체 명문가의 영애가 프랑스에 시집을 가면서 화려한 이탈리아 식기와 더불어 식문화의 불모지였던 프랑스에 이탈리아의 선진 문화가 이식되면서 획기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프랑스는 절대왕정 시기를 지나며 요리사들이 창의력과 개성을 마음껏 뽐내면서 요리의 문법이 체계화될 수 있었다고 한다(271쪽 참고)

이렇듯 지금 우리가 맛보는 그 음식에는 역사와 배경이 있고 그 오랜 역사가 전해지고 이어져 현재 식탁에서 만날 수 있는 요리가 된 것이다.

저자가 신문기자의 삶을 포기할 정도로 깊은 매력을 지닌 것이 음식의 세계인 것 같다. 음식에도 역사와 철학이 있고 각 지역마다 특색이 있다. 그 배경과 역사를 알고 먹으면 식탁 위의 이야깃거리도 풍성해지고 더욱 맛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매일 식탁에서 만나는 음식들도 그 배경과 역사를 알고 나니 더 어제 봤던 그 양파, 그 멸치, 그 고기가 달리 보인다.

저자가 세계 각지를 누비며 경험한 맛의 세계, 곳곳에서 최고라 불리는 음식들을 경험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 글쓰는 일을 하는 것이 바로 행복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가 소개한 음식들을 다 맛볼 수는 없지만 유럽, 일본 등지를 여행할 기회가 있을 때 꼭 찾아서 먹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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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 나를 변화시키는 조용한 기적 배철현 인문에세이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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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고전문헌학자다. 인류 최초 문자들의 언어인 셈족어, 인도, 이란어를 전공한 학자이며, 기원전 5세기 페르시아제국의 다리우스 대왕이 남긴 삼중쐐기문자 비문에 관한 연구로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단다.

인류가 남긴 경전과 고전을 연구하며 위대한 개인이 획득해야 할 가치들을 네 권의 책으로 기획했고, <심연>, <수련>, <승화> 중에서 이 책은 세 번째 책이다.

"우리는 나비의 우아함에 감탄하면서도 정작 나비가 그것을 획득하기 위해 겪는 변화의 과정은 외면한다.

나비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절망의 시간을 견뎠다.

이 기적을 인내하며 기다리는 자는 지혜롭고, 그것을 포기하는 자는 어리석다.

만물은 정적 속에서 조용하게 변화 중이다." / 10쪽

"정적은 잠잠한 호수와도 같은 마음의 상태다.

잡념으로 인해 흔들리는 마음의 소용돌이를 잠재우고 고요하며 의연한 '나'로 성숙하는 시간이다.

정적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고요한 마음을 유지하려면, 그 안에 부단한 움직임을 품고 있어야 한다. 정적은 '정중동'이다." / 10쪽

#완벽

고등학교 방학때 학교에서 내준 숙제로 <갈매기의 꿈>을 읽은 적이 있다. 대체 왜 갈매기 이야기를 소설로 만들었을까. 당시의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에야 조나단의 심정과 작가가 갈매기 이야기로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이 소설을 성경 속 베드로에 빗대어 설명한다.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기 위해 '깊은 곳으로 가라'는 예수님의 질문을 맞닥뜨린 베드로, '완벽한 자유와 비행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조나단. 이 책은 나에게 동일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베드로처럼, 조나단처럼 나의 진짜 정체성을 찾기 위해 '심연' 속으로 들어간 적이 있는가?

 

#간격

"관계의 핵심은 '간격'이다. 간격이 존중될 때 관계가 온전해지고, 비로소 나는 독립적인 나로 존재한다. 나를 포함한 우주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있는 그대로, 그럴 듯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나와 너 그리고 불특정 다수인 3인칭과 구별을 가능하게 하는 사이, 즉 간격이다." / 28쪽

"나와 너 사이를 맺어주는 위대한 감정인 사랑에는 간격이 필요하다.

이 절제된 간격이야말로 내가 너를 존엄한 존재로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표현이다.

간격은 사랑의 완성이다." / 32쪽

 

사랑하는 사이일 수록 더욱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서양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personal space를 존중한다. 타인이 정해놓은 선을 넘지 않는 것. 아무리 가까운 사람일지라도 그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상대에 대한 배려다. 상대방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그 인격을 존중하는 것, 내가 함부로 그 선을 침범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사랑과 존중의 표현인 것 같다.

평소 자기계발서나 실용 서적만 탐독했던 나에게 이렇게 추상적 의미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은 새롭다. 이것이 인문학의 맛인가보다. 인문학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바쁜 현대인들은 삶에서 중요한 가치들에 대해 생각할 여력이 없다. 외부 자극이 없는 한 스스로 인생의 의미와 인간에게 중요한 추상적 가치들에 대해 자발적으로 생각해볼 기회가 거의 없다. 그런데 그 가치들은 삶에서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가치들이다.

이 책은 삶에서 중요한 가치들, 진짜 나를 만나기 위해 우리가 스스로에게 꼭 반문해보아야 할 것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살면서 거짓이 없는, 타의에 의해 정의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발견하고, 그 모습대로 살아간다면 얼마나 멋질까. 내가 나로 사는 삶이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삶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진짜 나'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Somebody가 되기 위해, 세상이 열광하는 무언가를 얻고, 또 세상이 부러워하는 무엇을 성취하기 위해 '진짜 나'의 모습은 접어둔 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는 않은가. 매일 세상이 바라는 누군가가 되기 위해 나를 포장하기 바쁜 삶을 잠시 내려놓고, 저자가 던지는 심오한 질문에 대답해볼 것을 추천한다. 그 질문들에 답하며 조용히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갖는다면 외부에서 주는 자극이 아닌, 내 안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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