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란스 토탈 바디 리프트 - 200ml
클라란스
평점 :
단종


일단 이 제품은 바르고 나면 파스를 발랐을 때처럼 시원한 느낌이 들어요. 향도 별로 거부감없는 향이구요. 가격이 비싸서 살까말까 고민 참 많이 했는데 써보니 품질은 좋은 듯 싶네요. 아직 써본지 얼마 되지 않아서 슬리밍 효과는 잘 모르겠지만 보습력은 좋은 것 같아요. 다리의 피로나 붓기도 잘 풀리는 듯하구요. 다리가 좀 매끈해진 느낌이랄까^^

끈적임도 없고 보송보송하게 잘 스며들어서 별 거부감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인 것 같아요. 다만 시원한 느낌이 좀 드니까 추위를 잘 타시는 분들이라면 구매를 고려해보심도 좋을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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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Special] ‘망종’ 장률감독과의 만남

위로밖에 남지 않아요
‘망종’ 장률감독과의 만남 24절기의 하나로 씨앗을 뿌리는 시기이며 농번기의 최고 절정기라는 ‘망종’. 중국 변두리에서 김치장사를 하며 살아가는 최순희와 그의 아들, 이웃인 몸 파는 아가씨들의 삶에는 망종이 없는 듯 보인다. 세상의 저 밑바닥에서, 고독과 고통의 대지에서, 삶의 기쁨과 희망이 자라날 수 있을까. 장률감독이 다가와 무심한듯 파란 물뿌리개를 기울인다. 주룩주룩 위로가 흘러나오더니 새싹 하나. 그와의 만남은 작은 물방울 맺힌 새싹을 발아래 두고 가만히 바라보는 것과 같았다.
장률감독은 재중동포 3세다. 중국어를 전공하고 아주 잠깐 교수생활을 하기도 했으나 곧 소설 창작의 길로 들어섰다. 어느 날 영화감독인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영화는 아무나 만들 수 있다’고 장담을 하게 됐고, 그때문에 처음 만들게 된 영화, 단편 ‘11세’가 베니스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에 초청받으면서 영화감독으로의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첫 장편 ‘당시’는 하루 종일 집 안에만 있는 소매치기의 얘기였고, 두번째 장편이 ‘망종’이다. ‘망종’은 칸 영화제, 부산 영화제를 거쳐 프랑스브졸 영화제에 감동을 선사했고, 장률감독은 또 다른 영화제를 찾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었다.
영화 ‘망종’

대학내일 맨 마지막 장면을 보고 ‘고통과 위안이 겹겹이 쌓여있다’는 평에 동감했습니다.
장률 영화에서 대부분 마지막 신이 제일 중요한데, 그것이 계속 머리에 떠오르지 않았어요. 헌팅하러 갔을 때, 북경에서 한 40분 돼요. 처음에 간 장소가 최순희의 집이에요. 그 집이 내게 감동을 줬어요. 철길 건너서 대합실이 있고, 역 앞은 광장이고 먼데는 보리밭인데, 거기서 갑자기 마지막 장면이 떠올랐어요. 그게 떠오르니까 주요 촬영지가 돼버렸어요. 헌팅은 적어도 며칠을 해야 하는데 “딴데 가서 하지 말고 여기서 하자” 했죠. 사람들이 ‘이 감독 뭐하자는 거냐. 어떻게 이렇게 쉽게 결정하냐’ 그래도 그냥 하자고. 마지막 장면을 보면 최순희의 뒷모습이 보이고 떠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그 뒷모습으로 나한테 다가오고 내 마음 속에 다가오는 거죠. 사운드 처리도 그렇게 했어요. 소리가 떠나가요. 가다가 어느 시점에서 계속 돌아와요. 그러니까 최순희는 다른데 간게 아니라 우리 곁에 살고 있다는 거죠.
대학내일 말씀하신 메시지나 장치들을 사람들이 굉장히 잘 이해하고 있는데요, 예상하셨나요.
장률 예상 못했죠. 그냥 내 마음, 감정을 따라가는 거죠. 관객들이 내 감정과 비슷한 거고. 관객이 그렇게 봐줬다면 좋죠.
대학내일 아들의 죽음은 조금 급작스럽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비극의 최고조라는 점에서 이해를 했는데, 특별한 의도가 있으셨나요.
장률 영화의 모든 것이 의도죠. 우리 생활에서도 그렇게 사고 나서 죽는 사람 많잖아요. 최순희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의미죠.
대학내일 몸을 파는 젊은 여자 아이들이 한명씩 카메라 앞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 있는데요, 참 많은 애정이 느껴졌습니다.
장률 그 친구들이 최순희의 이웃들이죠. 주로 역 옆에는 최하층의 사람들이 살아요. 몸 파는 아가씨들도 있고 최순희도 있고. 몸 파는 건 몸 파는 거고 이 사람들 다 깨끗해요. 인생을 살면서 할 수 없어 일 하긴 하지만. 그건 최순희도 마찬가지에요. 저는 그 사람들을 보고 너무 아름다워 가지고…. 아름다운데 당하니까 마음이 아픈거죠.
대학내일 최순희와 김씨가 사랑을 나눌 때 어떤 때는 남자의 나체를 보여주고, 어떤 때는 껴안고 키스를 하다가 쓰러져 화면에서 사라져 버리는 남녀주인공들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옛날 영화 같아서 웃음이 나기도 하는데요, 직접 보여주지 않은 이유가 있으신가요.
장률 (웃음) 그것 찍으면서 웃었어요. 사람이 실제 연애를 하면 지금이든 옛날이든 어색할 때가 있어요. (웃음) 그 어색한게 나한테는 좀 아름답게 보여요. 그래서 거기 있던 사람들도 다 웃으면서 지금은 그렇게 표현 안한다는 거예요. 그래도 ‘아니 이렇게 하자’ 했어요. 생활에서도 그런 순간이 있으면 둘이 웃잖아요. 관객들도 웃는거죠. 소리도 ‘펑’하고. (웃음)
대학내일 네, 정말 그런 순간들이 있어요. 색감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데요. 입자가 거칠면서도 색상이 참 곱습니다. 처음부터 이러한 색감을 생각하셨나요.
장률 의도했어요. ‘당시’도 아주 건조해요. 북경에서 다 촬영했어요. 북경은 습기 없어요. 건조하다는건 사람들 마음, 삶이 또 건조하니까 그런 식으로 만들었죠. 유럽 쪽에서 어느 평론가가 질문하기에 반대로 질문했어요. 그러니까 건조한데 아름답고, 그 아름다움이 고독하게 느껴진데요. ‘그러면 나도 그런 의미에서 의도한거다’ 라고 답했어요. 카메라 움직임이 없이도 많은 걸 얘기하죠.
감독 ‘장률’

대학내일 감독님께서는 재중동포 3세십니다. 중국에 사는 조선족으로서 정체성의 혼란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또 ‘망종’의 최순희가 그렇듯이 조선족을 통한 감독님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해나가시는 걸보면 ‘특별히 하고 싶으신 얘기가 있는게 아닐까’라는 의문도 생기는데요.
장률 유년시절 때 정체성을 잡기가 힘들죠. 꼭 그런거 있죠. 할아버지의 고국, 자기 뿌리와 문화를 계속 찾게 되면서도 생활은 그게 아니고. 근데 그거는 뭐 모든 이민자들이 다 똑같아요. 그리고 특별히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기보다는 그냥 떠오르는 것을 만들어요.
대학내일 영화를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좀 특별하십니다. 영화감독인 친구분과의 술자리가 시작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장률 그 친구한테 먼저 보여줬어요. ‘잘 찍었다. 나는 안 찍겠다’ 해서 그건 아직도 마음이 아파요. 또 다른 사람이 ‘이런 거는 유럽 쪽에 큰 영화제에 보내봐라. 인터넷에 베니스영화제 있더라’ 해서 붙였어요. 근데 경쟁부분에서 오라니까 사람이 황당한 거예요. 그 때 그 소식이 없었다면 또 내 살길 갔을 텐데, 뭐든 잘한다면 그게 문제에요. 그 길로 빠지니까.
대학내일 소설을 쓰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률 소설을 쓰는 척 했죠. 지금 글 얘기는 전혀 하지 않아요. 글을 지금 쓸 수는 있지만 영화와 글을 전혀 다르게 창작하거나 이전 소설과 전혀 관계없이 쓸 거예요. 소설 하나 내 놓는다 하면 영화와 연결 지어 그 질문 밖에 없어요. 전혀 다른 얘긴데 같이 얘기 되는게 싫어서 익명으로 내거나 할거예요.
대학내일 영화제를 다니시면서 유럽관객들을 많이 만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률 감정은 다른 민족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니에요. 어떻게 보면 더 쉽죠. 어렵게 민족성 찾고 이런게 아니라. 칸에서 40대 여자가 영화를 보고 눈물이 글썽해가지고 일어나서 ‘이게 내 생활이다. 내가 이렇게 살고 있다’ 이러는 거예요. 그럴 때 나도 감동하죠. 유럽은 예술이 일상화 돼서 보통 관객들도 영화 전문가고, 할아버지 할머니도 이런 스타일을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요. 한국이 영화가 잘 되고 있으니까 곧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상품성 좋은 영화 나오면 나도 박수쳐요. 그렇지만 정말 진지하고 성실하고 진실하게 대화하는 시간도 가져야 되지 않습니까. 한국에서도 멀지 않아서 이런 영화를 찾게 될 거라고 희망 가지고 살아요.
청춘 ‘위로'
대학내일 젊은 여자 아이들을 그린 시선을 보고 많이 궁금했었는데, 젊은이들 보면 어떠세요.
장률 나하고 다르죠. 나는 중년이니까. 하지만 나 젊을 적하고 똑같다고 생각해요. 젊은이들은 역사 어느 때나 똑같아요. 윗세대들이 젊은 세대를 다 불만족하는건 어느 시기나 꼭 그래요. 상호간에 눈치 볼 필요 없이 자기 멋대로 살면 좋을 것 같아요. (웃음) 눈치 봐서 뭐해요. 젊은 사람들이 즐기는 스타일이 있는데, 그렇게 사는거죠. 말 듣는 채 하면서 자기 나가 할거 다하고. 젊다고 더 우월성 있는거 아니에요. 나도 젊어봤으니까 (웃음) 왜 저렇게 살까, 우리는 이랬는데, 이런거 다 필요 없어요. 눈치 보지 말고, 비위맞추지 말고, 나도 젊은 사람들 비위맞추자고 살지 않아요. 자기 책임은 자기가 지고. 젊은 사람들도 책임이 있고, 중년 노년도 책임이 있죠.
대학내일 작품 계획이 있으신가요.
장률 나도 청춘에 대한 영화를 꼭 찍을 거예요. 젊은 사람들 비위 맞추지 않고 눈치 안보고 내 생각대로 찍고, 보는 젊은 사람들도 비위맞추지 말고 자기 맘대로 보고. 그런데 사람들이 공통점이 있으니까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는 거죠.
대학내일 감독님의 영화는 위로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다음 영화에서도 이 위로가 계속될까요.
장률 영화는 모르겠는데, 사람이 살고 있으면 위로는 꼭 필요해요. 사람 사는게 꼭 그래요. 위로를 자기 스스로도 할 수 있는데, 영화를 보면서는 소통하고 위로를 주는거죠. 사실 위로밖에 남지 않는거 같아요. 솔직히 말해서 인생을 바라보는 기본 관점이 있다면, 이놈의 세상이 계속 별로 잘 되지 않아요. 세상이 좋게 된다면 크게 좋게 안돼요. 나쁘게 된다면 아주 많이 나쁘게 되고. 역사를 보면 계속 전쟁이 있고, 나쁜 일로 시작해서 아주 나쁘게 되요. 그래서 위로가 항상 필요해요.
대학내일 그럼 감독님의 위로를 기다려도 되겠네요.
장률 위로라는 것을 나도 찾으며 기다리겠죠.
대학내일 아르헨티나 영화제에 가셔야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 참석 예정인 영화제가 있으신가요.
장률 꼭 한달에 두 번씩 영화제 갈 일이 있어요. 참석하지 못하는 것이 많지만 시간이 나면 가고 계속 돌고 있어요.
대학내일 그런 일정이 힘들진 않으세요.
장률 힘들어요. 그게 제일 힘들어요. 힘이 드는데 관객과의 소통, 그것은 어떻게 보면 감독의 책임 아닙니까. 대화나 소통을 한다는 것. 그래서 가는 거죠.
대학내일 계속 영화도 보고 영화제 소식도 기다리겠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 사진 임민철 Studio 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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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해석이 되나요] 제발, 후회하지 않기를

‘길(La Strada)’의 젤소미나와 잠파노
‘이별하고서야 진짜 사랑인걸 알았다’는 말보다 잔인한 것이 있을까. 뒤돌려 세우지 못한 사랑의 뒷모습을 후회하는 것보다 아픈 것이 있을까.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는다는데 그럼, 후회는 숙명인가.
젤소미나가 떠돌다 병들어 죽었단 얘기를 듣는 순간, 차력사 잠파노는 잠시 정신을 잃었다. 젤소미나는 조수로 팔려온 잠파노의 소유물이었다. 그녀는 잠파노가 쇠사슬을 끊는 묘기를 부리는 동안 모여든 사람에게 돈을 걷거나 나팔을 불었다. 그들이 유랑했던 이탈리아의 거리는 가난했고, 젤소미나를 학대하는 잠파노의 마음도 가난했다. 잠파노는 싸움 끝에 친구를 죽였고, 이 광경에 충격을 받은 젤소미나는 미쳐버려 잠파노에게 버림을 받았다. 잠든 그녀를 버려둔 채 길을 떠날 때에 이미 그의 눈에는 사랑이 있었다. 길 위의 거친 삶이 그의 전부를 길들였을지언정 순진무구한 젤소미나를 길들이진 못했다. 자신의 묘기를 꿈인 냥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이 그도 모르게 가슴에 쌓였다. 그러나 그녀는 이제 없다. 잠파노는 힘이 빠져버린 두 다리를 끌며 바닷가를 향했다. 그리고는 주저앉자 오열하기 시작했다. 잠파노는 온몸에 끓어오르는 후회와 분노의 슬픔을 그렇게 풀어냈다. 마치 울다가 죽어버릴 것 같이, 그렇게 풀어내야만 했다.
한때, 후회없이 산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세상을 이루고 있는 근원이 시간이고, 이 시간이 만들어내는 무수한 생각들은 자연의 이치이므로, 과거와 미래의 나를 ‘후회없음’으로 구속하지 말자고. 하지만 사랑은 언제나 예외를 만든다. 사랑을 깨닫지 못했음을, 더 사랑하지 못했음을 후회하는 것은 시간이 존재하고 내가 존재하는 것을 후회하게 만들기에 그러하다. 언제나 현실을 직시하고 깨어있기를 바랬던, 나름대로 잘 꾸려진 삶들을 들여다보면 웬일인지 사랑에는 무심하다. 사랑은 사람과 세상과 삶을 전복시킬 수 있을 만큼 위대한 것이나, 생활에 떠밀려 버릴 만큼 유약하다. 어쩌면 우리에겐 사랑을 꿈꾸고 찾고 기다리는 일이 아닌 사랑을 깨닫는 일만이 남겨져 있을지 모른다. 잠파노가 울다 떠난 자리에 앉아 나 또한 오열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매순간 의심해야 한다.‘나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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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α] 충전과 고독의 비밀공간

‘브로크백 마운틴’과 숲
개인적으로 나무는 좋아하지만 산은 좋아하지 않는다. 산은 올라가면 다시 내려가야 하니까. 숲에 대해서는 그 중간쯤의 감정이다. 나무가 모여서 숲이 되고 숲이 모이면 산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단순한 생각이긴 하지만, 동화 속 ‘숲’이란 신비하고 알 수 없는 마법에 둘러싸인 묘한 세계다. 나무가 울창한 숲을 걷는 생각은 그 생각만으로 평온함을 전달해 준다. 평온함, 그것이 멀리 있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닿을 수 없어서 더욱 지독해진 사랑을 하는 카우보이 애니스와 잭이 나오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숲은 완벽한 비밀공간이다. 오직 둘만을 바라볼 수 있는 이상적인 공간이자 그 공간을 떠나면 사랑은 잊어야 하는 한계적 공간이다. 숲의 푸르름은 때론 무심하고 잔인하기까지 하다. 가장 재미있는 여행기로 불리는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은 미국의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친구인 카츠와 걷는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숲은 자연의 무한함을 선사하고 고독한 자아와 마주하며, 함께 걷는 친구를 심적으로 의지하는 공간이 된다. 물론 이것이 색다르거나 놀랄만한 사실은 아니다. 하지만 숲을 걸으며 저자가 들려주는 숲에 대한 애정, 트레일을 걷는 친구와의 우정, 여정에 대한 힘겨움이 여과 없이 드러나 솔직하고 담담한 감동을 실어준다. 하지만 영화 ‘리버 와일드’는 철저히 고립된 숲이라는 공간에서 악당과 대립해야 하는 모성애를 보여준다. 숲은 위험과 대립하여 혼자가 되는 폐쇄된 공간이고 스스로 도울 수 있는 자는 오직 자신 뿐인 절박함을 상징한다.
비단 ‘숲’이란 공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인간은 자연을 느끼고 체험하면서 교훈을 얻는다. 조금씩 자라난다고 할까, 성숙해진다고 할까. 그건 숲과 인간이 가진 공통점이기도 하다. 죽음에 이를 때까지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점, 그 변화가 나를 바꾸고 또 타인을 바꿀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혼자보다는 함께가 아름답다는 점이다.
유희정 프리랜서 elegy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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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3rd League] 다이너마이트급 폭소를 안겨드립니다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Napoleon Dynamite
감독 자레드 헤스
장르 코미디 시간 82분 년도 2004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왠지 폭탄을 사수하는 첩보영화의 냄새가 물씬 풍기지 않는가. 하지만, 예상과 달리 뽀글 머리에 항상 엄숙한 표정을 짓는 한 남학생의 이름이다. 저 짧은 묘사에서도 대략 감이 오듯, 그는 남들과 좀 다르다. 셔츠를 바지 안에 집어넣는 것부터 시작해서 70년대에나 봄직한 커다란 안경을 쓰고, 자기만이 이해할 수 있는 이상한 그림들을 그린다. 나폴레옹과 마찬가지로 그의 주변엔 언제나 ‘좀 다른’ 사람들뿐이다. 정체불명의 채팅녀와 2년째 채팅 중인 형 킵, 여기저기 찔러 보지만 실속은 전혀 없는 삼촌, 애인이랑 사막에서 오토바이 타다가 허리를 다친 할머니가 등장하는 이 작품은 별다른 사건 없이 이 사람들의 ‘포스’만으로 진행되는 영화다. 그런데 재미있다. 작위적으로 웃기는 장면 하나 없는데도 ‘롤링스톤’지의 피터 트래버스가 ‘웃다 죽을 작품’이라 말한 이유를 알게 된다. 안 맞는 듯하면서 묘하게 맞는 등장인물들의 궁합이 그 첫 번째 이유고, ‘너무나’ 썰렁한 행동을 ‘너무나’ 진지하게 대하는 이들의 모습이 두 번째 이유다. 이러한 엉뚱함조차 사랑스러워 보이는 것이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의 진짜 매력이다. 학생회장 선거에 나가게 된 절친한 왕따 친구를 위해 자미로콰이의 ‘canned heat'에 맞춰 완전히 무대를 장악해버리는 나폴레옹의 알 수 없는 디스코 댄스는 보고, 또 보아도 매력적이다. 외모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허스키 보이스로 ‘바보 같은 놈(idiot)'을 연발하는 나폴레옹 존 헤저의 모습은 은근히 멋있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호평 받은 이후 MTV 최고의 영화로 선정되기도 했다. 감각적인 것에 예민하다면 알록달록한 음식 위에 소스로 이름을 새긴 깜찍한 오프닝 크레디트에 이어 엔딩 크레디트 이후에 나오는 최고의 결혼식 장면은 절대로 놓치지 마시길.
장영엽 학생리포터 schkolad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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