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해석이 되나요]The Beautiful Good-Bye
| ‘추억(The Way We Were)’의 케이티와 허블 |
|
 |
부끄럽지만, 저는 정리를 잘 하는 편이 못 됩니다. 대개 정리 때문에 핀잔을 듣는 사람들은 어떠한 잔소리도 한 방에 흘려버릴 수 있는 강철 귀를 갖고 있거나, 정리 못하는 것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번지르르한 핑계거리 하나 정도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지요. 저는 후자에 속하는데, 논리는 이렇습니다. 정리를 하려면 자주 쓰는 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과감하게 치워야 하는데, 치우려 하다 보면 다 중요해보이고, 따라서 정리 목록을 정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어쩌면 이러한 습관 때문에 이별을 더 힘들고 어려워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보지 않을 거면서 혹시나 하는 생각 때문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감정의 산을 허물기란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마음은 책상처럼 대청소를 할 수도 없어,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직면하는 것보다 도망치는 쪽을 택한 것이기도 할 테고요. 때문에 저의 이별은 언제나 참혹했습니다.
하긴, 감정적으로 참혹하지 않은 이별이 어디 있을까요. 오히려 문제는 이별하는 당사자의 태도에 달린 겁니다. 헤어진다는 것은 서로가 다름을, 때문에 같은 길을 갈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겁니다. 이왕 인정할 거, 소중했던 사람의 앞날을 축복해주는 것도 참 멋진 일 일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별이 가장 아름다웠던 영화 ‘추억’의 한 장면을 소개합니다. 진취적이고 생각 많은 여자 케이티(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차분한 작가 지망생 허블(로버트 레드포드)은 열렬한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허블은 그녀와는 정반대의 현모양처 형 여자와 결혼을 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티는 허블에게 다가와 뺨을 어루만지며 이렇게 말합니다. “신부가 참 예뻐요, 허블.” 그녀의 쿨함은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려주었지요.
자, 또 한 번 제 인생엔 이별이 찾아왔습니다. 1년 남짓한 시간동안 모든 것을 바쳐 사랑했었노라고, 참 아름다운 시간이었노라고 쿨하게 마침표를 찍을까 했는데, 두고두고 보내기 싫어 마감 시간을 훌쩍 넘긴 채 깜빡이는 커서를 보고 있는 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번에도 ‘뷰티풀 굿바이’는 힘들 모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진심을 담아, 외쳐봅니다. “굿바이.” |
|
| 장영엽 학생리포터 schkolade@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