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rd League] 너와 나를 이어주는 절묘한 통로
| Between you and 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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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패트릭 레비즈(Patryk Rebisz) 시간 4분 30초 년도 2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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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매일 똑같아 보이는 세상인데도 사진으로 찍으면 왠지 다르다. 그게 좋아 사진 찍을 때마다 묘기를 부린다. 갑자기 셔터를 누르고, 흔들어도 보고, 익살스런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작은 프레임 속 비치는 세상은 그렇게 내 마음대로(사실 마음대로 찍혀주는 건 아니지만)재구성된다. 찍는 나와 찍히는 세상은 그런 식으로 소통하곤 했다.
여자는 매일매일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다닌다. 하루 동안 이어지는 수많은 행동 중 몇 가지는 정지된 상태로 그녀의 메모리에 저장된다. 운동할 때에도, 집 안에서도, 야경을 구경할 때에도 언제나 함께다. 그러던 어느 날, 노상방뇨를 하던 치한이 이 예쁜 아가씨의 뒤를 밟고, 전철역에서 습격 장면을 목격한 건장한 청년은 단숨에 뛰어 내려가 치한을 처치한다. 이쯤 되면 위기에서 구해준 청년과 아가씨 사이에 뭔가 수상한 분위기가 조성될 법도 한데, 아가씨는 간 데 없고 덩그러니 카메라만 남았다. 단서는 오직 카메라에 찍힌 사진뿐이다. 그녀가 사는 곳을 찾기 위해 옥상에 올라가 두 손으로 작은 프레임을 만드는 그의 모습은 마치 어느 광고의 한 장면 같다.
모든 관계가 ‘사이’로 정의되는 현대 사회에서 간격이란 사이를 재는 매우 중요한 척도임이 틀림없다. 셔터 누르는 소리가 감각적으로 울려 퍼지는 이 작품에서 사진기는 남남에서 ‘아는 사이’로 관계를 한 단계 진척시키는 역할을 한다. 때론 이렇게 매개체가 직접 소통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그가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었던 바로 그 순간처럼, 우리의 삶에 있어서도 간격이 좁혀지는 순간이 필요하다. 새 학기에는 똑같은 모습 안에서 새로움을 찾고 나와 너를 이어주는 작은 프레임을 설정해 소통의 창을 열어보자. 사이를 ‘줌 인’하는 것은 누가 뭐래도 나쁘지 않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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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엽 학생리포터 schkolade@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