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공장에서 일하며 먹고사는 고니(조승우)는 어느 날, 그곳에서 벌어진 화투판에 가담하여 재산을 모두 잃는다. 그 판이 전문도박꾼 타짜들이 짜고 친 판이었음을 안 그는 그들에게 복수를 하려 집을 나온다. 우연히 전설의 타짜 평경장(백윤식)을 만나 타짜의 길로 들어서게 된 그의 인생은 도박판의 설계자 정마담(김혜수), 도박 여정의 동반자가 되는 고광렬(유해진) 등을 만나면서 더욱 파란만장해진다. 최동훈 감독의 ‘타짜’는 허영만-김세영 콤비의 만화 ‘타짜’의 1부 ‘지리산 작두’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감히 ‘최동훈 표’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 만큼 감독은 원작의 캐릭터와 인물들과의 관계를 절묘하게 응용한 각색으로 원작의 재미에 못지않은 영화 ‘타짜’만의 이야기를 재구성한다. 영화는 기본 설명 없이 초반부터 밀어붙인다.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전개되는 오프닝 때문에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으나, 곧 다시 여느 영화들처럼 영화의 기본적인 설정과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보여주면서 관객의 몰입을 돕는다. ‘타짜’의 이러한 이야기 전개의 특징뿐만 아니라 화려하게 펼쳐지는 분할 화면의 등장, 정신없이 쇼트를 뒤섞는 편집 등은 감독의 전작 ‘범죄의 재구성’과 많이 닮아 있다. ‘타짜’는 다소 긴 러닝타임의 부담을 가뿐히 넘어버리는 밀도 있는 전개와, 액션, 스릴러, 멜로 등을 자유자재로 소화하는 다양한 스토리로 상업영화의 목표인 ‘재미’를 충실히 달성한다. 배우들의 역할이 흥행으로 직결되는 요즘, 조승우, 김혜수, 유해진은 물론 백윤식, 김윤석, 주진모를 필두로 하는 중견 배우들의 신들린 듯한 연기는 대중들의 기대치에 더욱 큰 만족을 안겨줄 듯하다. 하지만 재미 그 이상을 기대한다면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다. 최동훈 감독은 ‘타짜’를 ‘인간과 욕망에 관한 영화’라고 표현했는데, 그저 재미에만 치중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해 인간의 욕망에 대한 깊은 성찰은 찾기 어렵다. 원작의 미덕이었던 한국사회에 대한 냉철한 시선의 결여 역시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