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노이 알비노이

Noi Albinoi
감독 다구르 카리
출연 토마스 레마퀴스, 엘린 안스도터
장르 드라마
시간 93분
개봉 9월 29일
뾰족한 산과 눈으로 둘러싸인 아이슬란드 피오르드 마을에 선천성 색소결핍증으로 하얗게 질린 듯한 얼굴을 한 17세 소년 노이(토마스 레마퀴스)가 살고 있다. 그의 어머니는 어딜 갔는지 없고, 아버지는 술을 먹고 택시운전을 하며 얼핏 보아 실패한 삶을 살고 있다. 지능적으로 천재 판정을 받은 그이지만 그가 원하는 것은 공부가 아닌 따뜻한 지상 위의 낙원 하와이다. 할머니가 노이에게 생일선물로 안긴 장난감 카메라는 달각하는 버튼소리와 함께 햇빛 가득 내리쬐는 하와이의 해변과 무서운 듯 서있지만 어딘가 정 많아 보이는 원주민의 사진을 보여준다.
‘인생은 아름다워’가 아직까지도 많은 이의 최고의 영화로 꼽히는 이유는 ‘비극 속의 희극’이라는 이중적인 장치 때문이다. 사람들은 잔인함 속에서 번지는 사랑의 풍경에서 현실의 자신을 발견하고는 대책없이 위로당하고, 오랜만에 감지되는 심장의 욱신거림과 눈두덩이의 열기를 느낀다. 이 영화 ‘노이 알비노이’ 또한 그 가운데 있다. 노이라는 인물을 둘러싸고 있는 춥고 건조한 물리적 배경, 그가 꿈꾸는 습하고 따뜻한 물리적 배경은 그의 정서를 그대로 반영하고, 키 크고 마른 노이를 중심으로 텅 빈 공백을 만드는 카메라는 외로움이라는 핵심감정으로 인해 연한 속살을 드러낸 그의 마음을 관객의 시각넘어 가슴 깊숙이 밀어 넣는다. 영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잔잔히 밀려와 온 몸에 내려앉은 외로움 위에 섬세한 팬으로 따뜻함을 그려 넣는다. 무심한 듯한 할머니의 행동 하나하나는 손자를 향해 있고, 자신의 삶의 무게를 견디기 힘든 아버지지만 아들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는다. 노이를 ‘괜찮은 녀석’이라고 부르는 책방 아저씨와 노이와 풋사랑에 빠져버린 그의 딸 아이리스도 있다.
덴마크 국립학교 졸업작품 ‘잃어버린 주말’로 전 세계 영화제 11개상을 거머쥔 다구르 카리 감독의 오랜 염원으로 태어난 ‘노이 알비노이’는 ‘가난하지만 가난하지 않은 삶’을 마지막 반전을 통해 증폭시미는 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후반부의 빠른 전개가 아쉽긴 하지만, 영화는 삶과 사랑을 투명하게 바라보는 가치있는 힘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A Remember you almost had it All (진아)
A 노이는 추운데, 나는 너무 따뜻해 (재은)
육진아 기자 yook@naeil.co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078&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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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이사벨라

Isabella
감독 팡호청
출연 두문택, 이사벨라 롱
장르 드라마
시간 109분
개봉 9월 28일
‘홍콩’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왕가위’다. 그를 전설이라 부르는데 반대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런 그의 뒤를 잇는 차세대 홍콩 감독이 등장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너는 쏘고, 나는 찍고’라는 걸출한 데뷔작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뒤 내놓는 영화마다 각종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는 것은 물론, ‘제2의 왕가위’라는 영광스러운 칭호까지 얻은 사람이 있으니, 그가 바로 팡호청 감독이다. 특히 올해 부천국제 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이었던 ‘이사벨라’는 그의 필모그래피 피라미드의 꼭지점에 위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팡호청 감독의 스타일은 왕가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왕가위 영화에 줄곧 등장하는 ‘부유하는’ 인물 이미지는 ‘이사벨라’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사벨라’는 경찰 싱(두문택)과 소녀 얀(이사벨라 롱)의 수상한 동거 이야기다. 중국으로 반환되기 직전의 혼란스런 마카오를 ‘부유하듯’ 떠도는 두 인물은 모두 담담하지만, 아프다. 싱은 중년인 지금까지도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얀은 엄마를 잃고 먹먹해진 가슴만 끌어안고 산다. 그런 두 사람의 연대가 끈끈해지는 과정은 차마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싱이 술에 취해 노래를 흥얼거리던 얀에게 병 깨는 방법을 가르치는 장면과(둘은 야밤의 길거리에서 십여 개의 병을 쨍그랑 쨍그랑 깨는데 그 때의 카타르시스는 실로 엄청날 정도다), 공원에서 수박을 한쪽씩 베어 먹으며 서로의 이름을 몇 번이고 되뇌는 장면은 영화의 베스트 신으로 손꼽힐 정도로 아름답다. 여기서 왕가위와 팡호청 감독의 공통점을 또 하나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몽환적인’ 화면 안에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점이다. 색감도 색감이지만 몽환적인 화면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름 아닌 음악이다. ‘이사벨라’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고영화음악상을 거머쥘 정도로 탄탄한 BGM을 자랑한다. 특히 후반부에 화면을 장악하듯 울려 퍼지는 포르투갈의 대표 음악 ‘파두’는 영화의 감동을 배가시키며 강한 잔상을 남긴다. 감정을 강요하거나 억지 논리로 설명하지 않는 영화는 더욱 깊고 넓은 울림을 만들어낸다. 아마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결과물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A 사람 더하기 사람은 사랑 (희연)
B+ 왕가위 이후 죽었던 홍콩영화가 다시 부활했다 (재은)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079&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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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댈러웨이 부인

Mrs. Dalloway
감독 마를렌 고리스
출연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나타샤 맥켈혼
장르 드라마
시간 96분
개봉 9월 28일
버지니아 울프. 그녀의 이름을 함부로 말 할 수 없는 것은 그녀의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깊이 때문이다. 여성이라는 문제적 위치에 용감하게 서서 무서우리만치 똑바른 시선으로 삶과 죽음, 존재라는 무거운 주제를 읽어내는 이 작가는 독자들에게 ‘깊이를 강요’하기보다 그네들 삶을 바로 보는 것에 대한 방어벽을 허물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돌맹이들을 양쪽 주머니에 넣고 호수로 걸어 들어가 생을 마침으로써 이 권유가 어느 예술가의 예술행위 혹은 업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자신에게는 온전한 진실이었다는 것을 증명했다. ‘감히’ 그녀에게 손댔던 작품들은 ‘어쨌든’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 버지니아 울프에 대한 창작을 시도하는데 필요한 각오가 ‘올란도’ ‘디 아워스’를 호평의 무대에 올려줬다.
그 뒤를 잇는 것이 개봉을 앞둔 ‘댈러웨이 부인’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전적 소설로 알려진 동명의 소설에 접근한 이는 다름 아닌 ‘안토니아스 라인’의 마를린 호리스 감독이다. 4대의 모계가족을 통해 여성, 나아가 인간의 건강한 삶, 살아있는 삶에 대해 얘기해줬던 감독은 자신의 에너지를 이용해 댈러웨이 부인을 관객들이 볼 수 있는 스크린 속에 부활시켰다. 댈러웨이 부인은 자신의 처녀시절을 떠올리며 파티를 준비한다. 댈러웨이 부인이라는 호칭 대신 클라리사로 살았던 그때에 그녀는 자유로운 남자 피터 월쉬를 사랑했으며, 친구 샐리 시튼과 키스를 나눴다. 피터는 상류층의 관습을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하는 그녀를 향해 이렇게 불평하곤 했었다. “너는 나중에 파티나 열면서 시간을 보내게 될거야. 아주 완벽한 안주인이 되겠지.”
소설을 매우 담백하게 담아내는데 성공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영화 ‘댈러웨이 부인’은 가치있다. 댈러웨이 부인의 과거와 현재가 동행하는 이야기는 그 동행에서 발생하는 잘못된 선택, 온전하지 못한 현재 혹은 자신에 대한 두려움을 상징하는 또 다른 인물을 등장시켜 기막힌 통찰을 완성하고, 관객은 엔딩 크레디트 앞에서 한참을 잠겨있거나, 극장에서 나와 한참을 걸어야만 할 것이다.
A ‘버지니아 울프’가 담긴 영화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080&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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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타짜

감독 최동훈
출연 조승우, 김혜수, 백윤식, 유해진
장르 드라마
시간 139분
개봉 9월 28일
가구공장에서 일하며 먹고사는 고니(조승우)는 어느 날, 그곳에서 벌어진 화투판에 가담하여 재산을 모두 잃는다. 그 판이 전문도박꾼 타짜들이 짜고 친 판이었음을 안 그는 그들에게 복수를 하려 집을 나온다. 우연히 전설의 타짜 평경장(백윤식)을 만나 타짜의 길로 들어서게 된 그의 인생은 도박판의 설계자 정마담(김혜수), 도박 여정의 동반자가 되는 고광렬(유해진) 등을 만나면서 더욱 파란만장해진다.
최동훈 감독의 ‘타짜’는 허영만-김세영 콤비의 만화 ‘타짜’의 1부 ‘지리산 작두’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감히 ‘최동훈 표’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 만큼 감독은 원작의 캐릭터와 인물들과의 관계를 절묘하게 응용한 각색으로 원작의 재미에 못지않은 영화 ‘타짜’만의 이야기를 재구성한다.
영화는 기본 설명 없이 초반부터 밀어붙인다.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전개되는 오프닝 때문에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으나, 곧 다시 여느 영화들처럼 영화의 기본적인 설정과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보여주면서 관객의 몰입을 돕는다.
‘타짜’의 이러한 이야기 전개의 특징뿐만 아니라 화려하게 펼쳐지는 분할 화면의 등장, 정신없이 쇼트를 뒤섞는 편집 등은 감독의 전작 ‘범죄의 재구성’과 많이 닮아 있다. ‘타짜’는 다소 긴 러닝타임의 부담을 가뿐히 넘어버리는 밀도 있는 전개와, 액션, 스릴러, 멜로 등을 자유자재로 소화하는 다양한 스토리로 상업영화의 목표인 ‘재미’를 충실히 달성한다.
배우들의 역할이 흥행으로 직결되는 요즘, 조승우, 김혜수, 유해진은 물론 백윤식, 김윤석, 주진모를 필두로 하는 중견 배우들의 신들린 듯한 연기는 대중들의 기대치에 더욱 큰 만족을 안겨줄 듯하다.
하지만 재미 그 이상을 기대한다면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다. 최동훈 감독은 ‘타짜’를 ‘인간과 욕망에 관한 영화’라고 표현했는데, 그저 재미에만 치중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해 인간의 욕망에 대한 깊은 성찰은 찾기 어렵다. 원작의 미덕이었던 한국사회에 대한 냉철한 시선의 결여 역시 아쉽다.
B 도박꾼은 있되 인간은 없다 (동명)
B+ 오락성의, 오락성을 위한, 오락성에 의한 (재은)
B+ 범접할 수 없는 혼이 담긴 구라의 세계 (희연)
문동명 학생리포터 playamoon@naver.com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081&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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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금발의 초원

金髮の草原
감독 이누도 잇신
출연 이케와키 치즈루, 이세야 유스케, 타다노 미아코
장르 멜로, 드라마
시간 96분
개봉 9월 28일
노인들의 도우미로 일하는 나리스(이케와키 치즈루)는 지병인 심장병 때문에 바깥 활동이 자유롭지 않다. 자신이 스무살이라고 믿는 괴팍한 성격의 새로운 고객 닛포리(이세야 유스케)는 나리스를 젊은 시절 첫사랑이라고 착각하고 그녀를 반갑게 맞이한다. 우연히 과거 닛포리가 써놓은 연대표를 발견하고 특별한 사연을 알게 된 나리스는 닛포리를 점점 이해하기 시작하고, 현실과 꿈 사이의 혼란 속에서 헤매던 닛포리는 점점 현실을 깨달아간다.
이누도 잇신 감독은 한국에서 최근 가장 중요한 일본 감독으로 추앙받는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경우, 주인공 츠네오와 조제에 대한 대중들의 열렬한 애정으로 3개월간 롱런 상영됐고, ‘메종 드 히미코’는 소규모 개봉으로 약 10만 명의 관객이 찾아오는 쾌거를 낳은 이력이 있다.
이처럼 ‘작은 영화’성공의 담론 장을 마련한 이누도 잇신 감독의 2000년 작품 ‘금발의 초원’ 역시 위의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소외 받는 이들을 다루는 무거운 이야기를 아기자기하게 풀어간다.
자신이 스무살인 줄 아는 닛포리의 나리스를 향한 구애는 둘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없이 귀엽다. 이러한 판타지적 설정은 현실과 맞물리면서 상큼함 이상의 감상을 이끌어낸다. 닛포리가 친구들의 죽음을 깨달을 때 비춰지는 하늘과 나리스의 친구들과 어울릴 때 비춰지는 하늘은 같은 하늘이지만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면서 어느새 보는 이의 가슴에 묘한 잔상을 남긴다.
또한 닛포리가 지금껏 기억하지 못했던 과거를 나이든 친구와 서로 담담하게 이야기할 때, 청춘과 나이듦 사이의 미묘한 감정까지 따뜻하게 그려내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첫사랑을 기억하는 이에게, 인생의 화양연화를 간직하고 싶은 이에게, 노랗게 물든 노을 앞에서 두 손을 얼굴에 포개고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 곱씹고 싶은 청춘들에게 ‘금발의 초원’은 더없이 귀한 영화가 될 것이다.
B+ 스무 살, 첫사랑 그리고 죽음까지 끌어안는 황금빛 노을 (동명)
B+ 스무 살, 첫 사랑을 앓았던 당신을 부디 잊지 말아요 (희연)
B ‘마돈나’를 향한 남자들의 마음 (재은)
문동명 학생리포터 playamoon@naver.com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082&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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