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세계

The World
감독 지아 장 커
출연 자오 타오, 첸 타이셍
장르 드라마
시간 138분
개봉 10월 20일
올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의 영예는 지아 장 커 감독에게 돌아갔다. 전 세계 모든 영화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그는 현재 중국을 대표하는 중요한 6세대 감독 중 한명이다. 그는 데뷔작인 ‘소무’를 시작으로 ‘플랫폼’ ‘임소요’ ‘세계’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사회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공허한 삶을 카메라 안에 담아낸다. 개봉을 앞둔 영화 ‘세계’는 ‘스틸 라이프’에 앞서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였으며 국내에는 2004년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소개됐던 작품이다.
화려한 도시 베이징에는 지구의 축소판으로 불리는 ‘세계 공원’이 있다. 프랑스의 에펠 탑, 영국의 빅벤, 뉴욕 맨해튼의 쌍둥이 빌딩, 이집트의 피라미드 등 세계 각지의 온갖 유명 복제 건물이 위치한 북경의 관광명소다. 그곳에서 경비원 타이셍(첸 타이셍)과 댄서 타오(자오 타오)를 배경으로 고달픈 일상과 사랑을 지속하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비극과 희극을 넘나들며 펼쳐진다.
혹자는 타오를 보고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만나고 세계를 여행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녀는 물론 그녀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은 모두 살아가기 위해서 악착같이 버텨야만 하는 치열한 삶의 소유자일 뿐이다. 파리의 밤, 울란바토르의 밤, 벨빌의 밤을 거쳐 변화무쌍한 세계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삶을 조용히 따라가던 지아 장 커 감독은 가장 화려하지만 외로운 그곳 ‘세계’에서 그들 감정의 조용한 표출을 유도한다. 애니메이션 기법의 사용 등 시종일관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화면과는 달리, 영화는 마치 음산한 세월 속에서 곰팡이 슬어버린 벽의 한 모퉁이처럼 처연하게 빛난다. 평범한 일상을 가감 없이 담아낸 영화일수록 각박한 현실에 대한 체념은 더욱 쉬워지는 법. 어쭙잖은 판타지도 한 가닥 희망도 그들에겐 모두 사치일 뿐이다. ‘이제부터 시작이야’라는 타오의 마지막 말은 조용한 흐느낌이 아니라 가슴 저 깊은 곳에서부터 뱉어내는 울음이기에, 영화가 자아내는 눈물과 무뎌진 가슴에도 어쩔 도리가 없다.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A 이 빌어먹을 자본주의 (진아)
A+ 올해 본 189편의 영화 중 내 영혼을 울린 작품은 ‘세계’ 단 하나뿐이다 (희연)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103&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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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기묘한 서커스

Strange Circus
감독 소노 시온
출연 미야자키 마스미, 이시다 잇세이
장르 미스테리
시간 108분
개봉 10월 19일
교장인 아버지를 둔 부유한 집안의 12살 난 외동딸 미츠코는 우연히 부모의 성관계 장면을 보게 된 후, 아버지의 강요로 첼로 케이스 안에서 부모의 성관계 장면을 훔쳐보도록 강요당한다. 미츠코는 점점 자신을 엄마인 사유리(미야자키 마스미)라고 생각하게 된다. 미츠코는 아버지에게 강간당하고 자신을 질투한 엄마는 사고로 죽는다. 그렇지만 훔쳐보기, 근친상간, 자살시도, 사고사, 난교 등이 난무하는 이 충격적인 이야기는 모두 타에코의 소설 속 이야기다. 다시, 현실에서의 타에코 이야기가 시작된다. 타에코의 팬이라고 자처하는 정체불명의 출판사 직원 유지(이시다 잇세이)가 그녀의 조수가 된다.
영화는 줄거리조차 얼핏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충격적인 영상에 정신을 잃지 않는다면 변태적 성욕과 잔인함이 난무한 뒤틀린 가족사의 충격적인 폭로임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상처받은 사람들에 대한 컬트적 표현인 것이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겹쳐지고 분리되기를 반복하며 가학과 자학이 공존한다. 그것이 ‘하드코어 컬트’라는 장르 안에서 표현되니 과격함이 한층 더 자유로워 졌다. 한 가지 충격코드도 어지러운데 끔찍한 소재는 모두 끌어온 영화는 말 그대로 엽기적이고 변태적이다. 그러나 집단자살을 다룬 컬트영화 ‘자살클럽’과 ‘노리코의 식탁’으로 유명한 소노 시온감독의 독특한 스타일은 기묘한 서커스에서도 이어지니, 컬트 매니아들이 열광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끝까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새로운 충격을 안겨주는 구성은 불편한 소재들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몰입시킨다. 게다가 전개방식도 남다르다. 영화는 정상적인 캐릭터의 부재, 현실과 비현실을 오고가는 구성, 강렬하고 불편한 영상과 액자구성의 전개방식, 오버 랩 없이 곧바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는 점프 컷을 보여주며 그야말로 ‘기묘한 판타지’를 선사한다.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서커스장면은 영화에 기괴함을 더해주며 판타지로서의 임무에 충실하고 주인공들의 광기에 찬 열연도 돋보인다. 결말 또한 충격적인 내용에 뒤떨어지지 않는 반전을 담고 있다. ‘기묘한 서커스’는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으며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탔다.
B 심장이 약한 분들은 관람을 자제해 주세요 (재은)
B+ 매우 정직한 컬트영화. 소름 돋지만 굉장히 매력적이다 (희연)
정재은 학생리포터 jmanduj@naver.com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104&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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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거룩한 계보

감독 장진
출연 정재영, 정준호
장르 드라마, 액션
시간 126분
개봉 10월 19일
그 이름도 유명한 ‘장진 사단’이 돌아왔다. 이번엔 의리에 목숨 거는 남자들의 거룩한 우정에 관한 얘기다. ‘장진이 만든 조폭 영화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하며 개봉을 손꼽아 기다리는 관객이 있다면 그 기대감을 마음껏 발산해도 좋을 듯하다. 기본 장르는 갱스터 느와르지만 여전히 건재한 장진 식 유머 코드가 곳곳에 배어있어서 부담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장진 감독은 ‘기막힌 사내들’로 데뷔한 이후 ‘간첩 리철진’ ‘킬러들의 수다’ ‘아는 여자’ ‘박수칠 때 떠나라’ 등의 영화에서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하며 수많은 마니아를 거느리게 됐다. 그러나 장진 감독은 말한다. “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대중영화만을 해왔다. 아마도 그간 관객들과 소통하는데 있어서 간극이 존재했기 때문에 오해가 생긴 것 같다. 이번엔 그것을 좁혀보려 노력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왼손잡이 형님의 왼팔 치성(정재영)과 오른팔 주중(정준호)은 죽마고우 사이다. 조직의 안녕을 위해 솔선수범하여 감방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으로부터 배신당한 치성은 복수를 위해 탈옥을 감행하고, 조직원으로써 본분을 지켜야 하는 주중은 복수를 위해 찾아온 치성과 갈등을 빚는다. 하지만 영화는 복수의 과정보다도 교도소 담장을 사이로 운명을 달리하게 된 두 친구의 우정에 초점을 맞췄다. 유난히 두 인물을 교차시킨 측면 클로즈업 신이 많은 이유는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투톱주연을 내세운 포스터를 통해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정준호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영화의 중심이 두 친구의 가슴 뭉클한 우정에 있는 만큼 후반부에 이르러 주중 캐릭터가 굉장히 부각되는데, 정준호는 비중보다 캐릭터 자체가 지닌 무게감에 매료되어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영화를 돋보이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개성강한 서브캐릭터들이다.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콤비플레이를 펼치는 조연급 배우들은 영화를 더욱 맛깔나게 만드는 주축으로 작용한다. 또한 물 만난 물고기처럼 감독의 작품세계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정재영의 탁월한 연기는 관객의 입맛을 충족시킨다.
B+ 장진 사단이 발사하는 포복절도 유머와 찌릿찌릿 감동 속으로 (희연)
B 좋긴 좋은데, 자꾸 삼천포로 빠지네 (동명)
B 장진 감독의 장점이 알차게 여문 상업영화 (재은)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105&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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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디 오 에이

D.O.A: Dead Of Alive
감독 원규
출연 데본 아오키, 홀리 벨렌스, 제이미 프레슬리
장르 액션
시간 85분
개봉 10월 19일
세계 각 분야 최고의 파이터들이 DOA경기를 위해 도아 섬에 모였다. 그들 중 무겐텐신 부족의 공주인 카수미(데본 아오키), 도둑이자 킬러인 크리스티(홀리 벨렌스), 여성 레슬링 선수 티나(제이미 프레슬리)는 첫 만남에서 우연한 기회로 친해지게 된다. 그들은 점점 DOA대회에 수상한 계략이 숨어 있음을 알게 된다.
‘방세옥’ ‘트랜스포터’ 등을 연출한 바 있는 원규 감독은 자신의 영화 외에 무수한 작품에서 무술감독을 맡는 등 수십 년 간 액션영화와 인연을 맺어왔다. 아쉽지만 그의 신작 ‘디 오 에이’는 영화의 몇 장면만 보면 느낄 수 있는 편견인 ‘쭉빵 아가씨들이 날아댕기는 뻔한 영화’라는 선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다. 대사 하나하나가 빈곤하기 그지없고, 배우들은 차라리 헐벗은 몸을 과시하는 데에 열중하며, 어설프게 짜여진 갈등 구조는 차라리 러닝타임 동안 줄창 액션만 보여주기를 바라도록 만들어준다. 게임의 빤따스틱함을 기대하시는 분들은 기대를 고이 접어 나비처럼 날려 보내시길.

C 비키니 앞에서 돌부처가 될 수도 있군 (동명)

문동명 학생리포터 playamoon@naver.com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106&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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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의 발견]휴가의 묘미

자크 타티감독의 ‘윌로 씨의 휴가(Les Vacances De M. Hulot, 1953)’
휴가, 바캉스라는 단어가 주는 휴식과 자유에 대한 기대는 막상 휴가가 시작되고 나면 구태의연한 틀에 박히기 마련이다. 자유로운 기분은 단지 일시적일 뿐, 막상 휴가를 와서도 사람들은 일상의 묵은 때를 쉽게 벗어던지지 못한다. 휴가는 쳇바퀴 돌 듯 자신의 삶을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일종의 거대한 공백이자 휴지부이다. 그러나 그 공백을 편안하게 비워내기 보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무언가로 채워넣고 싶어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휴가는 종종 번잡한 삶의 연장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휴가의 방식에 일침을 놓는 영화가 있다. 전형적인 프랑스 중산층의 휴가 풍경에 시치미 뚝떼고 끼어들어 조그만 균열을 일으키는 윌로 씨가 등장하는 영화 ‘윌로 씨의 휴가’가 그것이다. 자크 타티감독의 ‘윌로 씨의 휴가’는 휴가를 소재로 한 가장 아름다운 영화 중 한 편이라 할만하다. 영화 초반에서 정체가 불분명하고 과묵한 윌로 씨는 노르망디의 해변 휴양지에 금방이라도 서 버릴 것 같은 고물차를 몰고 등장한다. 노르망디 해변은 이미 피서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그러나 피서객들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대신 각자 자신의 일에만 몰두해 있다. 즐겁게 휴가를 보내는 이들은 단지 어린아이들뿐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등장한 윌로 씨는지나치게 큰 음악 소리나, 무심코 열어둔 문 등의 사소한 실수를 일으키며 그 질서를 조금씩 흐트리기 시작한다. 자크 타티는 윌로 씨가 흐트려놓은 균열의 흔적들을 보여주며 일상과 코미디가 뒤섞여버리는 지점을 포착한다. 윌로 씨는 엄숙한 일상의 연장처럼 보이는 어른들의 피서 방식을 무시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피서를 즐긴다.
영화의 중반부, 어느 아이의 생일파티 겸 가장무도회가 열린다. 그러나 대부분의 어른들은 가장무도회 콘셉트를 귀찮아하고 무도회장은 두 세 명의 어린아이만 썰렁하게 앉아있을 뿐이다. 그 때 해적 복장을 한 윌로 씨가 무도회장으로 성큼성큼 들어선다. 그는 썰렁한 무도회장에 실망하여 막 자리를 떠나려던 금발 미인에게 춤을 청하고, 그들은 커다란 음악 소리에 맞춰 즐겁게 춤을 춘다. 시끄러운 음악 소리에 항의하려던 어른들은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소리 없이 휴가지를 누비고 다니며 소동을 일으키는 윌로 씨의 존재는 천편일률적인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의 습관적 행태를 우스꽝스럽게 희화화한다.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휴가를 즐기는 윌로 씨의 모습은 진정한 휴가의 기분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해 준다. 자크 타티 감독은 이 영화를 필두로 이후 영화들에서 윌로 씨의 존재를 통해 현대인의 기계적인 삶을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윌로 씨의 휴가’는 윌로 씨가 지니고 있는 매력이 곧 휴가철의 유유자적함임을 말해주는 영화다.
최은영 영화평론가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108&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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