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황혼의 빛

Lights In The Dusk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
출연 얀 히티아이넨, 마리아 헤이스카넨
장르 드라마
시간 77분
개봉 12월 14일
경비원 코이스티넨(얀 히티아이넨)은 세상을 부유하는 방랑자이자 만성적인 고독을 가진 외롭고 불쌍한 남자다. 동료들과의 술자리에도 쉽게 섞이지 못하고, 사랑을 갈구하지만 그에게 선뜻 다가와주는 여자도 없다. 익명의 조직은 코이스티넨의 직업이 경비원이라는 점을 악용할 목적으로 그에게 팜므파탈을 접근시킨다. 앞으로 일어날 사건의 전말을 알지 못한 채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인이 곁에 있다는 것이 마냥 행복한 코이스티넨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과거가 없는 남자’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던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신작 ‘황혼의 빛’은 익명의 조직이나 팜므파탈 등 느와르 영화의 단골 설정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기존 영화들과는 분명히 차별화된 작품이다. 현대인의 단절과 고독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끝까지 유머러스한 감각을 잃지 않았고, 특별한 기교나 장식 없이도 탁월하게 주제의식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B+ 투박한 맛이 일품 (희연)
A 투박함의 미학, 역시! (동명)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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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비상

飛上
감독 임유철
출연 인천 유나이티드FC 축구팀, 오만석 (내레이션)
장르 다큐멘터리
시간 100분
개봉 12월 14일
K리그 축구팀 중 인천 유나이티드는 신생팀이자 꼴찌팀이다. 그들이 처음 창단될 때에 나름 기대를 모았으나 스타선수도 부족했고, 팀워크도 부족했다. 그런데, 한국 축구와 가슴 아픈 인연을 맺었던 장외룡 감독이 수석코치로 합류하고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다소 허황된 목표를 내세운다. 그는 조각잠을 자며 게임과 선수를 분석하고 전략을 짠다.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해 승부욕을 북돋우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렇게 하나 둘 현실이 돼간다.
영화의 절정은 인천팀과 선수들의 말 못할 가슴 아픈 사연이 공개되면서 부터다. 이들은 공동의 아픔을 털어내기 위해 게임에 나서고, 눈물을 흘린다. 관객도, 현실 속에서 ‘공포의 외인구단’을 발견한 감동에 오랫동안 따뜻한 마음 간직할 수 있겠다.

B+ ‘영화’같은 다큐멘터리 (진아)
B+ 눈물 같은 골짜기를 오늘도 넘어가네 (동명)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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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랑페르

L’Enfer
감독 다니스 타노비치
출연 엠마뉴엘 베아르, 카렝 비야, 마리 질랭
장르 드라마
시간 101분
개봉 12월 13일

삶을 지배하는 것은 인간의 의지일까 아니면 지독한 운명의 굴레일까. 영화 ‘랑페르’는 그 철학적인 질문에 대한 정답이 후자에 가깝다고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뒤 세 자매는 뿔뿔이 흩어져 서로 연락도 없이 살아가게 되었다. 그들 내면에 자리 잡은 지독한 트라우마는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되어 그들의 삶을 유린한다. 첫째 소피(엠마뉴엘 베아르)는 남편의 외도 때문에 질투와 절망의 늪을 헤매고, 둘째 셀린느(카렝 비야)는 마음의 문을 굳게 닫은 채 홀로 고독하게 살아가며, 셋째 안느(마리 질랭)는 담당교수이자 절친한 친구의 아빠를 향한 집착에 가까운 사랑 때문에 괴로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셀린느에게 정체불명의 사내가 접근해온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랑페르’는 프랑스어로 ‘지옥’이라는 뜻이며, 이것은 세 자매의 마음속 풍경을 고스란히 대변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영화는 현재 그들이 처해있는 지옥과도 같은 삶의 모습을 건조하게 비추는 동시에 과거에 그들이 겪었던 충격적인 사건이 무엇인지를 역으로 추적한다. 감각적인 화면과 정교한 서스펜스, 격동적인 감정들이 활발하게 상호작용하면서 관객을 몰입시키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영화 속에는 수많은 메타포가 등장한다. 우선 다니스 타노비치 감독은 세 자매들에게 빨강, 파랑, 그린이라는 세 가지 색깔을 각각 부여함으로써 확고한 인물이미지를 구축했다. 또한 만화경을 통해 바라본 현란한 패턴 속에 뻐꾸기가 알에서 깨어 나오는 장면을 삽입한 오프닝 시퀀스,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파리,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악녀 ‘메디아’이야기 등 여러 상징들이 영화 곳곳에 존재하면서 영화의 주제의식을 뒷받침한다.
‘랑페르’는 ‘블루’ ‘화이트’ ‘레드’ 연작시리즈로 유명한 폴란드의 거장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각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유럽예술영화계에서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이 차지하는 명성이 대단한 만큼 이 영화 역시 그의 노련함을 느끼기에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전반을 지배하는 애증, 욕망, 질투 같은 무시무시한 감정들이 우리의 내면을 발가벗기는 것만 같아서 괴롭더라도 끝까지 참고 보기를 권한다. 영화가 끝난 뒤엔 분명 감탄을 마지않을 테니.

A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굴레란 바로 이런 것 (희연)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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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크리스마스의 악몽 3-D

The Nighrmare Before Christmas 3-D
감독 헨리 셀릭
출연 대니 엘프만, 캐서린 오하라
장르 애니메이션
시간 87분
개봉 12월 7일
할로윈 마을의 리더 잭 스켈리톤은 더 이상 새로운 것 없는 마을에 무료함을 느끼던 중 우연히 밝고 따뜻한 크리스마스 마을에 가게 된다. ‘팀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13년 만에 3D 입체영상으로 돌아왔다. 이전의 영화는 인형을 만들어 한 프레임 당 한 번씩 움직여 작업하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었다. 거기에 디지털기술을 더해 이전보다 생생한 인물들을 접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오리지널의 순수하고 펑키한 느낌을 최대한 살려 재창조되었기 때문에 거부감이 없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하나, 지금까지의 3D는 두 개의 영사기를 사용, 오른쪽과 왼쪽의 영상을 따로 따로 쏴서 번갈아 보여주는 것으로 입체감을 만든 반면, 이 영화에서는 한 개의 영사기를 사용해 오른쪽과 왼쪽의 영상을 번갈아 보여준다. 그래서 관객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왼쪽 눈으로는 오리지널 영상을, 오른쪽 눈으로는 3차원의 입체영상을 보게 된다. 3D영상에는 자막을 넣을 수 없어 더빙이다. 어린 시절 아련함을 잊지 못한 관객이라면 두 팔 벌려 환영이겠다.

B+ 어후, 튀어나온다, 튀어나와 (재은)

정재은 학생리포터 jmandu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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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다케시즈

Takeshis’
감독 기타노 다케시
출연 기타노 다케시
장르 판타지, 코미디
시간 108분
개봉 상영중
연예계의 대스타 비트 다케시(기타노 다케시)의 일상은 화려하다. 왼쪽에는 매력적인 정부가, 오른쪽에는 충직한 매니저가 늘 그와 동행하고, 촬영장에서 만나는 감독, 배우, 스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들 그에게 머리를 조아린다. 한편 그와 똑같은 얼굴을 한 금발의 기타노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연명하는 배우 지망생. 틈틈이 오디션에 참가하지만 대사 한 번 해보기도 전에 퇴짜 맞기 일쑤다. 똑같은 얼굴을 가진 두 명의 다케시가 우연히 마주치면서부터 기이한 에피소드들이 꼬리를 물고 계속된다.
‘다케시즈’는 제목 그대로 ‘기타노 다케시들’에 관한 영화다. 전작에서처럼 감독과 주연을 겸한 기타노 다케시는 영화 속에 복제되고 분열된 자신을 등장시키고, 현실과 허구,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면서 관객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여느 영화들처럼 논리적인 서사의 흐름을 기대한다면 이 영화에 적응하기가 무척 힘들 것으로 보인다. 늘 새로운 영화적 기법을 고심하는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실험정신은 십분 존중하지만 결론도 없고 의미도 모호한 장면들의 나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아리송하다.

B 이런 걸 부조리극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끝까지 적응 안 됨 (희연)
B+ 휘갈겨 쓴 자서전, 자꾸만 다시 읽고 싶어진다 (동명)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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