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대통령의 죽음

Death Of A President
감독 가브리엘 레인지
출연 헨드 아요브, 브라이언 볼랜드
장르 미스터리
시간 96분
개봉 12월 28일

Synopsis
2007년 12월 19일. 경제포럼 연설을 위해 시카고를 찾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인근 빌딩에 잠복해있던 저격수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순식간에 미국은 혼란에 휩싸이고, 세계 언론은 부시의 죽음을 앞다투어 생중계한다. 한편 시카고 경찰청은 서둘러 범인검거에 착수한다.

Viewpoint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북한 핵문제로 초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한반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반미, 반부시를 지지하는 여론의 움직임이 거세다. 만약 내일 아침 전 세계 뉴스 헤드라인에 부시의 암살 소식이 전해진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
영화는 ‘조지 부시의 죽음’이라는 하나의 가설에서부터 출발한다. ‘부시 대통령의 죽음을 고대하는 바로 당신을 위한 영화’라는 자극적인 홍보 문구가 증명하듯 이 영화는 그 소재만으로도 이미 뜨거운 감자다. 실제로 올해 토론토 영화제에서 이 영화가 처음 소개되었을 당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관객과 비평가들의 이목이 한 번에 집중되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현실을 왜곡함으로써 더 큰 진실을 드러내는 대담함의 미학을 갖춘 영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반면 미국의 반응은 무서우리만큼 냉담하다. 현 미국 정부는 영화의 소재가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이유로 상영도, 광고도 일체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마도 이 모든 논쟁을 가능하게 한 요인은 이 영화가 실제가 아닐까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정치적인 이해관계나 조지 부시에 대한 사견은 잠시 접어두고 영화 자체만 놓고 보자면 굳이 흠 잡을 부분이 없을 정도이니, 이 영화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도둑이 제 발 저리는 편파판정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영화 최대의 강점은 세심한 연출에 힘입은 사실성이다. 아무리 정신을 똑바로 차리더라도 영화의 치밀한 눈속임에 속지 않기가 힘들 정도니 말이다. 가브리엘 레인지 감독은 배우들에게 각각 백악관 출입기자, 대통령 경호 실장, 대통령 특별 자문, 시카고 FBI 국장 등의 역할을 부여하고 그들을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인터뷰한 장면을 영화 중간 중간에 삽입했다. 사건을 기승전결이 갖춰진 하나의 이야기 형식으로 기술하지 않고 실존 인물(물론 영화 내에서는 허구적 인물들이지만 영화 밖에서는 실존하는 인물들)들의 인터뷰 장면과 사건의 진행과정에 따른 영상을 교차편집 함으로써 현실성을 높였다.
또한 조지 부시의 암살범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범하는 미국의 치명적인 오류는 현재 미국 정부(조지 부시)를 향한 독기 서린 칼날을 품고 있다. 시리아인 ‘자라 아비 지크리’는 부시 대통령이 저격당한 시간에 근처 건물에서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어 즉시 구금된다. 정확한 물증도 없이 시리아 인이라는 이유로 누명을 뒤집어 쓴 그에 대한 처사는 테러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근시안적인 대응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부시의 죽음으로 대통령직에 오른 전직 부통령 체니는 시리아와의 전쟁을 벌이기 위해 그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기까지 한다. 이 모든 것들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침착한 호흡과 치밀한 리얼리티에 그대로 압도당하고 마니, 나비가 장자인지 장자가 나비인지 분간하지 못했다는 호접지몽 이야기가 충분히 이해가 될 정도다.
미래를 통해 현재를 발견하는 기쁨이란 아마도 이런 것이 아닐까. 그러니, 은연중에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더라도 두려워 말자.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힘이다.

다큐멘터리 vs 모큐멘터리

사실을 기록한 영화나 문학을 다큐멘터리(documentary)라 부른다. 반면 이러한 전제를 역으로 이용하여 허구에 입각한 이야기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표현해내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가 흔히 모큐멘터리(mockumentary)라 부르는 것이 그것이다. 모큐멘터리는 ‘가장하다’ ‘조롱하다’라는 뜻을 가진 ‘mock’ 과 ‘documentary’의 합성어이며, ‘페이크 다큐멘터리(fake documentary)’라 불리기도 한다. ‘대통령의 죽음’ 역시 100% 허구를 담고 있는 한 편의 모큐멘터리다. 그 외 유명 모큐멘터리 작품으로는 롭 라이너 감독의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This is spinal tap)’와 피터 잭슨 감독의 ‘포가튼 실버(사진, Forgotten Silver)’가 있다. 홈피 www.president2006.co.kr

B+ 누구는 정신 못 차리겠네. 이거 가짜 맞아요 (희연)
B+ 이 영화의 진정한 힘은 부시를 죽인 게 아닌 사실적인 결말에 있다 (재은)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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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오래된 정원

감독 임상수
출연 지진희, 염정아
장르 드라마
시간 112분
개봉 1월 4일

‘젊음을 온통 감옥에서 보낸 오현우(지진희)는 17년 만에 바깥세상으로 나온다. 그 사이에 세상은 많이 변했고, 그 가운데 현우는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지갑 속 사진에 담긴 옛 연인 한윤희(염정아)의 모습은 여전히 그를 뒤흔든다. 그의 어머니는 윤희가 이미 죽었다고 말한다. 그는 17년 전 둘이 6개월 동안 짧지만 행복했던 시간을 보낸 갈뫼를 홀로 찾아가고, 기억을 떠올린다.
흔히들 임상수 감독을 소개할 때 ‘문제적 감독’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곤 한다. 그의 필모그래피 모두가 한국 사회의 미성숙함과 위선 등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폭로하는 작품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일까, 그는 보수 언론의 융단폭격을 받아야만 했고, 심지어 ‘요즘 같은 시대에’ 머리와 발이 잘려나간 채 ‘그때 그 사람들’이 개봉됐다. 황석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오래된 정원’은 그의 영화들 중 가장 이질적이다. 80년대 운동권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을 빼고 감독 이름을 지운다면, 이것이 감히 임상수 감독의 영화인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나긋나긋하다. 아무리 살떨리는 순간이라도 시간이 지난 후 그것을 ‘기억’해낸다면, 아물어버린 상처를 가볍게 쓸어내릴 수 있기 때문일까. ‘오래된 정원’은 유혈이 낭자할 정도로 처절했던 그 시절에 대한 향수 가득한 회고록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함께 유토피아를 외치던 장발 청년들이 ‘좋은 세상’에서 불편한 술잔을 기울이는 장면은 그런 느낌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한 마디로, ‘임상수 감독이 진짜 40대 아저씨가 됐구나’를 실감하게 된다는 말이다. 영화에서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는 오현우와 한윤희의 드라마는 현우의 기억으로써 펼쳐진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장면 구성은 윤희가 현우에게 지금도 현재형의 사랑이라는 것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면서 애절함을 더한다. 평소 임상수 감독과 작업해온 김우형 촬영감독이 담아낸 화면들과 조연들의 좋은 연기를 그에 한몫 더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 노스탤지어적 정서가 그들의 드라마를 두루뭉슬하게 만들어버린다. 조금 더 치열한 80년대의 비망록, 혹은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보였다면 좋은 작품으로 기억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B 과거는 어쨌든 추억일 수밖에 없었던 걸까? (동명)
B 좋긴 좋은데요, 그래도 황석영씨가 화내시겠다 (희연)
문동명 학생리포터 playam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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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탕기

Tanguy
감독 에티엔 샤틸리에즈
출연 사빈느 아제마,
앙드레 뒤솔리에, 에릭 베르제
장르 코미디
시간 108분
개봉 12월 28일
스물여덟 먹은 아들 탕기(에릭 베르제)는 박사 논문을 준비하며 끈질기게 부모님의 보살핌아래 살고 있는 다 큰 아이다. 태어나자마자 그 탄생의 기쁨에 ‘죽을 때까지 같이 살자’고 내뱉은 말이 이렇게 큰 고통을 줄지 누가 알았으랴. 오순도순 알콩달콩 노년의 로망을 즐겨보려 했던 탕기의 부모는 찐드기같은 아들을 떼어내려 강도 높은 작전에 돌입한다.
이 세상 모든 젊은이들 아니, 사람들에게 ‘독립’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정서적으로 부모와 떨어지는 과정에서 분리불안을 겪기도 하고, 경제적인 궁핍에 비굴해진 자신을 자책하기도 하지만 전 인류적인 이것에 기꺼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 그래서 탕기의 소재는 매력적이다. 문제는 이상하게도 이 친근한 문제를 공감할 수 없게 풀어놨다는 점이다. 신문 한켠 ‘앗! 이런 일이’ 섹션에나 나올법한 코믹한 에피소드들이 이어지는데, 억지스럽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C 탕기야, 나도 너에게서 독립하고 싶어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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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알래스카

alaska.de
감독 에스터 그로넨보른
출연 제나 팰러스키,
프랭크 드로즈
장르 드라마
시간 90분
개봉 1월 중순
이혼한 엄마와 함께 살던 사비나(제나 팰러스키)는 엄마에게 새 애인이 생기면서 떠밀리다시피 아빠 곁으로 오게 된다. 사비나는 낯선 도시, 낯선 사람들 가운데서 우연히 만난 에디(프랭크 드로즈)와 은연중에 사랑의 감정을 키워나간다. 며칠 뒤 사비나는 길을 걷다가 피 묻은 칼을 들고 뛰어가는 사람과 부딪친다. 그리고 이어지는 협박전화. 사비나는 에디가 이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 심각한 혼란에 휩싸인다.
‘알래스카’는 십대 사춘기 아이들의 예민하면서도 불안정한 마음을 섬세하게 표현한 영화다. 핸드헬드 카메라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리드미컬한 편집은 그 자체만으로도 방황하는 아이들의 황폐한 마음 속 풍경을 대변한다. 영화 속에 여러 차례 등장하는 독일 싱어송라이터 막시밀리언 해커(Maximilian Hecker)의 서정적인 음색은 주인공 소녀의 첫사랑에 대한 환유이기도 하다. 감각적인 영상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독일영화제 최우수 감독상, 바이에른 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B+ 방황, 성장, 슬픈 첫사랑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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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줌

Zoom - It's Always About Getting Closer

감독 오토 알렉산더 야히리스
출연 플로리안 루카스,
오아나 솔로모네스쿠
장르 드라마, 코미디, 범죄
시간 100분
개봉 1월 중순

옆집의 콜걸 완다(오아나 솔로모네스쿠)를 남몰래 좋아하고 있는 백수 웰러(플로리안 루카스)는 완다의 일거수 일투족을 자신의 비디오 카메라에 담는다. 영화는 이러한 관음적인 코드를 오히려 사랑으로 승화시킨 후 드라마에 범죄를 투입한다. 바로 완다의 고객들을 협박해서 돈을 뜯어내는 것. 완다의 아들을 남편으로부터 찾아오기 위해 웰러가 생각한 방법이다. 웰러는 완다에게 수호천사를 자청하며 작전을 계시한다.
‘줌(zoom)’은 카메라 렌즈와 피사체의 거리를 조절하는 기능이다. 영화속에서의 줌은 웰러의 사랑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데 사용된다. 웰러의 줌은 완다를 더 가까이, 더 자세히 보고 싶은 욕구를 상징하는 장치이다. 또한 그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도구이기도 하다. 그의 사랑이 커질수록 카메라속의 줌도 확대되며 완다를 향한 웰러의 사랑도 커졌음을 의미한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두 가지 색깔의 띄고 있다. 전반부가 완다를 향한 웰러의 마음을 표현했다면 후반부는 완다의 아들을 되찾고자 하는 마지막 희망을 위한 여정을 담고있다.
서늘하고 차가운 도시의 풍경을 잘 조망한 영상은 인물들과 혼연일체를 이루며 외롭고 소외된 현대인의 마음을 잘 표현했다. 훔쳐보기 코드와 창백한 도시의 풍경으로 인해 자칫 암울해 질 수 있는 영화의 분위기는 착한 남자 웰러와 감독의 리드미컬한 편집, 재치가 묻어나는 클로즈업이 상쇄시킨다.
감독, 각본, 제작을 맡은 사진작가 출신의 감독은 개인용 비디오 카메라를 영화 곳곳에 활용한다. 웰러의 사랑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녹화된 화면과 현실이 교차 편집되며 과거를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는 뒤로 갈수록 비약이 심해진다. 너무 쉽게 구해지는 돈과 무기, 허술한 범죄가 연달아 일어남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 등이 그러하다. 하지만 그들의 무모한 행보를 통해 메마른 도시의 외로운 현대인은 위로받는다. 비록 그것이 ‘반짝’하고 눈이 부신 다음엔 구름에 가려 사라지는 ‘희망’과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B ‘독일인의 사랑’이 협박을 할 때 (재은)
B 어쨌든 이것도 사랑은 사랑이니까 (희연)
정재은 학생리포터 jmandu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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